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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점] 홍라희, 삼성家 '숨은 리더십'…이재용 승계 '화룡점정'

지난해 11월2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에서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왼쪽)과 이지호 신임 소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기념...

[초점] 홍라희, 삼성家 '숨은 리더십'…이재용 승계 '화룡점정'

지난해 11월2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에서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왼쪽)과 이지호 신임 소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뉴스워치= 김재창 기자 | 지난해 11월28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는 제139기 해군· 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이 열렸다. 이날 자랑스런 대한민국 해군소위로 임관되는 장교 명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인 이지호 소위도 포함돼 있었다.

이날 행사엔 아버지 이 회장을 포함해 어머니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 친할머니 홍라희 삼성미술과 리움 명예관장, 고모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평소 공개석상에서 얼굴을 보기 힘든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회장과 임 부회장이 지난 2009년 이혼한 이후 같은 자리에 함께한 것은 16년 만에 처음이었다.

특히 이날 눈길을 끈 것은 친할머니 홍라희 관장이었다.

해군 소위 제복을 차려 입은 손자 이지호 소위가 “필승!”을 외치며 거수경례로 할머니와 아버지를 향해 임관신고를 하자, 뜻밖에도 홍 관장이 답례로 오른손을 들어올려 거수경례로 답을 한 것이다. 비록 군인처럼 각이 제대로 잡힌 경례는 아니었지만 손자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동작이었다. 경례가 끝나고 홍 관장은 장성한 손자를 양팔가득 안고 포옹했는데 무척이나 대견해 하는 모습이었다.

삼성그룹 출신의 한 인사는 “홍라희 여사는 평소 말씀이 거의 없고 큰 동작도 안 하는 분인데 임관식 때 손자의 거수경례를 거수경례로 받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얼마나 기분이 좋았으면 그랬겠느냐”고 말했다.

홍 관장은 법무부 장관과 내무부 장관을 역임한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의 맏딸이다. 홍 전 회장이 전주에서 판사로 생활할 때 태어났는데 ‘전라도에서 얻은 기쁨’이라는 뜻에서 ‘라희(羅喜)’로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그는 신중하고 엄격한 성격으로 이재용 회장을 포함한 자녀들을 엄하게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엔 조용한 스타일이지만 자신이 나서야 할 일에는 분명히 나서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스타일이라고 주변 사람들은 말한다.

리움 미술관을 방문할 때 관계자들이 의전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겨 조용히 머물다 가곤 하는데, 아들 이재용 회장도 홍 관장을 닮아 공항 입출국 등 일정을 소화할 때 대부분 의전을 거부하고 홀로 움직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삼성그룹은 다른 재벌 그룹과 비교해 상속이나 증여와 관련해 이렇다할 ‘잡음’이 없었는데 여기에는 홍 관장의 역할이 절대적이었을 것으로 재계는 파악한다.

지난 2020년 10월 이건희 선대회장이 별세한 뒤 이뤄진 삼성가의 상속은 철저하게 민법조항에 따라 남녀 차별을 두지 않으면서도 결과적으로 이재용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선대회장은 자신의 사후에 대비해 유언이나 유언장을 따로 남기지 않았는데 삼성가의 상속과 관련한 제반 결정에는 홍 관장이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홍 관장은 최근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삼성전자 주식 1500만주(지분 0.25%)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총 매각규모는 3조800억원이다.

삼성 일가는 2021년 상속세 신고 이후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5년 동안 6차례에 걸쳐 세금을 납부해 왔으며 이달 말이 마지막 납부 기한이다. 이 선대회장이 남긴 유산은 약 26조원 규모로 여기에 부과된 전체 상속세는 약 12조원에 달한다.

홍 관장의 상속세 부담이 3조1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재용 회장이 2조9000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2조6000억원,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2조4000억원 순이다.

그동안 상속세 납부는 삼성 지배구조의 리스크로 지목돼 왔는데, 이달 삼성가의 상속세가 완납되면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이재용 회장의 지배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삼성을 움직이는 것은 겉으로 보이진 않지만 사실상 ‘홍라희 리더십’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창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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