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카이스트 최영재 교수팀, 2나노의 경계를 넘어선 DNA '분자 컴퓨터' 구현...

이제 반도체의 한계를 넘어, 생명의 설계도라 불리는 DNA가 스스로 사고하고 기억하는 '분자 컴퓨터'로... 오늘날 반도체 기술은 2나노미터라는 극한의 경지에 다다르며 물리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이처럼 초미세화...

카이스트 최영재 교수팀, 2나노의 경계를 넘어선 DNA '분자 컴퓨터' 구현...

(왼쪽부터) KAIST 최영재 교수, GIST 김우진 석박통합과정, KAIST 김태훈 연구원, 정상은 연구원, 김시온 연구원, GIST 심준호 석사과정 [사진출처=카이스트]

[한국강사신문 한상형 기자] 머리카락 굵기의 수만 분의 일, 그 미시의 심연에서 새로운 계산의 시대가 움트고 있다. 이제 반도체의 한계를 넘어, 생명의 설계도라 불리는 DNA가 스스로 사고하고 기억하는 ‘분자 컴퓨터’로 거듭났다.

그동안 DNA 기반 분자 회로는 특정 질병 물질의 존재 여부를 감지하는 단순한 역할에 머물렀다. 더구나 한 번 반응이 일어나면 되돌릴 수 없는 ‘일회성’이라는 치명적 제약이 따라붙었다. 그러나 KAIST 연구진은 이 한계를 과감히 돌파하며, 계산과 기억을 동시에 수행하는 초미세 DNA 컴퓨터를 구현해냈다.

KAIST 공학생물학대학원 최영재 교수 연구팀은 DNA를 기반으로 신호를 받아 계산을 수행하는 ‘바이오 트랜지스터’를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차원의 분자 회로를 완성했다. 이는 단순한 화학 반응을 넘어, 분자가 스스로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지능형 시스템’으로 나아가는 결정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오늘날 반도체 기술은 2나노미터라는 극한의 경지에 다다르며 물리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이처럼 초미세화 경쟁이 벽에 부딪힌 상황에서, 학계는 실리콘을 넘어서는 새로운 해법을 모색해왔다. 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DNA다. 염기 간 간격이 0.34나노미터에 불과한 DNA는, 특정 염기끼리만 결합하는 정교한 성질을 바탕으로 초고집적 정보 처리의 유력한 후보로 주목받아왔다.

연구팀은 입력 신호에 따라 DNA 분자가 결합과 분리를 반복하며 배열을 바꾸고, 그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이로써 변화된 분자 구조 자체가 곧 정보 저장 장치로 기능하며, 이후 연산에도 지속적으로 활용된다. 즉, 초기화 없이도 이전 상태를 기억한 채 연산을 이어가는 ‘리셋 없는 회로’가 탄생한 것이다.

이는 전통적 반도체의 핵심 소자인 트랜지스터의 기능을 DNA 차원에서 구현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더 이상 물질은 단순한 반응의 도구가 아니다. 이제 분자는 스스로 판단하고 기억하는 ‘지능’을 획득하며, 바이오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문명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번 연구는 KAIST 임성순 교수와 연구진, 그리고 GIST 소속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완성됐으며, 그 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2026년 4월 1일자에 실리며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질병 진단에서 정밀 의료에 이르기까지, DNA 분자 컴퓨터가 열어갈 미래는 이제 막 서막을 올렸다.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 시작된 이 혁신은, 머지않아 인류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거대한 물결로 번져갈 전망이다.

주요

기사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