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CB 3000억+구주 매입까지…라인야후, 새 주인 등극
카카오 지분 14%까지 축소, 2800억 현금 확보 전망…‘케이큐브’ 도 관심
카카오게임즈의 경영권이 일본 라인야후로 넘어간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인수, 그리고 기존 최대주주인 카카오의 지분까지 매수해 주인이 교체된다. 시장에서는 카카오그룹의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으로 보면서도, 카카오게임즈 실적 악화로 경영권 프리미엄이 제한적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김범수 창업주의 개인회사 케이이큐브홀딩스 지분 매각에도 눈길이 쏠린다.
라인야후는 손정의(손 마사요시)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산하의 회사다. 네이버(NAVER)가 지분 50%를 쥐고 소프트뱅크와 함께 지배하고 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2019년 말 각각 자회사인 라인과 야후의 합병을 추진했으며, 2021년에는 라인야후를 지배하는 합작회사 A홀딩스를 세우고 지분을 절반씩 나눴다. 최종적으로 라인야후는 소프트뱅크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국내 게임사 라인게임즈를 손자회사로 두고 있다.
◆3000억 수혈 받는 카카오게임즈…
용처는 안갯 속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25일 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동시에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투자 주체는 일본의 LY주식회사(라인야후)가 출자한 투자 목적 법인 ‘LAAA(엘트리플에이) 인베스트먼트’다. 라인야후는 유상증자 2400억원, 전환사채 인수에 6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두 건의 계약은 모두 5월 29일 이뤄질 계획이다.
CB의 경우 전환권 청구는 2027년 5월 29일부터 2029년 5월 22일까지 약 2년간 가능하다. 또한 자금 납입일 전 제3거래일의 가중산술평균주가를 기준으로 전환가액(1주당 1만3812원)이 조정 될 수도 있다. 유상증자로 취득하는 주식은 1년간 거래가 금지(보호예수)된다.
여기에 더해 라인야후는 카카오가 보유한 카카오게임즈 지분 일부를 추가로 인수한다. 시장에서는 해당 구주 거래까지 포함할 경우 전체 투자 규모는 5000억원 후반대에서 6000억원을 상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게임즈는 확보한 자금을 글로벌 시장 확대와 신작 IP 확보 등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자금 사용 시점이 2027~2028년으로 제시된 데다, 구체적인 투자 대상과 사업 구조가 공개되지 않았다. 실제 회사는 유상증자 대금은 2027년 800억원, 2028년 1600억원을 운영자금 용도로, CB발행대금은 600억원 모두를 2027년 운영자금으로 쓴다고 밝혔다. 다만 세부 자금 용도는 결정되지 않았고 연도별 사용금액도 현재 추정치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며 대형 신작 IP 확보와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한 투자 등에 사용을 검토 중에 있다고 단서를 달며 전략의 구체성은 떨어진 상태다.
그러면서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와 중장기 성장 기반 마련에 자금을 쓴다고 부연했다. 또한 이번 지분구조 재편을 통해 다양한 협업 기회를 바탕으로 게임 사업의 외연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일본을 비롯한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최대주주와 협업 기반을 넓히고,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개발력과 서비스 역량을 토대로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단계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경영권 프리미엄 ‘얼마’…라인게임즈와 ‘통합 시나리오’ 갈까
계획대로 카카오게임즈의 유상증자(1주당 1만3747원)가 이뤄지게 되면 라인야후의 지분율은 4.6%(자사주 포함)로 오른다. 반대로 일반 임원을 차치하더라도 카카오(37.6%)와 사실상 카카오그룹의 지주사인 케이큐브홀딩스(0.8%), 그리고 김재영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대표(6%)의 합계 지분은 44.4%에서 42.4%로 2%포인트(p) 떨어진다.
아울러 케이큐브홀딩스, 김재영 대표의 지분을 제외해서 추산해도 카카오는 기존 37.6%에서 유상증자 이후 35.8%로 2.1%p 낮아질 뿐이다. 카카오가 지분을 14%까지 낮출 계획인 점을 고려하면 24일 종가(1만3990원) 기준 약 2800억원을 손에 쥐게 될 것으로 산출된다. 다만 CB의 보통주 전환을 고려하지 않은 수치다. CB를 추가해 단순계산하면 2500억원 가량을 얻게 된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구주매출 발생 시 경영권 프리미엄이 어느 정도 붙을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기업의 대주주가 보유하는 주식을 경영권과 함께 양도하는 경우 대부분 시간 외 대량매매(장외거래)로 이루어지고, 일정한 수준(20~30%)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는다. 이렇게 되면 카카오가 회수하는 자금도 더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케이큐브홀딩스 지분이 매각 대상에 포함될지도 관심사다. 이 회사는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지분 100%를 들고 있는 개인회사지만, 사실상 카카오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케이이큐브홀딩스는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 지분 10.45%를 보유하고 있어, 카카오 최대주주인 김 센터장(13.28%)의 뒤를 이어 2대주주로 올라있다. 즉 케이큐브홀딩스가 카카오게임즈 지분 0.8%를 매각하게 되면 100억원(프리미엄 제외) 가까운 돈이 김 센터장 회사로 흘러들어 가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는 카카오의 전략 변화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카카오는 최근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선택과 집중’ 기조를 강화해왔으며, 카카오게임즈 역시 매각 대상으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실제 라인게임즈는 2024년과 2025년 카카오게임즈 인수를 추진해왔다.
다만 카카오게임즈가 당시보다 주가가 떨어져 몸값은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실적에서도 증명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실적 악화로 인해 재무건전성이 훼손됐다. 매출액은 46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줄었고, 영업손실 396억원을 내며 상장 이후(2020년 9월) 첫 적자를 냈다. 신작 출시 공백과 글로벌 투자 확대 영향에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이 탓에 부채비율은 123.4%로 8.8%포인트(p) 올랐다. 총 차입금은 9536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늘었고 차입금의존도는 35.6%로 6.3%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지난해 비핵심자산 정리로 현금성자산은 24.3%(6350억→7893억원) 증가해,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은 44.5%(2963억→1643억원) 감소했다.
그 결과 시장 일각에서는 사업 재편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카카오게임즈를 인수하려고 했던 라인게임즈와의 통합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라인게임즈는 2022년경부터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왔지만, 신작 흥행 실패로 인해 적자 폭이 늘어나며 자본잠식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라인게임즈에 출자한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의 투자금 회수 압박도 강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라인야후가 양사를 통합할 경우, 라인게임즈는 상장사 지위를 확보해 FI들에게 퇴로를 열어주고 카카오게임즈는 라인야후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등에 업는 그림이 나올 수 있다.
카카오는 지분 매각 대금 일부를 엘트리플에이에 출자해 양사의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카카오게임즈의 안정적인 사업 운영과 중장기 성장 기반 강화를 뒷받침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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