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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청년농업인 실전 경영 현장 “농사는 경영이다”

물론 품종만 따라가다 망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는 맛과 크기에서 확실한 성능을 가진 ‘신틸라’ 같은 신품종으로 계속 리뉴얼합니다.” 평택에서 블루베리와 딸기 농사를 짓는 심세용 대표는 농업을 IT 기기처럼...

청년농업인 실전 경영 현장 “농사는 경영이다”

단순 생산에 그치던 농업이 첨단 기술과 고도화된 경영 전략을 만나 진화하고 있다.

한국농수산대학교 과수과를 졸업하고 영농 현장에 뛰어든 한 청년 농부가 있다. 첫 농사의 쓰라린 실패와 좌절을 겪기도 했다. 시행착오 끝에 소비자 맞춤형 블루베리 품종 갱신에 성공하고, 딸기 농사와 드론 방제를 결합해 365일 멈추지 않는 수익 창출을 구축한 경기도4-H연합회장인 평택 심세용 대표. ‘지속 가능한 농업’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과 현장의 생생한 그의 목소리를 취재했다.

심 대표의 성장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원정원 과장은 “심세용 회장은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끊임없는 품종 갱신과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한 경영 전략을 현장에 실제로 구현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기도4-H연합회장으로서 보여주는 리더십 또한 청년 농업인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고품질 블루베리와 딸기 생산에 매진하는 심 회장이야말로 대한민국 미래농업을 이끌어갈 진정한 리더”라고 치켜세웠다.

현실은 냉혹, 도전은 언제나 설렌다

그 당시 주변에 논과 밭밖에 없던 시골 마을에서 자란 심세용 대표는 “대기업 다니는 사람 못지않게 오너가 될 수 있다”는 아버지의 권유와 담임 선생님의 조언으로 농업을 선택했다. 한국농수산대학교 과수과 졸업 후 지금은 멋진 농장 경영주가 됐다.

대학 시절 가장 큰 전환점은 ‘장기현장실습’이었다. 선진 농장에서 보낸 10개월은 그에게 농업이 단순한 생산이 아님을 깨닫게 해주었다.

“블루베리를 수확해 파는 게 아니라 묘목 판매부터 잼, 와인 공장 운영, 온라인 판매까지…. 18억 원이라는 순수익을 올리는 기업형 농업의 모습을 직접 보고 매료됐습니다.”

그는 졸업과 동시에 자신의 농장을 차리고, 가락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일중 비가림 하우스’를 활용한 조기 수확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경험 부족과 23살 어린 나이에 가졌던 ‘사장’이라는 자만심은 결국 첫 농사를 실패로 이끌었다. “친구들 술 사주느라 정신 못 차렸다”는 솔직한 회상은 역설적으로 그를 진짜 ‘경영인’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 밑거름이 되었다.

실패에서 배운 교훈, “품종이 곧 경쟁력”

블루베리 농사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깨달은 핵심은 ‘품종’과 ‘시장성’이었다. 남들보다 빠른 출하를 노렸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노지와 하우스의 수확 시기 차이가 거의 없어졌다. 그래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기존 품종을 모두 걷어내고 소비자가 선호하는 ‘맛’과 ‘크기’, ‘외관’을 모두 잡은 신품종으로 갱신했다.

“첫째는 신맛보다 달콤한 맛, 둘째는 뽀얀 분가루가 잘 묻어나는 외관, 셋째는 압도적인 크기를 기준으로 품종을 선택했습니다. 또한 지원금에 의존하기보다 농사지어 번 돈을 다시 묘목에 재투자하며 최고의 품질을 만드는 데 집중했죠.”

딸기와 멜론, 그리고 드론…. 365일 멈추지 않는 수익

블루베리는 수확 시기가 짧아 연중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친환경 멜론 농사에 도전했지만, 병해충으로 인해 수확 직전 전량을 폐기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멈추지 않았다. 경기농업기술원 마이스터 대학을 다니며 인맥을 쌓고 기술을 배워 ‘딸기’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현재 530평 규모의 고설 양액 재배 시설에서 딸기 체험농장을 운영하며, 겨울부터 봄까지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드론 방제와 가로수 관리 등 외부 사업까지 병행하며 ‘연중 수익 구조’를 완성했다.

“딸기 육묘에 쏟을 에너지를 차라리 드론 방제에 쓰고, 그 수익으로 딸기 우량 묘를 구매하는 그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이 그의 실용적인 경영 철학이다.

“농사도 아이폰과 삼성 휴대전화기처럼 업그레이드해야죠”

“아이폰이나 삼성 휴대전화기도 업그레이드하잖아요. 기종에 따라 성능 차이가 있듯이, 품종에 따라 소득도 달라지죠. 그래서 소득 일부분을 재투자해서 새로운 품종으로 갈아타야죠. 물론 품종만 따라가다 망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는 맛과 크기에서 확실한 성능을 가진 ‘신틸라’ 같은 신품종으로 계속 리뉴얼합니다.”

