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증시는 코스피를 앞세워 글로벌 주요국 대비 뚜렷한 강세를 나타냈다. 연초 이후 상승률만 놓고 보면 아시아는 물론 미국 증시를 크게 앞지르며 '한국 증시 독주' 흐름이 부각된 모습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26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4309.63에서 5460.46으로 올라 26.7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역시 945.57에서 1136.64로 상승하며 20.21% 뛰었다.
반면 이 기간 일본 닛케이225는 3.42%, 대만 가권지수는 13.93% 각각 상승하는 데 그쳤고, 홍콩 항셍지수는 오히려 5.63% 하락했다. 미국 증시도 부진했다. 다우지수는 5.01%, 나스닥지수는 7.87% 각각 하락하며 국내 증시와 대비되는 흐름을 보였다.
이처럼 1분기 내내 이어진 상승 랠리에도 불구하고 3월 말 증시는 변동성 국면에 진입했다. 이번주 코스피는 미-이란 갈등 격화와 완화 기대가 교차하면서 하루 단위로 급등락을 반복했다. 실제로 주 초반 6% 넘게 급락했다가 이후 반등하는 등 방향성보다 뉴스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장세가 이어졌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이란 사태 전개 상황에 따른 변동성은 여전히 높은 상태"라며 단기적으로 지정학 리스크가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구글이 메모리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터보퀀트' 기술을 공개하면서 메모리 수요 둔화 우려가 부각된 점도 반도체 업종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글로벌 메모리 업체 주가가 흔들린 데 이어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조정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미국 백악관 홈페이지)
다음주 시장은 다시 펀더멘털 변수에 주목할 가능성이 크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예상 밴드를 5300~6000포인트로 제시하며 '한국 수출 지표'를 상승 요인으로 '유가 불확실성'과 '지정학 리스크'를 하락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3월 한국 수출, 미국 ISM 제조업, 미국 고용 지표가 잇따라 발표될 예정"이라며, 반도체 수출 회복 여부가 시장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라고 봤다.
나 연구원은 또 터보퀀트 이슈와 관련해 "메모리 및 연산 효율화 기술은 수요를 위축시키기보다 오히려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며 단기적인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비용 절감 기술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반도체 업종의 중장기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대신증권도 현재 국면을 "과도한 공포와 낙관 사이 균형이 필요한 구간"으로 평가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정학 리스크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되지 않는다면 변동성 확대는 비중 확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음주 발표될 미국 고용과 제조업 지표를 통해 전쟁 충격이 실물경제로 확산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증시의 구조적인 강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대신증권은 4월부터 국고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진행되고, 반도체 중심 수출 모멘텀이 유지될 경우 외국인 수급 여건도 개선될 수 있다고 봤다. 정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이라며 반도체, 자동차, 방산 등 주도 업종 중심의 접근을 제시했다.
결국 4월 증시는 1분기 동안 이어진 상승 흐름이 단기 충격을 딛고 이어질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중동발 변수와 유가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단을 누르고 있지만, 수출과 미국 경기 지표가 견조하게 확인될 경우 코스피는 재차 반등 흐름에 진입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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