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배우 이동욱의 쓰임새가 넓어지고 있다.
액션 장르에서는 무게를 잡고, 예능과 토크쇼에서는 분위기를 푼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로 돌아온 그는 다시 한번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증명하는 동시에, 오랜 시간 쌓아온 진행 감각까지 떠올리게 만든다.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는 혹독한 인수인계를 마치고 쇼핑몰 ‘머더헬프’의 새로운 대표가 된 지안이 살아 돌아온 진만과 함께 글로벌 세력 바빌론에 맞서 반격에 나서는 스타일리시 액션 시리즈다. 시즌1이 조카 지안의 생존기에 가까웠다면, 시즌2는 돌아온 진만과 성장한 지안이 함께 싸우는 본격적인 전쟁으로 판을 키운다.
이동욱은 극 중 정진만 역을 맡았다. 정진만은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인물이다. 자신의 감정을 길게 설명하지 않고, 필요한 순간에만 움직인다. 그래서 더 어렵다. 대사가 많지 않은 캐릭터일수록 배우는 눈빛과 호흡, 몸의 긴장만으로 서사를 전달해야 한다. 이동욱은 시즌1에서 그 침묵의 무게를 설득했다.
시즌2에서 정진만의 역할은 더 커진다. 시즌1 말미 생존이 암시된 진만이 본격적으로 돌아오면서, 그가 지안을 지키는 동안 어떤 시간을 통과했는지가 풀릴 전망이다. 이동욱은 제작발표회에서 시즌2가 전작보다 더 잘되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시작했다고 밝혔다. 시즌2가 존재할 이유를 작품 안에서 증명해야 한다는 책임감이다.
액션도 강화됐다. ‘킬러들의 쇼핑몰’은 단순히 총을 쏘고 싸우는 작품이 아니다. 킬러들의 거래 시스템, 쇼핑몰이라는 독특한 설정, 폐쇄된 공간의 압박감, 인물별 코드와 규칙이 얽힌 장르물이다. 그 안에서 이동욱은 정진만이라는 캐릭터를 시리즈의 중심축으로 세운다. 화려하게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절제된 움직임으로 세계관의 무게를 잡는 방식이다.
이동욱의 강점은 이처럼 장르 안에서 과하게 튀지 않으면서도 존재감을 남기는 데 있다. ‘도깨비’의 저승사자, ‘타인은 지옥이다’의 섬뜩한 치과의사, ‘구미호뎐’의 판타지 액션 캐릭터를 거쳐 ‘킬러들의 쇼핑몰’의 정진만까지, 그는 비현실적인 설정을 현실적인 감정으로 붙잡아왔다. 캐릭터가 낯설어도 배우의 중심이 흔들리지 않으면 시청자는 따라온다.
흥미로운 점은 이동욱이 카메라 앞에서 무거운 얼굴만 가진 배우가 아니라는 데 있다. 그는 예능과 토크쇼에서도 꾸준히 존재감을 보여왔다. 과거 SBS ‘강심장’ MC를 맡았고,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를 통해 진행자로도 시청자와 만났다. 배우가 직접 호스트로 나서 게스트를 이끌고 대화를 풀어가는 자리는 쉬운 선택이 아니었다.
MC 경험은 이동욱의 이미지를 더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작품 속에서는 차갑고 미스터리한 얼굴을 보여주지만, 예능에서는 상대를 편하게 만들고 상황을 받아치는 진행 감각을 보여준다. 배우에게 이런 능력은 단순한 부업이 아니다. 캐릭터를 벗은 상태에서도 대중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동 반경을 넓히는 힘이 된다.
결국 이동욱의 ‘올라운더’라는 수식어는 여러 일을 한다는 뜻만은 아니다. 그는 장르 안에서는 캐릭터의 무게를 버티고, 작품 밖에서는 대중과의 접점을 만든다. 액션을 소화하는 몸, 감정을 눌러 담는 얼굴, 현장을 이끄는 말의 감각이 함께 작동한다. 배우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는 시대에 필요한 능력을 고르게 갖춘 셈이다.
‘킬러들의 쇼핑몰2’가 더 커진 세계관으로 돌아온 지금, 이동욱은 다시 한 번 증명대에 섰다. 연기력과 진행 감각을 모두 갖춘 올라운더의 다음 장면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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