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5년 새 큰 폭 감소"
좋은 일자리 정체, 초급 일자리 감소
청년 남성 고용이 흔들린 배경에는 좋은 일자리 정체와 초급 일자리 감소, AI 확산이 겹친 노동시장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 뉴스티앤티 DB
청년 남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줄어드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5~34세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00년 89.9%에서 2025년 82.3%로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이 감소 폭이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도 큰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변화는 단순한 취업난을 넘어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구조 자체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청년층 내 경쟁구조 변화와 산업구조 변화, 고령화, AI 확산 등을 주요 배경으로 제시했다. 특히 남성 밀레니얼 세대의 경제활동 참여 저하가 30대 후반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좋은 일자리 정체, 초급 일자리 감소
한국은행은 고학력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 확대를 주요 변화 중 하나로 꼽았다. 1991~1995년생 4년제 대졸 이상 남성의 경제활동참가 확률은 같은 학력의 1961~1970년생 남성보다 15.7%포인트 낮아진 반면, 여성은 10.1%포인트 높아졌다. 전문직과 사무직에서 여성 취업자가 남성과 비슷한 수준까지 증가한 점도 함께 제시됐다.
다만 보고서가 시사하는 핵심은 성별 간 단순 경쟁보다 노동시장 전체의 수용 구조 변화에 있다. 질 좋은 일자리가 충분히 확대되지 않은 상황에서 더 많은 인력이 같은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흐름이 이어졌고, 그 부담이 청년층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청년 남성의 경제활동 이탈 역시 이런 구조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AI 확산·고령화, 청년 일자리 압박
청년층이 주로 진입하던 일자리 환경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제조업과 건설업 등 청년 남성이 상대적으로 많이 유입됐던 중·저숙련 일자리는 산업구조 변화 속에 줄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4년간 감소한 청년층 일자리의 대부분이 AI 고노출 업종에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청년층이 경력을 시작하는 입직형 일자리부터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고령층의 경제활동 연장도 같은 시기에 나타나고 있다. 보고서는 고령층 고용률이 2004년부터 2025년까지 12.3%포인트 상승했고, 증가분 상당수가 고학력 일자리에 집중됐다고 봤다. 위에서는 자리가 늦게 비고, 아래에서는 초급 일자리가 줄어드는 구조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이번 보고서는 청년 남성 고용 문제를 개인 역량 차원이 아니라 노동시장 구조 변화의 결과로 봐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좋은 일자리는 충분히 늘지 않았고, 초급 일자리는 줄었으며, 노동시장 퇴장은 늦어졌다. 한국은행이 대기업·정규직 중심의 경직된 구조를 완화하고 비정규직에 대한 투자와 전환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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