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결렬 속 조정 기일 27일로 연장…본사 파업 여부 ‘막판 협상’에 달려
성과급·고용승계 갈등 확산…카카오페이 등 4개 계열사 이미 쟁의권 확보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 조합원들이 2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2026 임단협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이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 역시 노사 갈등이 격화되며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카카오 본사는 노동위원회 조정 기일을 연장하며 일단 파업 위기를 유예했지만, 주요 계열사들이 잇따라 쟁의권을 확보하면서 사실상 ‘파업 시한폭탄’이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노사는 지난 18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중재로 열린 조정 회의에서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다만 노사 합의로 조정 기일을 오는 27일 오후 3시로 연기하며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번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 보상 체계다. 노조는 보상 기준의 투명성과 성과 배분 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와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노조가 영업이익의 약 10~15% 수준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면서 교섭이 결렬됐다는 해석도 나왔지만, 노조는 “해당 안은 여러 검토안 중 하나일 뿐 결렬의 핵심 원인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카카오 노조는 “회사가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경영진이 성과를 독점하는 구조가 문제”라며 “반복된 불성실 교섭과 일방적인 성과급 집행, 누적된 연장근로 방치 등 불통 경영이 갈등을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과급 규모 자체보다 보상 체계 전반의 구조적 개선이 핵심 요구라는 설명이다.
카카오 노사협상 주요 일정. [그래픽=구글 제미나이(Google Gemini) 활용 이미지]
카카오 그룹 내 노사 갈등은 이미 본사를 넘어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되며 본격적인 행동 단계에 접어드는 분위기다. 앞서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4개 법인은 노동위원회 조정이 잇따라 결렬되면서 쟁의권을 확보했다. 노조는 지난 7일 이들 법인을 포함한 5개 법인에서 임단협 결렬 이후 일괄적으로 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특히 이날 진행된 파업 찬반 투표에서도 5개 법인(본사 포함) 모두 찬성으로 가결되며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행위에 돌입할 수 있는 요건을 갖췄다.
이와 함께, 같은 날 경기 성남 판교역 광장에서는 대규모 결의대회를 갖고 투쟁 수위도 한층 높였다. 카카오 노조 관계자는 “이날 오전 11시까지 5개 법인에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모두 찬성으로 가결됐다”며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만큼 향후 투쟁 계획을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오는 27일 예정된 최종 조정작업이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정 작업이 결렬될 경우 카카오 역시 본격적인 파업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해 부분 파업을 진행한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카카오 본사 차원에서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특히 AI 전환과 조직 재편이 동시에 진행 중인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카카오의 미래 사업 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카카오까지 노사 충돌 가능성이 커지면서 ICT 업계 전반에 ‘파업 리스크’가 동시다발적으로 확산되는 조짐이다. 시장의 관심은 카카오 노사가 막판 타협점을 찾을지, 아니면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지에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카카오 관계자는 “노사 간 합의로 조정 기일이 연장된 만큼 원만한 합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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