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사진=연합뉴스
| 뉴스워치= 김재창 기자 | 간편 송금앱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브리카의 이승건(44) 대표는 여느 스타트업 창업자와 달리 서울대 치대를 졸업한 치과의사 출신이다. 안정적인 미래가 보장되는 치과의사를 그만 두고 창업에 도전했는데 그래서인지 그를 두고 혁신적이고 모험심이 강하다는 얘기가 업계에서 종종 나온다.
20대 마지막 송년회 자리에서 불현듯 ‘인생이 짧다’는 생각이 들었던 그는 고민 끝에 당장 죽어도 후회가 없을 만한 일에 매진하기로 결심하고 창업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전라남도 신안군 암태도에서 공중보건의로 병역을 마쳤는데, 공중보건의 소집해제 바로 다음날 사업자등록을 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독특하면서도 유니크한 경영철학을 갖고 있는데, 인간은 원래 일하기 싫어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억지로 일하게 하는 환경은 회사를 비효율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실제 토스는 강제로 일을 시키지 않고 회사 구성원 스스로가 일을 찾아서 하는 조직문화로 유명하다. 수평적이고 자발적인 분위기 조성을 위해 토스는 일반 기업에서 흔히 사용하는 대리나 과장 등과 같은 직급호칭을 따로 만들지 않았다. 이승건 대표도 회사 내에서는 ‘이승건 님’으로 통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26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결과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신규 편입됐다. 지난 2015년 간편송금 앱을 출시한 지 11년 만이다.
대기업 지정은 토스가 제도권 금융의 주류로 인정받았다는 성과인 동시에 규제 비용 증가와 사회적 감시라는 가볍지 않은 과제를 떠안은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2023년까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비바리퍼블리카는 2024년 영업이익 907억원, 당기순이익 213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3360억원으로 전년보다 270.3%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2018억원으로 846.7% 급증했다.
창립 초기 어려움을 딛고 실적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토스의 잦은 전산사고는 이 대표가 해결해야할 ‘숙제’로 지적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증권사 59곳의 전산장애 민원은 총 103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토스증권이 1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2021년 토스증권 출범 이후 분기기준 역대 최고치다. 토스증권은 이에 대해 “국내 증시 활황에 따른 거래량 확대로 장애가 일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토스증권은 지난 8일 한국콜마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실적 발표과정에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연결기준이 아닌 별도기준으로 잘못 표기해 구설에 올랐다. 실제 한국콜마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한 7280억원, 영업이익은 789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였지만 토스증권 MTS에는 매출 3430억원, 영업이익 512억원으로 표시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타트업 특유의 빠른 결정과 공격적인 서비스 출시 전략이 토스의 성장동력이 됐다”면서도 “금융업 특성상 요구되는 시스템 안정성과 내부통제 체계가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혁신적이고 모험심이 강하긴 하지만 사소한 실수도 용납하지 않으려는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로도 알려져 있다. 최고경영자임에도 토스의 사소한 서비스까지 모두 챙기는 그가 잦은 전산사고에 어떤 ‘대비책’을 내놓을지 기대된다.
김재창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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