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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출근길포인트]정부의 잇따른 가격 통제 정책 강화에 우려 목소리 커져

◇삼성전자, '초격차' 흔들리는데 파업까지…글로벌 경쟁력 약화 우려 지난 18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은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출근길포인트]정부의 잇따른 가격 통제 정책 강화에 우려 목소리 커져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포인트데일리 송영택 기자]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국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의 대응 방식이 ‘시장 통제 중심’으로 기울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전기요금 동결, 정유사 압수수색, 생활필수품 가격 규제에 이어 나프타 수출 제한,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 강화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면서 자유시장 원리에 반한다는 지적이다.

25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에 따른 원료 수급 불안에 대응해 나프타 수출 제한을 검토하고, 공공부문 차량 운행까지 직접 통제하는 조치를 내놨다. 여기에 유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전기요금 동결 등 가격 규제 정책이 병행되고 있다. 물가 안정 차원에서 밀가루·설탕 등 식품 가격 관리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문제는 이러한 정책 조합이 ‘가격 신호’를 왜곡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시장경제에서 가격은 수요와 공급을 조정하는 핵심 메커니즘이다. 그러나 정부가 가격을 인위적으로 억누르는 동시에 수요를 행정적으로 제한하는 이중 규제는 시장의 자율 조정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예컨대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는 소비자 부담을 단기적으로 낮출 수 있지만, 정유사의 공급 유인을 떨어뜨려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공급 축소를 초래할 수 있다. 동시에 정유4사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도 높은 사정 조치가 병행되면 기업들은 가격 결정뿐 아니라 생산·투자 판단에서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결과적으로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기요금 동결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발전 원가 상승이 요금에 반영되지 않으면 한국전력 등 공기업의 재무 부담이 누적되고, 이는 결국 재정 투입이나 요금 급등이라는 형태로 되돌아올 수 있다. 가격을 억누르는 대신 에너지 소비 절감을 유도하는 구조적 정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수요 억제 정책의 대표 사례인 승용차 5부제도 논란의 중심이다. 차량 운행을 요일별로 제한하는 방식은 단기적인 소비 감소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시장 가격 대신 행정 규제로 수요를 통제하는 전형적인 비가격적 개입이다. 특히 전기차를 제외한 점은 에너지 소비 총량 관점에서 형평성 논란을 낳고 있다.

나프타 수출 제한 역시 산업 전반의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정 원료를 내수에 묶어두는 조치는 단기적인 수급 안정에는 기여할 수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 속에서 움직이는 정유·석유화학 기업의 거래 구조를 왜곡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생활물가 관리 차원에서 추진되는 밀가루·설탕 가격 규제도 유사한 문제를 안고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 압박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최종 가격을 억제하면 생산자와 유통업체의 마진이 축소되고, 이는 품질 저하나 공급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 여러 국가에서 가격 통제가 ‘품귀 현상’으로 귀결된 사례가 반복적으로 지적되는 이유다.

결국 핵심 쟁점은 ‘위기 대응 방식’이다. 정부는 단기적 충격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가격 신호를 통한 자율 조정 기능이 훼손될 경우 오히려 충격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에너지 위기 국면에서 정부 개입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가격 통제, 수요 규제, 사정 조치가 동시에 동원되는 ‘전방위 규제 패키지’는 시장 왜곡과 정책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 나프타 수급 불안에 수출 금지 추진

24일 중동 사태에 따른 폴리에틸렌 등 원료 수급 불안 영향으로 최근 일시적으로 인원 감축 운영에 들어간 경기 안산시의 한 비닐봉투, 종량제 봉투 제조 공장 내 가공 작업대의 불이 꺼져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동 리스크 장기화로 촉발된 원료 수급 불안에 대응해 정부가 석유화학 핵심 원료인 나프타(납사) 수출 제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국내 공급을 우선 확보해 석유화학 업계의 가동 차질을 최소화하겠다는 조치다.

양기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동상황 대응본부’ 브리핑에서 “나프타 생산·도입 물량 보고 의무화와 매점매석 금지, 수출 제한 조치 등을 검토 중”이라며 “이번 주 내 시행을 목표로 관계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프타는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 생산의 핵심 원료로 ‘산업의 쌀’로 불린다. 국내 수요의 약 55%는 정유사 생산으로 충당되며, 나머지는 수입에 의존한다. 정부의 수출 제한 조치는 정유사 생산 물량을 내수로 전환해 단기적인 공급 부족을 완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는 가격 급등에 따른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해 대체 수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전쟁 추경’ 예산에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긴급 수급 조정 등 추가 대응책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석유화학 업계 ‘4월 셧다운’ 우려에 대해 정부는 시점이 다소 늦춰졌다고 진단했다. 양 실장은 “나프타 도입 지연으로 재고가 감소하고 있으나 기업들이 대체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가동 중단 우려 시점이 4월 말에서 5월 초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통상 2~3주 수준의 재고 여력을 감안하면 수급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다.

