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확산 공포로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매도 사이드카가 내려졌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도 장 중 1510원까지 치솟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장 초반 급락하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뉴스1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83.89(4.91%) 급락한 5497.31에 거래되고 있다.
3.48% 하락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지난 주말 뉴욕증시 급락세를 반영하며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장 중 5400선까지 밀렸다.
지수가 급락하면서 오전 9시 18분쯤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프로그램 매도를 5분간 정지해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는 조치로, 코스피200 선물이 전 거래일 대비 5% 이상 하락한 이후 1분간 지속되면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올해 들어 10번째로 매도 사이드카는 6번째 발동됐다.
주말 사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이 에너지 시설 공습으로 확산되면서 유가 급등과 물가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주말 사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48시간 이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 없을 경우 이란 전력 인프라를 타격하겠다”고 압박하면서 전쟁 장기화 우려가 확대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만 홀로 3조8798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9976억원, 2조773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은 하락세다. 국내 대표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0만원, 100만원 아래로 내려왔다. 같은 시각 삼성전자는 9700원(4.86%) 내린 18만9700원, SK하이닉스는 5만6000원(5.56%) 하락한 95만1000원에 거래됐다.
이 밖에 현대차(-5.13%), LG에너지솔루션(-3.73%), SK스퀘어(-7.73%), 삼성바이오로직스(-3.94%), 두산에너빌리티(-5.2%) 등 대부분 하락세다. 한미반도체(0.16%) 포스코인터내셔널(2.21%) 등 상승세다.
같은 시간 코스닥은 41.83(3.60%) 떨어진 1119.69에 거래되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극단적 시나리오의 불확실성을 선반영하며 하락해 미·이란 전쟁 개시와 함께 저점을 기록했던 지난 4일(5059포인트)보다 떨어질지를 테스트할 가능성도 있다”며 “전쟁의 양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에 있어 단정적인 전망이 어려운 영역이지만 트럼프의 정치적 유인,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쟁에 대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는 현 시점 이후에 에너지 관련 충격만 일부 진정되더라도 안도감이 향후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예상했다.
이란 전쟁 확전 우려에 달러 대비 원화 환율도 급등했다. 같은 시각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2.2원(0.15%) 높은 1508.7원을 기록하고 있다.
4.3원 상승으로 출발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상승 폭을 키워 오전 9시 40분쯤 1511.8원까지 올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국제유가 급등, 뉴욕 증시 급락, 달러 강세 등 트리플 악재가 아시아장에서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을 수반해 위험통화인 원화 약세 부담을 키울 것”이라며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순매도 등에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상승 압력이 우세한 가운데 1500원 후반을 중심으로 추가 상승 시도가 나타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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