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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청년변호사들 갈 곳 없어 '강제 개업'… 과잉 배출 멈춰야" 빗속 집회

그러면서 "법무부는 법률 AI 서비스의 등장, 생산인구의 감소로 인해 변호사 취업공고가 감소하는 등... 잡았다"며 AI와 청년변호사 실업 문제를 언급했다. 정 대변인은 "계약서 검토, 판례 검색, 서면 작성 등 과거...

"청년변호사들 갈 곳 없어 '강제 개업'… 과잉 배출 멈춰야" 빗속 집회

대한변협, 6일 ‘변호사 배출 수 감축’ 대규모 집회 개최

15회 변시 합격자 수 발표 앞두고 “1500명 이하” 촉구

“과도한 수임경쟁, 의뢰인 민원·변호사 징계로 이어져”

“15년 지속되는 한시법?”… ‘결원 보충제’ 문제 지적도

△ 대한변호사협회가 6일 경기도 과천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변호사 배출 수 감축을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있다

빗속에서 ‘변호사 수 감축’을 외치는 목소리가 올해도 이어졌다. 변호사들은 법무부를 향해 “대책없는 양적증원 피해자는 국민이다” “막나가는 대량배출 막막해진 법조시장” “변호사간 과잉경쟁 국민피해 초래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피켓을 들고 법조시장 정상화를 촉구했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정욱)는 6일 경기도 과천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변호사 배출 수 감축을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즉각 감축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김정욱 협회장은 “정부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 당시 변호사 배출 수를 늘리는 대신 변호사 업무와 중첩되는 인접 자격사를 단계적으로 감축, 통폐합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러나 정부는 약속과 달리 법조인접 자격사의 산발적인 배출을 방관하고 있으며, 동시에 대규모의 신규 변호사들을 배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법조유사직역 수는 60만 명 이상으로 세계 최대 규모 수준이며, 변호사와 법조유사직역을 이중으로 양산하는 유례없는 법조인력 선발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며 “영국, 미국 등 해외 주요국에서는 세무사, 노무사 등 법조인접직역 자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정욱 협회장은 우리나라와 법조 체계가 가장 유사한 일본과의 비교를 통해 과잉 배출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인구 대비 신규 등록 변호사 수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일본의 4~6배에 달한다”며 “일본과 동일한 수준으로 신규 변호사를 배출한다고 했을 때 우리나라의 신규 등록 변호사 배출 목표는 약 340명에서 510명 수준인데, 현재 이 수치의 3~5배에 달하는 1750명을 해마다 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그 결과 변호사시험에 합격하고도 실무 교육 기회를 받지 못하는 신규 변호사가 생겨나고 있다”며 “과도한 수임 경쟁으로 법률 시장이 과열되면서 의뢰인들의 민원과 변호사들의 징계 건수도 늘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법무부는 법률 AI 서비스의 등장, 생산인구의 감소로 인해 변호사 취업공고가 감소하는 등 법률서비스 수요 축소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해마다 1700명 이상의 신규 변호사를 배출하고 있다”며 “변호사 업계 실상과 인구구조 변동, 경제 규모와 인접 자격사 규모 등을 고려해 2026년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1500명 이하로 결정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 6일 경기도 과천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열린 ‘변호사 배출 수 감축을 위한 대규모 집회’에서 김정욱 대한변호사협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조순열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정부는 로스쿨을 도입하면서 유사 직역을 통폐합하고 그 시장을 우리 변호사들이 대신하게 하자고 약속을 했고, 1000명에서 15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며 “유사 지역 통폐합은 중단되고 오히려 늘고 있고 1500명으로 약속했던 그 숫자를 야금야금 1750명까지 늘렸다”고 지적했다.

결원보충제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결원보충제가 15년째 이어지고 있는데 15년간 지속되고 있는 한시법이 한시법이라고 할 수 있냐”며 “왜 대학의 재정 때문에 10%가 넘는 입학생들을 추가로 뽑고 있는지 그걸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지방변호사회도 목소리를 보탰다. 최정현 인천지방변호사회장은 “과거에는 국민 수에 비해 변호사 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증원이 추진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변호사 수가 과잉 상태에 이르러 계속 방치할 경우 국가 사회 시스템과 법률서비스가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무분별한 배출은 부족한 것만 못하며 그 피해는 결국 국민과 후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병희 대구지방변호사회장도 “로스쿨 도입 이후 단기간에 수천 명의 법조인이 추가 배출됐는데 같은 기간 의사 증원과 비교해도 속도와 규모 면에서 과도한 수준”이라며 “이러한 정책은 결국 법무부가 만든 것인 만큼 이제는 책임 있게 돌아보고 바로잡아야 할 것이며 법무부가 해결하지 못한다면 국회가 입법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사 과잉 배출로 일자리 부족과 사건 수임난을 체감하고 있는 청년변호사들의 호소도 이어졌다.

