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m 길이의 연속 공정을 통해 메타렌즈가 인쇄된 필름. 조균진·김인기 성균관대 교수 제공
국내 연구팀이 빛의 성질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차세대 광학소자 '메타렌즈'를 신문처럼 대량으로 인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메타렌즈 보급을 통해 스마트폰의 '카툭튀'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증강현실(AR) 안경, 초정밀 의료 영상 장비 등 다양한 산업을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성균관대 조규진·김인기 선도연구센터 교수팀과 노준석 포스텍 교수팀이 메타렌즈를 초당 300개 이상의 속도로 생산할 수 있는 '롤투롤(Roll-to-Roll) 나노인쇄' 공정 기술을 공동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1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공개됐다.
롤투롤 나노임프린팅 설비와 인쇄 과정을 설명한 그림. 조균진·김인기 성균관대 교수 제공
메타렌즈는 빛의 위상, 진폭, 편광 등 주요 성질을 나노미터(nm, 1nm는 10억분의 1m) 수준에서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차세대 광학소자다. 표면이 평평한 형태면서 기존의 둥근 렌즈보다 수백 배 이상 얇다. 초박형 설계와 정밀한 빛 제어가 동시에 가능해 빛을 사용하는 장비 전반에 유망하다.
메타렌즈는 그동안 심자외선(DUV) 포토리소그래피 등 복잡한 고비용 반도체 공정을 거쳐 실험실 수준에서 소량으로만 생산됐다. 단단한 니켈 금형을 활용해 하나씩 제작하는 형태다.
성균관대 선도연구센터의 롤투롤 나노임프린팅 설비. 조균진·김인기 성균관대 교수 제공
연구팀은 성균관대에서 개발한 인쇄 파운드리 기술을 도입해 대량 생산 공정을 독자 개발했다. 유연한 소재의 고분자 복제 금형을 12인치 너비의 원통형 롤러로 만들고 신문을 인쇄하듯 렌즈를 연속 인쇄하는 원리다.
고분자 복제 금형의 내구성과 해상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특수 개발한 표면처리 기술을 도입해 200m 길이의 연속 공정에서도 처음 제작된 렌즈와 마지막에 제작된 렌즈의 성능 편차가 없는 수준으로 수율을 끌어올렸다.
흰색 발광다이오드(LED) 빛이 메타렌즈를 거쳐 초점을 맺는 모습. 노준석 포스텍 교수 제공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은 메타렌즈를 초당 300개씩 찍어낼 수 있다. 하나씩 제작하는 기존 방식과 비교하면 100배 이상 빠르다. 인쇄된 메타렌즈 표면에 굴절률이 높은 이산화티타늄 층을 코팅하자 가시광선 영역에서 90% 이상의 광효율이 확보됐다.
롤투롤 공정으로 제조된 메타렌즈의 성능 실험 결과 초점을 정확히 형성하고 고성능 렌즈 기준인 '슈트렐 비율'은 0.8 이상을 달성했다. 슈트렐 비율은 렌즈가 이론상 완벽한 렌즈와 비교해 초점에서 빛을 얼마나 잘 집중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다.
12인치 웨이퍼 크기의 메타렌즈 배열(왼쪽)과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메타렌즈 표면의 나노구조. 조균진·김인기 성균관대 교수 제공
이번 연구 성과는 그동안 난제로 여겨진 메타렌즈 대량 생산법을 국내 독자 공정 기술로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구팀은 "고비용 문제로 상용화가 어려울 것이라 여겨졌던 메타렌즈를 실제 산업 현장 수준에서 초당 300개 이상 대량 생산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입증한 성과"라며 "연구진이 보유한 소자 설계부터 대량 고속 제조 공정까지 일체의 기술력이 전 세계에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 성과가 차세대 광학 산업 전반의 상용화는 물론 성균관대 선도연구센터가 추진하는 롤투롤 인쇄 파운드리 플랫폼 구현을 앞당기는 핵심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doi.org/10.1038/s41586-026-10369-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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