실제 현장에서는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다. LG화학은 전남 여수 2공장(연산 80만t 규모)의 가동을 중단했고, 여천NCC 역시 올레핀 전환 공정 일부를 멈추며 생산 조정에 들어갔다. 다만 정부는 현재 중단된 설비 규모가 제한적인 만큼 단기 공급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나프타 수급 불안은 조선·가전 등 연관 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폴리프로필렌(PP),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ABS) 등 나프타 기반 소재가 세탁기 등 대형 가전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만큼 원료 공급 차질이 생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정부는 국내 유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제2차 석유 최고가격’ 고시도 이번 주 발표할 예정이다. 주유소의 과도한 마진 확보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커진 데 따른 조치로, 매점매석과 가격 담합, 정량 미달 판매 등에 대한 단속도 병행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가격이 높은 주유소 명단을 지속적으로 공개하는 등 시장 감시를 강화해 에너지 가격 불안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 강제 시행

24일 경기도 군포시청에서 관계자가 25일 0시부터 시작되는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를 앞두고 차량에 안내문을 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에너지 수급 위기 대응 차원에서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요일제)’를 한층 강화한다. 기존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이행 점검과 징계까지 병행하는 등 사실상 강제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민간 부문에도 참여를 요청하며 향후 의무화 가능성도 열어뒀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4일 국무회의에 ‘원유 자원안보 위기 주의 경보’ 발령에 따른 대응 계획을 보고하고, 25일 0시부터 전기차·수소차를 제외한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를 강화 시행한다고 밝혔다.

공공기관은 이미 관련 규정에 따라 5부제를 시행 중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청사 내 주차 제한’ 수준의 제재에 그쳐 실효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정부는 이행 지침을 재정비하고 점검을 강화해 반복 위반 시 경고 및 징계까지 요청하기로 했다. 특히 4차례 이상 위반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방안이 검토된다.

적용 대상은 약 150만대에 달한다. 정부는 5부제 강화로 하루 약 3000배럴의 석유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경차와 친환경차, 장애인 차량, 임산부·유아 동승 차량 등은 기존과 같이 예외를 인정한다.

민간 부문에 대해서는 우선 자율 참여를 유도하되, 위기 경보가 ‘경계’ 단계로 격상될 경우 의무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 경우 전기차와 생계형 차량 등을 제외한 약 2370만대가 적용 대상이 될 전망이다.

다만 정책 정합성 논란도 제기된다. 정부가 유류 가격을 통제하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병행하면서 차량 운행을 제한하는 것은 가격 신호를 통한 수요 조절 원리와 충돌한다는 지적이다. 전기차를 5부제 대상에서 제외한 점 역시 형평성 논란을 낳고 있다. 전기차 충전에 상당한 전력이 소요되는 만큼 동일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공공기관과 대기업의 출퇴근 시간 조정을 유도해 교통 수요를 분산하고, 대중교통 이용 확대를 위한 ‘K-패스’ 할인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에너지 다소비 상위 50개 기업에는 절감 계획 수립을 요구하고, 목표 달성 시 정책금융 우대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국민 행동요령도 함께 제시됐다. 대중교통 이용, 실내 적정온도 유지, 불필요한 조명 차단, 고효율 가전 사용 등이 포함됐으며, 전기차·휴대전화의 낮 시간대 충전, 샤워 시간 단축 등도 권고됐다. 다만 일부 항목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정부는 발전 부문에서도 대응에 나서 액화천연가스(LNG) 사용을 줄이는 대신 석탄 및 원전 가동률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설비 확충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에너지 수급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추가적인 수요 억제 정책이 뒤따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 '초격차' 흔들리는데 파업까지…글로벌 경쟁력 약화 우려

지난 18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은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DS부문장이 올해 추진 산업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패권 경쟁이 ‘총성 없는 전쟁’ 수준으로 치닫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내부 노사 갈등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다행히 전영현 부회장 등 경영진의 전격적인 대화 제의로 교섭의 물꼬는 텄지만, '총파업'이라는 불씨는 여전히 가시지 않아 K-반도체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 양측은 24일 실무 미팅을 갖고 교섭 재개에 합의했다. 전날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DS부문장)과 노조 측의 전격 회동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노조 공동투쟁본부에 따르면, 사측은 이번 미팅에서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의 투명성 확보 및 상한 폐지 안건을 논의 테이블에 올리기로 제안했다. 이에 따라 노사는 오는 25일 실무교섭을 시작으로 26~27일 양일간 집중교섭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간 노사는 OPI 산정 방식과 상한선 폐지 등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왔다. 협상 결렬 이후 노조는 93.1%라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하고 5월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강경 태세를 유지해 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교섭 재개를 다행으로 여기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 라인이 멈춰 서는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TSMC 등이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며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현 시점에서 내부 갈등은 곧 '경쟁 동력의 상실'과 직결된다는 분석이다.

극적인 대화가 시작됐지만 완전한 봉합까지는 갈 길이 멀다. 노조 측은 교섭 재개 소식을 전하면서도 "교섭은 교섭대로, 투쟁은 투쟁대로 이어가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언제든 총파업 카드를 꺼내 들겠다는 의지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기술 경쟁 심화로 삼성전자의 초격차 경쟁력이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가 대립보다는 '원팀'으로 위기를 돌파하는 대승적 결단이 절실한 시기"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이번 집중교섭을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고 다시 초격차 전략을 향한 엔진을 가동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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