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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타이베이 홍등가 여성 12명의 삶…누가 이들에 돌 던지랴[책과 삶]

대만 타이베이 완화구는 타이베이 도심가 중 가장 먼저 번영한 곳이다. 청나라 시절부터 물자와 사람이 모였던 이곳에는 유곽과 같은 유흥가도 함께 자리 잡았다. 타이베이 신도심이 등장한 1950년대부터는 완화구는 일자리에서 밀려난 이들과 갈 곳 없는 홍등가 여성들의 터전이 되었다.

타이베이 홍등가 여성 12명의 삶…누가 이들에 돌 던지랴[책과 삶]

차실 여인의 마음

리원쉬안 지음 | 곽규환 옮김

누항 | 316쪽 | 2만원

대만 타이베이 완화구는 타이베이 도심가 중 가장 먼저 번영한 곳이다. 청나라 시절부터 물자와 사람이 모였던 이곳에는 유곽과 같은 유흥가도 함께 자리 잡았다. 타이베이 신도심이 등장한 1950년대부터는 완화구는 일자리에서 밀려난 이들과 갈 곳 없는 홍등가 여성들의 터전이 되었다. 차와 술을 마시며 남성의 시중을 드는 유흥업소 ‘차실’은 완화구의 유흥가를 상징하는 곳이다.

<차실 여인의 마음>은 홍등가 여성 12명과 활동가 3명의 삶을 기록한 책이다. 차실 여성 네 명, 차실 청소부와 무희, 성판매 여성 여섯 명이 스스로 말하는 삶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들이 어떤 집에서 태어나 어떤 삶을 살고 어떤 관계와 노동을 지나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개인의 선택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삶의 기구함을 보여준다. 이어지는 활동가의 이야기에서는 기독교인들이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법은 무엇인지,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한지를 볼 수 있다.

책은 완화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선교단체 진주가원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진주가원은 2005년부터 성산업 관련 종사자와 취약계층 여성들을 돌보며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단체다. 이들은 노숙인의 삶을 담은 논픽션 <무가자>로 타이베이국제도서전대상 논픽션 상을 받은 작가 리원쉬안에게 완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자고 제안했다. 리원쉬안은 도덕적 판단이나 자신의 감정은 배제하고 홍등가의 삶을 담아내는 데 집중했다.

책은 이들의 구술 생애사이면서도 기독교적 구원 담론을 따라가는 이야기다. 과거의 증언이 생생하게 살아있으면서도 더는 홍등가에서 일하지 않는 이들의 삶이 일종의 간증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진주가원 직원 가오신이는 이 책을 통해 “성 노동이 그의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그들 또한 누군가의 딸이자 어머니이고 각자의 개성과 취향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인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책의 마지막, 번역가가 타이베이에서 기획자와 저자를 만나 인터뷰한 내용은 여운을 더한다.

영문번역(English Trans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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