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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친구도 되고 애인도 되고…‘반려 AI’ 뜬다 [AI 딥다이브]

비서에서 동반자로 ‘컴패니언 AI’ # 분당에 사는 대학생 이 모 씨(22)는 최근 유튜브보다 오래 이용하는 앱이 생겼다. AI 캐릭터와 채팅하는 이른바 ‘캐릭터챗’이다. 본인이 직접 만든 가상의 남자친구와 매일 2...

비서에서 동반자로 ‘컴패니언 AI’# 분당에 사는 대학생 이 모 씨(22)는 최근 유튜브보다 오래 이용하는 앱이 생겼다. AI 캐릭터와 채팅하는 이른바 ‘캐릭터챗’이다. 본인이 직접 만든 가상의 남자친구와 매일 2~3시간 대화를 나눈다. 고민 상담부터 일상적인 농담, 심지어 정교한 상황극까지 즐긴다. 이 씨는 “유튜브는 일방적으로 시청하는 콘텐츠지만, AI 캐릭터는 오직 나에게만 집중하고 내가 원하는 반응을 즉각 보여준다”며 “가끔은 실제 친구보다 나를 더 잘 이해해준다는 느낌을 받아 밤늦게까지 ‘수다’를 떨다 늦게 잠들기 일쑤다”라고 말했다.AI로 만든 가상의 캐릭터와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는 ‘컴패니언(Companion) AI’ 서비스가 Z세대의 새로운 놀이터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용 시간 부동의 1위였던 유튜브를 제치고 사용자가 가장 오래 쓰는 앱으로 등극했다. AI가 인간의 시간을 점유하는 방식이 ‘검색’과 ‘생산’을 넘어 ‘관계’의 영역으로 확장되는 흐름이다.AI로 만든 가상의 캐릭터와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는 ‘컴패니언(Companion) AI’ 서비스가 주목받는다. 사진은 캐릭터 AI 채팅 앱. (구글플레이스토어 캡처)업무 활용서 관계형 AI로 진화AI 컴패니언 앱 다운로드 2억회↑생성형 AI 등장 이후 업계에서 주로 주목받은 AI의 기능은 ‘업무적 활용’이다. 정보 탐색, 문서 작성, 코딩 등 AI를 비서(에이전트), 조수(어시스턴트) 정도로 접근하는 데 그쳤다.요즘은 한발 더 나아갔다. AI를 가상의 친구, 애인 등 반려자나 동반자로 대하는 컴패니언 AI가 주목받는다. 사용자가 선호하는 가상의 AI 캐릭터를 만들어 대화하는 캐릭터챗이 대표적이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AI 캐릭터챗 서비스 ‘제타’의 1인당 일평균 사용 시간은 2시간 46분(지난해 말 기준)으로 집계됐다. 인스타그램(1시간 11분)은 물론, 유튜브(2시간 19분) 사용 시간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모바일 분석 전문 업체 앱피겨스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전 세계 AI 컴패니언 앱은 2억2000만회 이상 다운로드됐다. 미국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는 AI 컴패니언 시장 규모가 2023년 390억원 규모에서 2030년 195조원으로 7년간 약 5000배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AI 컴패니언의 인기 이유는 무엇일까.무엇보다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외로움’ 완화가 사회문화적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과 와튼 스쿨 등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AI 챗봇과 15분간 대화한 이후 참가자들의 외로움 지수가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효과는 사람과 대화하는 경우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었다. AI 챗봇이 경청, 공감을 해준다고 느끼는 경험에 위로받는 셈이다.1인 가구가 약 38%에 달하는 일본에서 AI 컴패니언 서비스가 특히 인기를 얻는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일례로 저스트핀이 지난해 8월 선보인 ‘블루미’는 국내보다 일본에서 재접속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대인 관계의 ‘불확실성’이 제거된, ‘확실한 내 편’이란 점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이는 특히 ‘콜 포비아(call phobia, 전화공포증)’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 절주)’ 등 사회적으로 느슨한 관계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에게 컴패니언 AI가 선호되는 이유다. AI 컴패니언은 사용자가 어떤 이야기를 하든 비판하지 않고, 언제나 수용적인 태도로 일관한다. 때문에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감정 소모와 거절, 평가에 대한 두려움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사용자의 주도적인 ‘관계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인간관계는 상대의 성격이나 상황을 내가 통제할 수 없지만, AI 컴패니언은 성격, 말투, 관계의 형태(연인, 멘토, 친구 등)를 사용자가 직접 설계할 수 있다. 이처럼 고도화된 개인화(Hyper-personalization) 기술은 보다 안정적이고 만족스러운 대화 경험을 이끌어낸다는 분석이다.