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단위에 설치할 수 있는 ICT장비와 여기서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고, 이를 확대한 개념으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019년 시작한 스마트축산단지조성사업에도 지자체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농가 단위에서 추진된 ‘스마트축산 솔루션 패키지 지원사업’ 사례(상진축산)와 ‘스마트축산단지 지원사업’ 중 처음으로 준공을 마치고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사례(당진낙협 자연그대로)를 살펴봤다.
스마트 낙농단지 ‘자연그대로’는 로터리팔라 방식의 대형 공동착유 방식으로 시간당 최대 350두 착유가 가능하고, 노동력을 크게 절감하고 있다.
●스마트축산단지 지원┃당진낙농축협
4만평 최대 규모 ‘자연그대로’
고령화·후계자 부재 등 위기
위탁생산·공동집유로 돌파구
시간당 최대 350두 착유 가능
자연순환농업 실천도 모범
최근 인공지능(AI)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내 1호 스마트 낙농단지 ‘자연그대로(路)’가 주목받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빅데이터를 AI로 분석, 낙농업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당진낙농축산업협동조합(조합장 이경용)의 스마트 낙농단지 ‘자연그대로’는 2024년 8월 준공됐다. 정부가 지원한 최초의 스마트 축산단지로, 축사 5개동과 착유실, 빅데이터관제센터, 공동퇴비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총 사업비 370억원이 투입됐고, 전체 부지는 13만8779㎡(약 4만2000평)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사육규모는 경산우 1000두, 일일 원유 생산량은 약 30톤이다. 로터리팔라 방식의 대형 공동착유 방식으로 시간당 최대 350두 착유가 가능하다. 착유시간이 단축되고, 노동력도 크게 절감되면서, 이른바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조재준 당진낙농축협 스마트팜연구원장은 “일반목장과 낙농단지를 단순 비교하면 노동력은 66% 절감되고, 착유 시간은 86%까지 단축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면서 “무엇보다 위탁사육을 통해 낙농업의 생산기반을 유지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생산기반은 한번 무너지면 회복하는 게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자연그대로 농장에 참여하는 낙농가는 10명, 사육두수는 약 460마리다. 고령화와 후계자의 부재, 시설 노후화, 각종 민원 등으로 낙농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렸지만, 위탁생산과 공동집유를 통해 위기를 극복한 셈이다.
자연순환농업도 자연그대로 농장의 핵심 가치 중 하나다. 낙농단지에서 발생한 분뇨는 연간 5만2000톤을 처리하는 공동자원화 시설에서 퇴비가 되고, 359ha 규모의 조사료 생산단지에 뿌려진다. 이 조사료는 다시 TMR 사료로 만들어져 육성우 목장에 공급된다. 조재준 원장은 “2008년 TMR공장을 시작으로 조사료 생산단지, 공동자원시설, 육성우 목장을 순차적으로 마련했고, 2024년 스마트 낙농단지가 준공되면서 자연순환농업의 고리가 마침내 완성됐다”면서 “젖소가 스마트 낙농단지에 들어온 건 1년 반밖에 안 됐지만, 자연그대로가 ‘자연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뜻을 담은 만큼, 자연순환농업 실천을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연그대로 농장은 국내 최고 수준의 낙농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있고, 이를 활용한 개체별 사양관리로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젖소는 매일 우유를 생산하고, 당일 컨디션이 원유 생산량과 직결되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빅데이터의 활용이 중요하다는 것.
조 원장은 “젖소의 산유량, 유온, 전도도, 활동량 등 수많은 데이터가 수집되는데, 실제 사육에 활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수많은 데이터의 상관관계 등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몰랐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이제는 AI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질병을 예측하거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개체별 사양관리 방법 등 솔루션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그대로 농장은 로봇개 우사 모니터링 AI 모델 등 R&D에도 앞장서고 있다. 로봇개가 영상기반 이상 개체를 실시간으로 인식해 관제센터로 전송하게 되고, 향후 사료 잔량 파악 등 작업 범위는 점점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로봇개 테스트가 진행 중이며, 이르면 오는 6월경 도입될 전망이다.
조재준 원장은 “빅데이터를 AI가 분석하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의 스마트 낙농”이라며 “향후 일반 낙농가에서도 AI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등 우리나라 낙농업의 미래를 혁신해 나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