평택에서 블루베리와 딸기 농사를 짓는 심세용 대표는 농업을 IT 기기처럼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기술 집약적 비즈니스’로 바라본다. 미국산 수입 묘목이 주를 이루는 블루베리 시장에서, 아이폰과 삼성 휴대전화기의 세대교체처럼 과감한 품종 갱신을 통해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틈만 나면 광교 갤러리아 백화점이나 강남의 핫플레이스로 향한다. 단순히 쇼핑을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다. 농업인으로서 시장의 흐름을 읽고,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이 어떤 가치로 소비자에게 전달될지 연구하는 ‘시장조사’의 일환이다.

농업기술센터는 청년농업인의 마음을 읽는 분들

심 대표의 혁신적인 행보 뒤에는 평택시농업기술센터의 든든한 조력이 있었다. 특히 원정원 과장과 청년농업인 담당자인 조익현 선생님은 아낌없이 청년농업인들과 소통한다.

“영농에 처음 뛰어들었을 때 지원 사업이나 교육을 전혀 몰랐어요. 그때 원정원 과장님과 조익현 선생님이 항상 먼저 제가 하는 작목에 무엇이 필요한지 읽고 알려주셨죠. 특히 시기에 맞는 교육이 뭔지 항상 먼저 물어봐 주시고, 유머러스하게 대해주시니 소통이 너무 편해요. 저희 4H연합회 행사 때마다 고생했다고 커피 한 잔, 밥 한 끼 사주시는 따뜻한 마음이 큰 힘이 됩니다.”

청년농업인 담당 조익현 지도사는 “심세용 대표는 단순히 시키는 대로만 하는 농업이 아니라, 본인의 작목에 필요한 사업과 교육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먼저 질문을 던지는 능동적인 청년 농업인”이다. “특히 블루베리 품종 갱신이나 딸기 양액 재배 시설 도입 과정에서 보여준 추진력은 현장의 실무자로서도 배울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센터에서 제안하는 교육이나 행사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동료 회원들을 위해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심 대표의 진심이 고품질 블루베리와 딸기 농사의 결실로 나타나는 것 같아 뿌듯하다”는 격려의 말을 덧붙였다.

‘평택 농업 관광 벨트’를 꿈꾼다

이미 연간 4,000명에 육박하는 딸기 체험객을 유치하고 있는 심 대표의 최종 목표는 평택을 ‘농업 관광 단지’로 만드는 것이다.

“외국 여행을 가면 와이너리 투어를 하듯, 우리 동네의 바나나, 포도, 딸기 농장을 연결해 일일 투어 코스를 만들고 싶습니다. 서울과 가까운 평택의 지리적 이점을 살려 사람들이 와서 즐겁게 돈을 쓰고 가는 관광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꿈입니다.”

심 대표는 자신의 농장 인근의 장미농장, 바나나 농장 등과 연계한 ‘관광 투어’ 구상을 더욱 구체화하고 있다. 평택역에서 가깝고 안성천이 흐르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와이너리 투어를 하듯 평택의 농가들을 순례하는 코스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 동네에 오면 즐겁게 체험하고, 지역의 특색 있는 농산물을 쇼핑하며 머물 수 있는 ‘지중해 마을’ 같은 관광 단지를 조성하고 싶습니다. 로컬푸드 직매장이나 드라이브스루 형태의 판매 방식도 구상 중이죠.”

네이버 스토어 통해 예약하는 딸기 체험 농장 운영부터 가락시장과 두레생협을 넘나드는 판로 개척까지, 그의 모든 행보는 철저한 시장 분석에 근거한다.

“농사는 단순히 땅을 일구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흐름을 읽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경영’입니다. 앞으로도 소비자가 먼저 찾는 맛있는 농산물을 생산하며, 농업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4h 네트워크가 곧 경쟁력

경기도4-H연합회장으로서 그는 회원들에게 끊임없이 교육과 연계를 강조한다. 대학이나 기관 등을 연계해 청년 농업인들이 전문성을 쌓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도 그의 몫이다.

“청년 농업인들끼리의 네트워크는 단순히 친목 도모가 아닙니다. 한 시간의 대화로 남의 3년 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기회죠. 경기도 청년 농업인들이 글로벌 트렌드에 걸맞은 농업을 실천할 수 있도록 더 넓은 시장으로 이끌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딸기를 챙겨주는 그의 손길에는 자신이 키운 작물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묻어났다.

* 이 기사는 팜앤마켓매거진 2026년 5월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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