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효과만 1000포인트 추정
이익 변동성·투자문화·성장동력 바꿔야
신한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신한금융그룹
[주간한국 강민혜 기자] 코스피가 과거 ‘박스피’로 되돌아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한금융그룹은 12일 ‘한국 주식시장 구조 전환을 위한 조건’ 보고서를 통해 ‘밸류업’ 정책만으로도 코스피가 약 1000포인트 상승했다며 한계기업 퇴출 흐름이 자리 잡을 경우 과거 박스권(1500~3000포인트)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최근 코스피 상승 랠리가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결합한 결과라고 평했다. 특히 밸류업 프로그램만으로도 약 1000포인트의 지수 상승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따.
다만 추가 상승에는 밸류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추가 상승 조건에는 이익 변동성 축소, 장기투자 문화 정착,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등 세 가지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 반도체 쏠림 줄이고 이익 체질 바꿔야
보고서는 코스피 영업이익의 약 40%가 IT·반도체 등 경기민감 단일 섹터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업황이 꺾일 경우 이를 상쇄할 이익 기반이 약하고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변동성도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제조업의 플랫폼화를 기반으로 수익모델을 다변화하고 비핵심 사업 정리를 통한 포트폴리오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실제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 기업군은 2019~2025년 평균 주가 수익률이 134.4%였지만 기존 사업 구조를 유지한 기업군은 같은 기간 12.5% 하락했다.
또한 제조업이 단순 판매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서비스와 솔루션, 유지·보수, 구독형 모델을 결합해 반복 매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봤다. 한국 조선업이 디지털 플랫폼 기반 생애주기형 유지·보수·정비(MRO) 모델로 진화하는 사례도 제시했다.
◇ 평균 보유기간 9일…단타 문화도 바꿔야
국내 개인투자자의 짧은 보유기간도 구조적 저평가 요인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국내 개인투자자의 포트폴리오 평균 보유기간이 9일에 불과하고 고위험 투자를 선호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런 단기매매 중심의 수급 구조가 코스피의 변동성을 키우고 기업 이익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는 것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퇴직연금 적립금 확대와 실적배당형 상품 증가에 따른 장기 자금 유입은 긍정적으로 평했다. 기업 이익이 주가에 정상적으로 반영되려면 시장 등락과 무관하게 유입되는 중장기 자금 기반이 필요하며 장기투자 문화 정착을 위해 금융회사의 역할이 더 커져야 한다고 봤다.
‘그룹별 영업이익 세부 현황’. 자료=신한금융그룹 ‘한국 주식시장 구조 전환을 위한 조건: 코스피 6000 시대, 지속적인 우상향의 조건’
◇ “반도체 다음 주자 나와야 코스피 더 간다”
보고서는 반도체 이후 코스피를 이끌 차세대 성장산업 육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망 분야로는 에너지, 배터리, 자동차, 바이오, 방산·조선 등을 제시했다.
에너지 분야서는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통합 그리드를, 배터리 분야에서는 전고체 배터리와 ESS 대형 시스템을 꼽았다.
자동차는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과 자율주행, 바이오는 인공지능(AI) 신약개발, 방산·조선은 첨단 무인체계와 친환경 선박 등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봤다.
신한미래전략연구소는 “국내 주식시장의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밸류업 정책을 통해 높아진 저점 자체는 견고하다”며 “기업 포트폴리오 재배치와 장기투자 문화 정착,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이 병행되면 코스피의 추가 레벨업과 중장기 우상향 흐름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반도체 이후 새로운 성장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초기 단계부터 금융이 연계되는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민혜 기자 mine@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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