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소비·주택 중심 성장에서 AI 인프라 투자 중심 구조로 재편되면서 글로벌 자금도 달러 자산과 미국 빅테크(Big Tech)로 다시 몰리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올해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화두로 'AI(인공지능) 중심 자산 집중' 현상이 부상하고 있다.
미국 경제가 소비·주택 중심 성장에서 AI 인프라 투자 중심 구조로 재편되면서 글로벌 자금도 달러 자산과 미국 빅테크(Big Tech)로 다시 몰리는 흐름이다. 시장은 위험 요인을 인식하면서도 AI 투자 사이클에서 쉽게 이탈하기 어려운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하나증권은 '2026년 하반기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 보고서를 통해 "현재 시장은 광범위한 경기 회복보다 AI 중심 설비투자(CAPEX)와 유동성이 특정 산업과 자산으로 집중되는 구조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AI 플랫폼과 반도체·전력·네트워크 중심 AI 인프라 자산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미국 경제가 과거처럼 소비·주택·고용이 동반 성장하는 구조가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네트워크 장비 투자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올해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반등 역시 비주거 민간투자가 핵심 기여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AI 투자 확대가 다시 관련 산업 투자와 자산가격 상승을 자극하는 '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증시 역시 전통 소비 회복보다 AI 생태계 내부 투자 지속 여부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美 경제, AI 중심 K자 구조 심화
하나증권은 AI 확산이 미국 노동시장 구조까지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인력 확대 대신 AI 기반 생산성 향상 전략을 강화하면서 정보기술(IT)·금융·전문서비스 등 화이트칼라 산업을 중심으로 신규 채용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화이트칼라 산업 고용은 팬데믹 이전 추세 대비 약 7.2% 밑도는 수준이다.
동시에 자산가격 상승 효과는 상위 계층에 집중되면서 미국 경제의 K자 양극화 구조도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위 계층은 금융자산 상승 효과를 누리는 반면 노동소득 기반 계층은 고용 둔화와 신용 의존 속에서 소비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택시장도 구조 변화 조짐이 뚜렷하다고 평가했다. 높은 금리와 주택가격 부담으로 거래량은 감소했지만 기존 저금리 모기지 보유자들의 '록인(Lock-in)' 효과로 공급 역시 제한되면서 시장 유동성이 크게 둔화됐다는 설명이다.
미국 증시는 최종 소비보다 AI 생태계 내부의 자금 흐름과 투자 지속 여부에 의해 움직이는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출처=하나증권]
◆달러 약세에도 자금은 결국 미국으로
하나증권은 최근 반복되는 '탈달러화' 논란에도 글로벌 자금은 여전히 달러 시스템 내부에 머물고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 약세가 곧 달러 시스템 붕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 글로벌 자금은 미국의 실질 수익률 우위와 AI 투자 사이클을 따라 다시 미국 금융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정학 리스크 확대 속에서도 달러는 여전히 글로벌 결제·유동성·자금조달의 핵심 축 역할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글로벌 외환거래에서 달러 비중은 89.2% 수준으로 여전히 압도적이라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또 AI 시대를 떠받치는 핵심 금융 인프라로 '프라이빗 크레딧(Private Credit·사모신용)' 시장을 지목했다. 은행과 사모대출펀드, 사모펀드(PEF), 보험사 자금이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네트워크 투자로 흘러들어가며 미국 성장 구조를 지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증권은 하반기 유망 자산으로 미국 중심 AI 플랫폼(M7), 반도체, 전력·네트워크 인프라, 우량 회사채, 금 등을 제시했다. 반면 장기국채는 재정 확대와 금리 변동성 부담으로 과거와 같은 절대 안전자산 역할이 약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지금 시장은 위험을 모르고 달리는 시장이 아니라 위험을 알면서도 내려오기 어려운 시장"이라며 "향후 자산배분은 유동성이 어디로 집중되는지와 실제 현금흐름을 확보한 자산이 무엇인지가 핵심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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