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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최애’ 이름으로 돈 뿌린다…네팔·거제 휩쓰는 ‘착한 덕질’

K팝 아이돌 그룹 '리센느'의 팬덤 '리마인'인 박모(34)씨는 수해 피해를 입은 거제 주민들을 위해 리센느의 이름으로 후원금을 냈다.

K팝 아이돌 그룹 '리센느'의 팬덤 '리마인'인 박모(34)씨는 수해 피해를 입은 거제 주민들을 위해 리센느의 이름으로 후원금을 냈다. 사진 박모씨

K팝 아이돌그룹 리센느의 팬덤 ‘리마인’으로 활동하는 박모(34)씨는 지난달 거제·통영 등 남부지역 수해 복구를 위해 기부금을 전달했다. 기부자 명의는 자신의 이름이 아닌, ‘리센느’로 적었다. 앞서 리센느가 수해 피해지역에 5000만원을 기부한 것을 보고 팬으로서 동참한 것이다. 박씨 같은 팬들이 십시일반 모은 수해 복구 성금만 1억1000여만원에 달한다. 박씨는 “리센느는 다양한 지역 출신 멤버들로 이뤄진 그룹이라 올여름 남부지방의 피해를 외면하기 어려웠다”며 “가수뿐 아니라 팬덤도 긍정적인 영향력을 확산하는 데 동참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외에서 자연재해가 잇따르자, 연예인은 물론 그들의 선행에 동참하는 팬들의 기부 또한 이어지고 있다. 과거 재난·재해 기부가 주로 기업이나 단체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좋아하는 연예인의 기부 활동에 팬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팬덤 기부’도 주된 기부 문화 중 하나로 자리잡는 추세다.

K팝 아이돌그룹 스트레이키즈의 팬인 송모(24)씨는 “멤버 ‘리노’가 네팔 피해 주민을 도우려 1억원을 기부했다는 소식을 접해 소액이나마 기부에 동참했다”며 “기부증서를 발급받을 때 이름을 정할 수 있어 팬덤 명인 ‘스테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네팔 대홍수 발생 나흘째인 현지시간 30일,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서쪽 방면으로 1시간 30분가량 떨어져 있는 다딩 지역의 모습. 변민철 기자

버츄얼(Virtual) 아티스트 ‘Hebi’의 팬인 백승민(29)씨도 최근 국내 남부지역 수해와 네팔 대홍수 피해에 약 400만원을 기부하면서 실명 대신 ‘최애(가장 좋아하는 대상)’의 이름을 적었다. 백씨는 “최애 아티스트가 지난해 3월 영남지역 화재 때 기부한 것을 보고 재난 현장 등에 꾸준히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며 “단순히 돈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아티스트를 통해 느낀 기쁨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돌려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지난해 3월 영남권을 덮친 대형 산불 사태 때도 팬덤 기부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당시 화재로 울산·경북·경남 지역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약 10만4000ha의 산림이 소실됐으며, 약 2조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K팝 아이돌 그룹인 아이브, 세븐틴, NCT 등이 수억원대 금액을 기부하며 산불 복구에 힘을 보탰고, 이후 각 팬덤 역시 잇따라 기부를 진행한 후 SNS에 인증하며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켰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기부 트렌드 2026’ 보고서를 통해 “최근에는 ‘덕질(한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해 관련된 것을 모으거나 파고는 행위)’이 단순한 소비를 넘어 개인의 기부 활동을 더 주체적으로 만드는 중”이라며 “팬덤 기부는 좋아하는 대상을 위해 함께 모이고 나눔을 하는 경험이기 때문에 기부의 즐거움을 극대화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분석했다.

노유림 기자 noh.yu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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