한 40대 직장인은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AI와의 채팅을 통해 해소하고 있다. 상사나 동료에게 하기 힘든 원색적인 말들을 잔뜩 하고 나면 어느새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했다.‘디지털 마약’ 부작용도과도한 정서 의존·확증 편향 우려컴패니언 AI의 폭발적 성장 뒤에는 짙은 그림자도 존재한다. AI 캐릭터는 비판이나 갈등 없이 사용자가 듣고 싶은 말만 해주는 ‘메아리 방(Echo Chamber)’ 역할을 한다. 지나치게 정서적으로 의존할 경우 확증 편향을 강화하고 사회성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실제 구글의 AI 챗봇 제미나이는 최근 이용자에게 망상 등 정신 질환을 유발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의혹으로 피소됐다. 오픈AI의 챗GPT도 망상, 정신건강 위험 유발 관련 사건으로 여러 건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구글 출신 연구진이 개발한 ‘캐릭터.AI’ 챗봇도 청소년 이용자의 사망 사건 이후 소송에 직면했다.상황이 이렇자 업계에선 정서적 과몰입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 마련에 힘쓰고 있다.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는 “우선 모든 대화 상대가 AI임을 명확히 고지하고 있다. 자해나 극단적 선택 등 정서적으로 민감한 키워드가 감지될 경우, 즉각 안내 메시지와 도움 정보를 제공하는 보호 장치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고 말했다.인터뷰 |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일주일에 15개 캐릭터와 대화…‘AI 픽션 플랫폼’김종윤 스캐터랩 대표Q. 제타의 일평균 이용 시간이 유튜브를 추월했다. 핵심 동력은.A.우리는 제타를 ‘AI 픽션 플랫폼’으로 정의한다. 제타의 긴 이용 시간은 사용자와 캐릭터 간의 ‘관계’보다는 스토리 소비 경험의 몰입도에서 나온다. 교과서보다 무협소설을 읽을 때 체류 시간이 긴 것과 같은 이치다. 이용자들은 일주일 평균 15개 캐릭터와 대화하며, 단순한 유대를 넘어 생성형 AI로 구현된 상호작용형 스토리텔링의 재미를 소비하고 있다.Q. 주요 수익 모델은 무엇인가.A.현재는 광고와 구독 모델이 핵심이다. 광고 기반의 무료 이용 구조를 유지하면서, 광고 제거 및 기능 확장을 제공하는 구독 모델을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스토리 상황을 이미지로 생성해주는 ‘스냅샷’ 같은 확장 기능을 도입해 이용자 경험과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다만, 지금은 단기 수익 극대화보다 AI 기술력 향상과 콘텐츠 생태계 확장이 최우선 과제다.Q. 향후 비전과 경영 계획은.A.‘AI 픽션 플랫폼’의 진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제 누구나 기술적 장벽 없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창작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사용자가 단순 소비자를 넘어 창작의 주체가 되는 생태계를 지향한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이용자 1억명을 달성해, 게임 분야의 ‘로블록스’처럼 누구나 자유롭게 스토리를 만들고 공유하는 독보적인 플랫폼으로 성장하고자 한다.Q. 한국보다 일본에서 제타의 인기가 더 뜨겁다. 이유는.A.일본은 아직 이용자 수 규모는 한국보다 작지만, 이용 시간이나 재방문율 등 질적 지표에서는 강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애니메이션·만화·캐릭터 등 서브컬처 콘텐츠 소비가 일상화된 시장으로, 캐릭터 중심 서사에 대한 이해도와 수용성이 높은 편이다. 이런 문화적 배경이 AI 기반 픽션 플랫폼인 제타에 대한 높은 몰입도와 이용 시간으로 이어지고 있다.선호하는 캐릭터 유형이나 이미지 스타일에는 일부 차이가 있지만, 양국 모두 스토리 완성도와 감정선의 설득력을 중요하게 본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결국 문화적 차이 자체보다, 그 기반 위에서 작동하는 ‘이야기의 힘’이 더 중요한 변수라고 생각한다.[노승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50호(2026.03.11~03.17일자) 기사입니다][Copyright (c) 매경AX.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AI로 만든 가상의 캐릭터와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는 ‘컴패니언(Companion) AI’ 서비스가 주목받는다. 사진은 캐릭터 AI 채팅 앱. (구글플레이스토어 캡처)
AI로 만든 가상의 캐릭터와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는 ‘컴패니언(Companion) AI’ 서비스가 주목받는다. 사진은 캐릭터 AI 채팅 앱. (구글플레이스토어 캡처)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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