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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친청은 ‘전북 소외론’ 띄우지만…靑 ‘호남 반도체’ 속도감 강조

이재명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3대 메가프로젝트’를 두고 여권 내부에서 파열음이 나고 있다. 800조원이 투자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반도체 클러스터가 부각되자 ‘전북 소외론’이 제기되면서다.

대통령실

친청은 ‘전북 소외론’ 띄우지만…靑 ‘호남 반도체’ 속도감 강조

중앙일보

이재명 대통령이 3일 경남 진주시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3대 메가프로젝트’를 두고 여권 내부에서 파열음이 나고 있다. 800조원이 투자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반도체 클러스터가 부각되자 ‘전북 소외론’이 제기되면서다.

시작은 이원택 전북지사였다. 이 지사는 3대 메가프로젝트발표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도민에게 상실감과 실망을 안겼다”며 “이 대통령은 전북이 겪는 3중 소외, 특히 호남 내 차별을 잘 알고 있다. 그런 점에서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친청(친정청래)계로 분류된다.

정청래 민주당 전 대표도 지난 1일 이 지사 취임식에 참석해 “소외감·상실감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면서도 ‘전북 소외론’을 언급했다. 8·17 민주당 전당대회 당권 주자 입장에서 전북은 주요 승부처다. 투표권이 있는 민주당 권리당원의 10% 정도가 전북에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 전 대표가 전북 표를 보고 전북 소외론을 띄우는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오른쪽) 전 대표가 1일 전북특별자치도청에서 환담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희수 전북도의장, 이원택 전북지사. 연합뉴스

친청계를 중심으로 나온 ‘전북 소외론’에 대해 이 대통령은 우회적으로 비판적 메시지를 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3대 메가프로젝트와 관련해 “분열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정치하는 사람이 부화뇌동해서 화를 낸다면 동네가 발전하겠나”라며 정 전 대표와 이 지사를 겨냥한 듯한 발언도 했다.

당권 주자인 송영길 의원도 3일 “전북지사의 발언은 좀 적절하지 않다. 정 전 대표도 거기에 약간 동조하는 말을 했다”며 “집권 여당의 자세는 이걸(3대 메가프로젝트를) 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전날 청주 SK하이닉스를 방문해 “당과 국회도 메가프로젝트를 지원해서 성공시키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해야 한다”며 ‘당정 원팀’을 강조했다.

본인이 ‘전북 소외론’을 촉발했다는 지적에 대해 정 전 대표는 3일 “다른 산업이 전북에 더 많이 오게 노력한다는 차원이었는데 제가 마치 소외감을 부추긴 것처럼 (언론이) 보도했다”고 반박했다.

여권 내 일부 엇박자에도 청와대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전남광주 반도체 클러스터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오는 6일 청와대에서 민관합동점검회의를 연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사장급 인사가 참석한다.

김우창 청와대 국가AI(인공지능)정책비서관은 3일 KBS 라디오 ‘전격 시사’에 출연해 “이 대통령은 ‘인허가 같은 것은 밤을 새워서라도 해라. 내가 직접 책임관이 되겠다’는 말씀을 한다. 용인에서는 첫 삽을 뜨는 데 6년이 걸렸지만, (호남에서는) 이를 제로(0)로 만들겠다는 게 최고 권력자의 의지”라고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도 페이스북 글에서 “생산 혁명의 시대에는 생산의 스케일만 커지는 것이 아니다. 국가가 생각하는 스케일도 함께 커져야 한다”며 과감한 정책 추진을 강조했다.

하락세를 보이던 이 대통령 지지율도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이후 상승 전환했다. 한국갤럽의 지난달 30일~이달 2일 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은 3주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54%를 기록했다. 직전 조사 대비 3%포인트 오른 수치다. 긍정 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이 24%로 가장 많이 꼽혔는데, 3대 메가프로젝트가 영향을 줬다고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호남 반도체 투자에 대해 지역 차별 논란도 있었지만 충청(10%포인트), 대구·경북(13%포인트), 부산·울산·경남(8%포인트)에선 외려 지지율 상승 폭이 컸다.

다만,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의 패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정책은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되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는 46%가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6%에 불과했다. 특히 서울에선 부동산 정책 긍정 평가가 19%에 그쳤고, 부정 평가는 59%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은 서남권·충청권에 이어 3일 마지막으로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 비전 국민보고회를 주재했다. 경남 진주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 대통령은 “국가 경제 안보와 미래 일자리를 책임질 각종 첨단산업이 영남의 권역에 빼곡히 모여 있다”며 “탄탄한 제조 기반 위에 피지컬 AI, 우주항공 등 첨단기술과 산업을 융합한다면 대한민국은 미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주항공은 영남이 키워낼 대한민국의 새로운 먹을거리 산업”이라며 남해안 우주항공 산업 벨트 구축 계획을 밝혔다. 이날 한화·현대자동차·삼성·SK 등 기업들은 영남에 총 312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및 몽골 국빈 방문 일정을 브리핑 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통령은 이달 7~8일엔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처음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세계 국방비의 55%를 차지하는 최대 방산 시장인 나토 동맹국을 상대로 방산 협력을 본격 추진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9~11일엔 몽골을 국빈 방문해 정상회담을 한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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