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한 분기 만에 영업이익 흑자로 다시 전환하며 기운을 냈다. 엔비디아와의 협업, MS사업본부 영업이익 대폭 상승 등 연이은 호재가 이어진 가운데 2026년을 기점으로 클로이드와 액추에이터를 중점으로 로봇 분야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29일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3조7272억원, 영업이익 1조6737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분기 B2B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9%, 전년 동기 대비 1% 늘어난 6조5000억원을 올렸으며 매출에서 B2B가 차지하는 비중은 36%였다.
부서별로는 ▲HS사업부 매출 6조9431억원 영업이익 5697억원 ▲MS사업부 매출 5조1694억원 영업이익 3718억원 ▲VS사업부 매출 3조644억원 영업이익 2116억원 ▲ES사업부 매출 2조8223억원 영업이익 248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76배 증가한 MS사업부
LG 이지 TV 홈화면과 리모컨. 사진=LG전자
TV 등 미디어를 담당하는 MS사업부가 올해는 웃었다. 전년도 49억원의 영업이익에 2, 3, 4분기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MS사업부는 올해 371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LG전자 MS사업부 박상호 전무는 “2025년은 TV 등 전반적인 수요 성장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경쟁 심화로 매출이 감소했다”며 “수익성 측면에서도 본부 통합 시너지와 운영 효율 개선, 해외 생산 스마트라인 구축 등을 추진했으나 프리미엄뿐 아니라 보급형 제품에서도 업체 간 출혈 경쟁이 심화되면서 비용 증가와 판가 하락이 겹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MS본부는 차별화된 제품 리더십과 브랜드 인지도를 기반으로 고객가치를 제고하고 매출 확대를 추진하고 올해 손익 턴어라운드가 목표”라며 “저원가 국가의 제조 생태계를 적극 활용해 중국 업체와 경쟁 가능한 원가 구조를 구축하고 수익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고정비 절감과 운영 효율성 제고를 통한 비용 구조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가 LCD 사업을 최종 정리하고 OLED 위주의 사업을 펼치고 있는 만큼 높은 영업이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고부가가치 TV사업을 계속해서 꾸려나가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LG전자 장진혁 상무가 2026년형 LG그램에 대해 발표 중이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다만 반도체 수급 상황에 대해서는 큰 우려를 표했다. 박 전무는 “PC는 메모리 비중이 높아 15~20% 가격 인상을 적용했고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다”며 “향후 원가 절감과 포트폴리오 조정, 가격 정책 최적화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TV 제품군은 PC와 대비해 메모리 비중이 낮아 영향이 제한적이고 원가 절감과 생산 효율 개선 중이지만 메모리 영향이 큰 노트북, PC의 경우 메모리플레이션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2024년형 그램 프로 16은 출시가가 254만원부터 시작했고 2025년형은 그보다 낮아진 204만원까지 갔지만 2026년형 그램 프로 AI 16은 314만원부터 시작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5년형과 비교하면 100만원 이상 가격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이에 박 전무는 “주요 메모리 업체와 협력해 물량 확보와 공급망 안정화를 추진 중이다. 공급선 다변화, MOU 체결, 선행 재고 확보 등으로 대응 중”이라고 발표했다.
엔비디아 분명한 호재… 로봇 스케일업 단계 시험대로
엔비디아 피지컬 AI 플랫폼 제품·기술 마케팅 시니어 디렉터 매디슨 황. 사진=엔비디아
전날 류재철 LG전자 대표를 만났다고 알려진 엔비디아 측과의 만남은 매디슨 황 이사의 발언처럼 ‘판타스틱’이었다. 앞서 매디슨 황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류 대표와 피지컬 AI와 AI 인프라, 로보틱스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태 LG전자 CFO는 “클로이드 휴머노이드 사업은 올해 PoC 작업에 투입할 로봇 생산을 체계적으로 준비 중”이라며 “엔비디아 등 글로벌 선두 테크 기업과의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년간 축적한 산업용 로봇 기술과 공정 데이터 학습을 통해 산업용 휴머노이드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가전 사업을 통해 확보한 도메인 경쟁력을 활용해 2028년 홈 로봇 상용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는 상반기 중 초도 물량 양산을 준비하고 있으며 내재화를 추진 중인 감속기 기술 개발도 주요 기업 및 산학 연구와 협력 중”이라고 말했다. PoC 작업은 상반기부터 진행돼 산업용에서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LG 홈로봇 클로이드. 사진=LG전자
LG전자 박원재 IR담당 상무 역시 “엔비디아와는 기존 협력 관계에서 피지컬 AI 영역까지 전략적 협업을 확대 중”이라며 “LG전자의 하드웨어 제조 역량과 데이터, 엔비디아 AI 기술을 결합해 사업 회복과 미래 준비를 위한 공동 R&D 협력을 논의했으며 로봇 분야 중심으로 전략적 협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협력이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이뤄질지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타사의 경우 2028년부터 산업용 휴머노이드 출시라는 구체적인 목표치까지 나온 만큼 LG전자도 그에 준하게 움직임을 가져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엔비디아는 GPU 부분에서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여러 공급처를 확보한 뒤 이 중에서 최상 품질의 제품을 택하는 생산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액추에이터 역시 상반기 중 초도 물량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만 로봇 인재를 어떻게 끌어모을지는 변수다.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제외하면 로봇 기업은 대부분 규모가 작다. 대기업일수록 의사결정이 까다로운 점을 꺼리기 때문이다. 로봇업계 관계자는 “LG전자를 비롯해 삼성전자, 현대차그룹 등이 로봇 사업을 스케일업하려고 하고 있지만 대기업은 사업화를 위한 의사결정이 매우 어려운 점으로 꼽힌다”며 “ROI 관점에서도 스케일이 커야 승인이 나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LG전자가 미국 워싱턴 D.C.에서 현지시간 20일 개막한 'DCW 2026'에 참가했다. 이번 전시에서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용 공기·액체·액침 냉각 등 열관리 솔루션부터 에너지 사용 최적화까지 토탈 솔루션을 제안했다. 사진=LG전자
한편 이날 LG전자는 데이터센터 사업이 2025년 전년 대비 3배 수준으로 성장했고 칠러 사업 역시 2027년 목표인 매출 1조원을 조기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안정적으로 성장세를 기록 중이라고 발표했다.
LG전자 신동훈 ES사업부 상무는 “수주 후 납품 리드타임은 표준 칠러 약 6개월, 대형 데이터센터향 커스터마이즈 장비 약 9개월 수준이며 핵심 부품 내재화와 표준 설계 활용으로 리드타임 단축도 추진 중”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공냉식 칠러와 액체 냉각을 양대 축으로 사업을 육성하고 있고 내부 검토 기준 접근 가능 시장 규모는 2026년 16억달러에서 2030년 127억달러 수준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