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투데이]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노인 돌봄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이를 감당할 현장 인력은 한계에 가까워지면서 돌봄 인력 확충과 AI 기반 관리·보조 시스템 도입,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 정비가 동시에 추진되는 국면에 들어섰다. 국책연구기관은 현재 수준의 서비스를 유지하려면 2043년까지 요양보호사 99만명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분석했고, 정부는 올해부터 통합돌봄 전국 시행과 디지털 기반 돌봄 서비스 확산을 병행하며 대응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이 16일 발표한 ‘노인돌봄서비스 인력의 전망과 정책방향’에 따르면 장기요양서비스 수요는 2043년 2023년 대비 2.4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1차 베이비붐 세대가 75세 이상 초고령층에 본격 진입하는 2030년대 중반 전후 수요 증가 속도가 가팔라질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근로 요양보호사는 2023년 71만명 수준에서 2034년 80만6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수준의 돌봄 품질을 유지하려면 추가 필요 인력은 2033년 33만2000명, 2038년 62만5000명, 2043년 99만명에 달한다.
◆ 수요는 급증하는데 인력은 고령화
문제는 단순한 인력 부족을 넘어 인력 구조 자체가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근로 요양보호사 중 60세 이상 비중은 2023년 63.1%에서 2043년 72.6%로 높아질 것으로 추산됐다. 이 경우 요양보호사 1인당 서비스 수요자는 현재 1.5~1.9명 수준에서 2030년 1.9~2.4명, 2040년 3.0~3.7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돌봄 현장의 부담이 커질수록 서비스 질 저하와 지역 간 수급 불균형도 함께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고령화가 빠른 지역일수록 인력 확보 여건이 더 취약해 향후 지방의 돌봄 공백이 먼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고서는 돌봄 인력난의 배경으로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로환경, 높은 이직률을 지목했다. 자격 취득에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보상 수준은 낮아 국내 인력만으로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외국인 인력 활용 확대가 대안으로 제시되지만, 제도 설계와 지역 배치, 장기 근속 유인 없이는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결국 돌봄 문제는 복지 서비스 공급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시장, 지역소멸, 재정, 인구 구조 변화가 겹친 구조적 과제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 통합돌봄 전국 시행…재가 중심 전환
정부는 인력 부족에 대응하는 한 축으로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를 전국 단위로 가동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3월 27일부터 전국 모든 지방자치단체에서 통합돌봄 본사업을 시행했고, 이를 위해 229개 시군구에 전담조직과 인력 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통합돌봄은 고령자 등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살던 곳에서 보건의료, 건강관리, 장기요양, 일상생활 지원 등을 통합적으로 받도록 하는 제도다. 신청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에서 가능하며, 정부는 재입원 감소와 가족 돌봄 부담 완화, 재가생활 유지기간 확대 등을 기대 효과로 제시하고 있다.
시행 초기 수요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에 따르면 제도 시행 2주 만에 신청자는 8905명으로 집계됐고, 이는 기존 시범사업 대비 4.6배 수준이다. 방문진료의 핵심 제공기관인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는 전국 422개소가 지정됐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추가 지정도 추진되고 있다. 이는 돌봄 수요가 예상보다 넓고 빠르게 표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현장 인력과 지역 서비스 연계 체계를 얼마나 촘촘히 구축하느냐가 제도 안착의 관건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 AI 돌봄 기술 개발도 정책 축으로 부상
이와 함께 AI 기반 돌봄 기술 개발과 서비스 확산도 정책 대응의 또 다른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6년 업무 방향에는 ‘국민 모두가 함께 누리는 K-AI’ 확산과 사회문제 해결형 연구개발 확대가 포함됐다. 정부는 AI를 지역경제와 산업 생산성뿐 아니라 국민 생활 서비스 혁신에도 접목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고, 복지·안전 등 현장 수요 기반 기술 개발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고령자 돌봄 분야에 적용하면 생활, 주거, 건강관리, 위험 감지, 서비스 연계 기능을 하나의 디지털 체계로 묶는 방식의 고도화가 가능해진다.
실제 현장에서는 스마트홈 기반 안부 확인, 활동량·낙상 감지, 복약 알림, 원격 건강 모니터링, 돌봄 로봇 등 다양한 보조기술이 돌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수단으로 거론된다. 다만 이런 기술은 인력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부족한 현장을 보완하고 위험 신호를 조기에 포착하는 방향에서 효용이 크다. 결국 인력 처우 개선과 지역 돌봄 인프라 확충 없이 기술만으로 문제를 풀기는 어렵지만, 반대로 기술 활용을 외면한 채 인력 공급만 기다리기에도 수요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에서 인력 확충과 통합돌봄, AI 기술을 결합한 복합 처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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