코스피가 27일 장 초반 급락세를 딛고 낙폭을 크게 줄이며 5400선을 회복했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기술주 관련 불확실성이 겹치며 한때 4% 넘게 급락했지만, 장 후반 반도체 투자심리가 일부 회복되면서 지수는 안정을 되찾는 흐름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59포인트(0.40%) 내린 5438.87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5300선 초반까지 밀렸지만 이후 낙폭을 빠르게 줄이며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시장의 핵심 변수는 중동 정세와 ‘터보퀀트’ 이슈였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고, 여기에 구글의 터보퀀트 기술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며 반도체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발전소 공격 시한을 연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군 병력 증파가 이어지면서 시장은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장 초반 코스피는 5200대까지 밀리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환율 역시 민감하게 반응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510원을 넘어서며 급등했고, 이는 외국인 자금 이탈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8,882억 원을 순매도하며 7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2조7128억 원, 7773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다. 특히 기관은 반도체와 금융 등 대형주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며 낙폭 축소를 견인했다.
장 후반 분위기를 바꾼 것은 반도체 업종이었다. 터보퀀트 기술이 메모리 수요를 감소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인공지능(AI) 효율을 높여 수요를 확대할 수 있다는 해석이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낙폭이 줄어들었고,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상승 전환하기도 했다. 반도체 대형주가 버티면서 코스피는 장중 한때 상승 전환에 성공하는 등 반등 흐름을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혼조세가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SK스퀘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하락 마감했지만,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승하며 지수 하단을 지지했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와 종이·목재, 기계·장비 업종이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증권과 섬유·의류, IT 서비스 업종은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선택이 업종별로 갈리는 모습을 나타냈다.
코스닥 시장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 지수는 장 초반 하락 출발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 전환에 성공하며 1141.51로 마감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700억 원, 507억 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을 이끌었고, 외국인은 2326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면 삼천당제약과 원익IPS, 보로노이는 하락하며 종목별 차별화 흐름이 이어졌다.
이날 전체 거래대금은 코스피 23조5880억 원, 코스닥 12조46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에서도 14조 원이 넘는 거래가 이뤄지며 시장 참여가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중동 리스크와 환율 변수, 기술주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증권 전문가는 “터보퀀트 이슈는 메모리 수요를 위축시키기보다 장기적으로는 수요 확대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도 “현재 시장은 불안한 거시 환경 속에서 차익 실현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의 이란 공습 시한이 연장됐지만 투자심리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당분간은 업종별 순환매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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