채용현(변호사시험 4회) 한국법조인협회 회장은 “지금 우리 업계는 ‘각자도생’이 아니라 ‘각자도살’의 길을 걷고 있다”며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지만 법조시장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로스쿨의 반발을 완화하기 위해 4년제 전환 등 현실적인 대안을 함께 논의하면서, 변호사시험을 교육과정에 포함시키고 산학연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조인 양성제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전선이(변시 10회) 변협 제2기획이사는 “지난 15년간 변호사 수는 4배 가까이 늘어난 반면 법률시장은 그에 상응해 성장하지 못했고,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하면 시장은 사실상 정체되거나 오히려 축소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단순히 공급을 늘리는 방식이 아닌 장 상황을 반영한 적정 인원 관리와 합격자 수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정희(변시 4회) 변협 대변인은 개업변호사가 겪는 현실적인 생존 문제들을 짚었다. 조 대변인은 “공급 과잉으로 (개업변호사들은) 정상적인 수임료 제시가 어려워졌고, 무분별한 저가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 법률시장은 자본력을 앞세운 광고형 로펌과 사무실 유지조차 버거운 초소형 사무실로 양극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업변호사의 붕괴는 결국 법률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개업 시장에 희망이 없어지면서 사명감을 가진 젊은 변호사들이 사라진다는 것은 국민이 믿고 사건을 맡길 유능한 변호사도 함께 사라진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 6일 경기도 과천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열린 ‘변호사 배출 수 감축을 위한 대규모 집회’에서 정혁주 대한변협 대변인이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정혁주(변시 13회) 대변인도 “저는 지난해 2년차 어쏘 변호사로 이 자리에 섰지만 오늘은 개업 변호사로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며 AI와 청년변호사 실업 문제를 언급했다.

정 대변인은 “계약서 검토, 판례 검색, 서면 작성 등 과거 청년변호사들이 맡아왔던 업무를 상당 부분 대체하고 있고 그 결과 로펌들은 채용 규모를 줄여 청년변호사들은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며 “과거 개업은 충분한 경험과 실력을 쌓은 뒤 선택하는 길이었지만, 지금은 청년변호사들이 생존을 위해 떠밀리듯 선택하는 절벽과 같은 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시대를 직시하고 변호사 공급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즉각 마련하고, 일자리 감소 현실을 외면한 채 청년변호사를 절벽으로 내모는 결원보충제는 즉각 폐지해야 한다”며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를 현장 중심으로 전면 개편해 실제 법률시장 상황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 6일 경기도 과천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열린 ‘변호사 배출 수 감축을 위한 대규모 집회’에서 김상희 대한변협 사무총장이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이어 변협은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감축과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낭독했다. 성명 낭독에 앞서 김상희(변시 1회) 변협 사무총장은 “매년 2000명 안팎의 학생을 선발해 3년간 교육하고도 절반 가까이를 탈락시키는 구조가 과연 정상적인지 되짚어봐야 한다”며 로스쿨의 책임 있는 역할을 강조했다.

감상희 총장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 역시 모두 로스쿨 교수들의 제자고, (로스쿨 교수들은)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변호사 수를 늘리는 것이 먼저인지 아니면 부실한 로스쿨 교육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먼저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협은 성명을 통해 “2026년 4월 기준 등록 변호사는 3만 8234명으로, 법학전문대학원 도입 17년 만에 4배 급증했다”며 “특히 최근 한국정책학회가 발표한 ‘법률시장 구조 변화와 적정 변호사 공급 규모 산정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 국내 법조 시장은 인구 및 경제 지표상 적정 수준보다 무려 5000명 이상 변호사가 과잉 공급된 심각한 포화 상태”라고 진단했다.

변협은 과잉 공급으로 인해 변호사 1인당 월평균 수임 건수가 2008년 6.97건에서 현재 1건 미만으로 급감하는 등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변협은 “현재 변호사 중위소득은 연 3000만 원으로 전문직 종사자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일반 임금근로자 평균 소득인 45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처참한 수준”이라며 “생존을 위한 과도한 수임 경쟁은 법률서비스의 질적 저하와 상업화를 초래했고 실제 의뢰인의 민원 및 징계 건수가 이례적으로 증가하며 국민의 권익 침해와 사법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또 “인구 구조 변화와 AI 확산이라는 결정적 요인은 변호사 수요를 근본적으로 축소시키고 있다”며 “생성형 AI 확산에 따라 2030년까지 전문직 직무의 70~80%가 자동화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법조계만 외면하는 것은 명백한 정책적 방임”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 결정 과정의 불투명성도 문제로 지적했다. 변협은 “정부는 객관적 지표와 현실을 외면한 채 매년 과도한 합격자 수를 유지해 왔으며 공정한 절차와 객관적 기준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자초했다”며 “실제로 합격자 수는 매년 4월 발표 당일에서야 관리위원회 심의를 통해 결정됐는데, 국가 전문자격시험임에도 합격 인원을 사전에 확정하지 않은 채 시행하고 발표 직전에야 위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되는 현행 방식은 법조시장의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후진적 시스템”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법무부는 올해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즉각 1500명 이하로 결정하고, 단계적 감축을 통해 연간 합격자 수를 1000명 이하 수준으로 정상화하는 중장기 수급 로드맵을 확정하라”며 “매년 발표 당일 밀실에서 다수결로 결정하는 자의적인 합격자 결정 시스템을 전면 폐지하고 사전에 선발 인원을 공고하는 투명한 절차를 구축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법무부는 24일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를 열고, 당일 저녁 제15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가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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