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 86% “원전 유치 찬성”…지역 경제 회생
1000명 운집한 결의대회 “지역소멸 막자”
“수조원 투자·수천 일자리, 백년대계 걸렸다”
14일 영덕군 지역 24개 사회단체 대표들이 신규 원전 유치를 위한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김영삼 기자
[대구경북본부 / 김영삼 기자] 경북 영덕군이 신규 원전 유치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과거 탈원전 정책으로 좌절됐던 천지원전 건설의 아픔을 딛고,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각오다.
범영덕원전유치위원회는 14일 영덕군민회관에서 ‘영덕 신규원전 유치 범군민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결의대회는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발표와 한국수력원자력의 신규원전 부지선정 공모에 맞춰 영덕군민의 유치 의지를 대내외에 공식 표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영덕군이 지난달 9~10일 군민 14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86.18%가 신규 원전 유치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 이유로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위원회는 이날 행사에 영덕군 전역에서 1000명 이상의 군민이 참석해 유치 의지를 결집했다.
14일 결의대회에서 김광열 영덕군수는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해 영덕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김영삼 기자
결의대회에서 김광열 영덕군수는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해 영덕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신규 원전은 수조 원 규모의 투자와 수천 개의 일자리, 지역경제의 대전환을 가져올 국가 전략사업”이라며 “AI, 빅데이터, 수소 등 미래 전략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김병목 범영덕원전유치 명예위원장과 김광열 영덕군수, 박형수 국회의원 등 지역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 명예위원장은 “2005년 영덕군수 시절 원전 유치에 최선을 다했지만 경주에 밀렸고, 2012년 천지원전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무산됐다”며 과거의 아픔을 회상했다.
그는 “1980년까지만 해도 영덕군 인구가 울진군보다 3000명 많았지만, 울진군은 원자력발전소를 유치해 지금은 우리보다 1만3000명이 많다”며 원전 유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영덕군 인구는 현재 3만2000명 수준으로, 지역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14일 박형수 국회의원이 결의대회에서 주민수용성을 높일 수 있도록군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하고 있다.ⓒ김영삼 기자
박형수 국회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중단됐던 울진 신한울 3·4호기가 지난 정부에서 공사가 재개됐다”며 “이제 남은 것은 영덕의 천지원전이 원점으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지적합성, 환경성, 건설경제성, 주민수용성 등 네 가지 심사 요소 중 주민수용성만이 우리가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이라며 군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영덕군은 과거 원전 유치 실패로 큰 상처를 안고 있다. 2005년 신규 원전 부지 선정 공모에서 경주에 밀렸고, 2012년에는 천지원전 건설이 확정됐다가 2017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백지화됐다. 당시 주민들이 받았던 지원금 409억 원을 반환해야 했던 아픔도 겪었다.
범영덕원전유치위원회는 이광성 위원장과 김병목 명예위원장을 중심으로 지역 24개 사회단체 대표로 구성된 범군민 조직이다. 김미자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해 11명의 부위원장단이 활동하고 있으며, 박진현 전 경북도의회 의원이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다.
14일 영덕군의원(왼쪽부터 신정희, 김성철, 김일규, 손덕수, 김은희, 배재현 의원)들이 신규 원전 유치를 위한 군민들의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김영삼 기자
김성호 영덕군의회 의장은 “과거 원전 유치 실패로 인한 피해와 상실감이 고스란히 군민들의 몫이었다”며 “이번에는 현 정부가 원전 건설을 국가 정책 과제로 적극 추진하고 있어 다르다”고 말했다. 황재철 경북도의원은 “20년 전 원전 유치 공모에서 영덕이 79%의 찬성률을 기록했지만 실패했다”며 “이번에는 90%, 95%를 넘어서야 한다. 주민 수용성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영덕군은 지난해 대규모 산불 피해로 재정 상황도 어려운 상태다. 지난해 기채액이 500억 원에 달했고, 올해도 700억 원 규모의 기채가 예상된다. 군의원들은 “신규 원전 유치가 성공하면 약 6개월분의 지방교부세에 해당하는 수입이 확정적으로 들어온다”며 "“덕군이 하지 못했던 사업들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결의대회에서는 군민 결의 퍼포먼스와 유치 촉구 결의문 낭독 등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영덕 신규 원전은 반드시 유치”라는 구호를 외치며 유치 의지를 다졌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은 정부의 신규 원전 2기 건설 계획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부지 선정 공모를 진행 중이다. 오는 3월 말까지 신청을 받아 4~6월 심사를 거쳐 최종 부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영덕군은 이번 유치전에서 높은 주민 찬성률을 바탕으로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할 마지막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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