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3조8000억원 순매도에도 개인·기관 매수로 낙폭 축소
‘터보퀀트 쇼크’에 반도체주 급락 출발… 장중 저가 매수 유입
중동 전쟁 불확실성 지속에 환율 1500원대… 변동성 장세 이어질 듯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장 초반 급락을 딛고 낙폭을 크게 줄이며 마감했다. 중동 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터보퀀트’ 충격이 겹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장중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 회복을 이끌었다.
2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59포인트(0.40%) 내린 5438.87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4.40% 급락해 5220.10까지 밀렸으나, 오전 내내 낙폭을 줄인 데 이어 오후 들어 5400선까지 회복했다. 코스닥은 4.87포인트(0.43%) 오른 1141.51로 상승 마감했다.
수급에서는 외국인이 3조8000억원 넘게 순매도하며 하락 압력을 키웠고, 개인은 2조7000억원대 순매수로 대응했다. 기관은 장 초반 매도세에서 오후 들어 순매수로 돌아서며 지수 반등에 힘을 보탰다.
반도체 대형주는 장중 급락 이후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삼성전자는 0.22% 내린 17만9700원, SK하이닉스는 1.18% 하락한 92만2000원에 마감했다. 각각 장중 17만2000원, 88만원까지 밀렸다가 반등에 성공했다.
이들 종목은 장 초반 3% 넘게 하락 출발했다. 구글이 발표한 ‘터보퀀트’ 기술이 인공지능(AI) 모델 운영에 필요한 메모리 수요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우려와, 중동 정세 불안이 동시에 작용한 영향이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도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4.79% 급락하고, 엔비디아·마이크론 등 주요 기술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다만 기술 효율 향상이 오히려 수요를 확대하는 ‘제본스 역설’처럼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며 투자심리가 점차 회복됐다. 증권가에서는 AI 비용 절감이 적용 범위를 넓혀 중장기적으로 메모리 수요를 늘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장 전반에는 중동 변수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발전소 타격 시한을 추가로 10일 연장하며 협상 국면을 이어갔지만, 강경 기조가 유지되면서 불확실성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외환시장도 같은 흐름을 반영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9원 오른 1508.9원에 마감하며 이틀째 1500원대를 유지했다. 전쟁 리스크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가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증권가는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협상 기대와 군사적 긴장이 공존하는 가운데, 반도체 업종 역시 기술 변화에 대한 해석과 수급 흐름에 따라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명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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