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청약통장 5000만 원에 사들여 강남 아파트 ‘당첨 장사’…261억 원대 불법 전매 일당 39명 검거

아파트 청약통장을 수천만 원에 사들여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에 당첨된 뒤 분양권을 불법으로 되팔아 거액을 챙긴 부동산 브로커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불법 거래한 아파트의 분양가는 모두 261억 원에 달한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서울 강남 등 아파트 14곳 부정 청약·불법 전매 적발…전매수익 26억8000만 원

부산 경찰, 녹취파일 2만 건 분석해 조직 실체 밝혀…현재 시세차익만 223억 원 추산

부산=이승륜 기자

아파트 청약통장을 수천만 원에 사들여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에 당첨된 뒤 분양권을 불법으로 되팔아 거액을 챙긴 부동산 브로커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불법 거래한 아파트의 분양가는 모두 261억 원에 달한다. 부동산업자뿐 아니라 공인중개사와 전직 공무원, 은행 간부 등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기장경찰서는 주택법 위반 혐의로 부동산업자 A(여·60대) 씨를 구속하고, 청약통장 양도자와 분양권 알선 브로커, 불법 전매수인 등 3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지난 2024년 3월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강남권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청약통장을 불법으로 사고팔아 아파트 분양에 당첨된 뒤 전매제한 기간에도 분양권을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먼저 A 씨는 특별공급 등에 당첨될 가능성이 높은 청약통장을 가진 사람들에게 접근했다. 통장 명의자에게 3000만∼5000만 원을 건네고 청약통장을 사들인 뒤 이를 이용해 서울 강남권 아파트 분양에 당첨되는 수법이었다.

당첨 이후에는 이른바 ‘떴다방’으로 불리는 분양권 불법 거래 조직이 움직였다. 공인중개사 등 알선 브로커가 매수인을 찾아 분양권을 넘겼다. 투기 방지를 위해 일정 기간 분양권을 사고팔지 못하도록 한 전매제한 규정도 무시했다.

청약통장 확보부터 부정 청약, 분양권 알선과 불법 전매까지 단계마다 역할을 나눠 움직인 것이다. 경찰은 이들이 청약부터 전매까지 전 과정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조직적인 거래망을 구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수법으로 불법 거래된 아파트는 서울 투기과열지구 내 14채로, 분양가 합계는 261억 원에 달했다. 경찰이 파악한 전매수익은 26억8000만 원이다. 특히 해당 아파트들의 이달 초 기준 시세차익은 모두 22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이는 현재 시세를 기준으로 한 평가차익으로, 실제 실현된 범죄수익과는 구분된다.

피의자 39명 가운데는 부동산업자와 공인중개사 외에도 전직 5급 공무원과 은행 간부 등이 포함됐다. 청약통장을 사고파는 행위에 다양한 직업군이 가담한 셈이다.

분양권 불법 되팔이 조직 범행 방식.

경찰은 지난해 6월 불법 전매 관련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같은 해 9월 서울에서 활동하던 알선 브로커 B 씨를 특정해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녹취파일 약 2만 건과 SNS 대화 내역, 계좌 거래 기록 등을 분석해 청약통장 매매부터 분양권 불법 전매에 이르는 조직의 실체를 밝혀냈다.

경찰은 추가 범죄수익과 관련 혐의를 추적하는 등 엄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다. 기장서 관계자는 “떴다방 조직이 청약통장 단계부터 가격을 만들어내고 전매 과정에서 고가의 프리미엄을 얹어 무주택자와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비용을 끌어올리는 부동산 거래질서 교란행위의 핵심 연결고리였다”며“그간 명의 도용이나 개별 부정 청약 적발에 머물렀던 수사에서 벗어나 청약통장 모집부터 분양권 전매까지 연결된 거래 구조를 규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