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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충청논단] 지방선거에 '지방'이 보이지 않는다

6·3 지방선거를 70여일 앞두고 각 정당의 공천 경선이 한창인 가운데 후보간 경쟁이 치열하다. 그런데 지방선거가 치러진지 30년이 넘었지만 어쩌면 이토록 변한 것이 없을까 싶다. 정치후진성을 벗지 못하고 있고, 지방정치 지망생들 면면을 살펴봐도 딱히 와 닿는 적합인물이 마땅치 않다.

[충청논단] 지방선거에 '지방'이 보이지 않는다

주말논단

엄경철 선임기자

6·3 지방선거를 70여일 앞두고 각 정당의 공천 경선이 한창인 가운데 후보간 경쟁이 치열하다. 그런데 지방선거가 치러진지 30년이 넘었지만 어쩌면 이토록 변한 것이 없을까 싶다. 정치후진성을 벗지 못하고 있고, 지방정치 지망생들 면면을 살펴봐도 딱히 와 닿는 적합인물이 마땅치 않다. 그들이 내놓는 지역발전 공약도 눈에 들어오는 것이 별로 없다.

정치후진성에 경기 불황이 겹쳐 지방선거는 유권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국내외적 경제상황을 보면 삶이 팍팍해진 유권자들이 지방선거에서 멀어져 있는 이유를 알 수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고환율, 고유가가 국가 경제와 서민 경제를 옥죄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보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산업과 가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상품 경쟁력에 악영향을 주고 교통비, 전기요금, 식료품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실질임금, 소득감소 효과까지 고려하면 서민가계가 버틸 여력이 줄어든다. 환율 상승은 수출 비중이 큰 기업에게는 단기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전체 국가 경제는 마이너스일 수밖에 없다.

중동전으로 기름값이 크게 오르면서 가계는 물론 생산현장에서 소비지출과 원가절감으로 비상이다.

충북 경제는 수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걱정되는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슈퍼사이클(초호황)의 반도체를 빼면 다수의 수출 품목들이 마이너스 성장이다. 석유화학 등 일부 업종은 장기 불황에 빠져 구조 조정이 진행 중이다. 업종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가 나온지 오래됐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다. 특정업종 쏠림으로 버티고 있는 지역 경제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마저 감지된다. 청주시내 식당가를 들여다보면 몇몇을 제외한 다수의 식당들이 현격히 줄어든 매출 감소를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 때 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지역상가 공실률은 전국에서 상위권 수준이다.

지역 경제 속을 들여다보면 수출 성장세라는 경제지표와는 다른 양상으로 치닫고 있으니 지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좋을리 없다.

지역 경제 뿐만 아니다. 이번 선거전이 본격화하면서 불거진 행정통합에서 충북은 충청권 통합론과 상생론의 변방이었음을 보여줬다. 충남·대전 통합에서 소외론과 함께 특별자치도 추진에 이르게 됐다. 오랫동안 진행돼 왔던 충청메가시티 프로젝트는 뒷전이 됐고, 충북은 독자노선을 택할 수밖에 없다. 충북을 포함 충청권 행정통합론에 대한 불씨를 살리려는 분위기가 있지만 기대감은 떨어진다. 어떤 상황이든 충북이 주도하지 않는 한 지역통합 논의에서 충북은 변방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역현안에 대한 고민과 해법찾기도 부진하다. 세계적 바이오 메카를 외쳤던 충북이 바이오 대열에서 뒤쳐지고 있고, 지역이 보유한 물 이용에 대한 문제도 심각하게 짚어보고 그 권리를 회복해야 한다. 지역기업 보호를 위한 지역 제한 문제도 더 고민해야 한다. “지방정부가 지역기업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는데 지자체라 할 수 있는가”라는 자조섞인 말이 나온지 오래됐다. 이처럼 많은 지역현안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주요 의제(Agenda)가 되지 못하고 있다.

6월3일 지방정부를 이끌 선출직을 뽑아야 하는데 아직까지 선거판에는 정치지망생들만 보이고 유권자는 보이지 않는다. 선거판은 구태정치가 판을 치고 있다.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때마다 나오는 차악(次惡)의 선택을 해야 할 판이다.

엄경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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