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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철강 이어 석화업계에도 하청 직고용 압박…불황·구조조정 속 삼중고

철강업계 등 제조업 전반에서 하청근로자에 대한 직고용 및 교섭 이슈가 부상하는 가운데, 석유화학업계에도 점차 이러한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중국발 공급 과잉 등 불황 장기화에 따른 업계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삼중고’를 겪게 됐다.

철강 이어 석화업계에도 하청 직고용 압박…불황·구조조정 속 삼중고

LG화학 전남 여수 NCC(나프타분해설비) 2공장 전경. LG화학 제공

철강업계 등 제조업 전반에서 하청근로자에 대한 직고용 및 교섭 이슈가 부상하는 가운데, 석유화학업계에도 점차 이러한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중국발 공급 과잉 등 불황 장기화에 따른 업계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삼중고’를 겪게 됐다.

26일 법조계 및 석화업계에 따르면, 광주고등법원 제2민사부는 지난달 27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에서 근무했던 하청근로자 34명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소를 제기한 근로자들은 협력업체 소속으로 여수공장에서 건자재 생산, 제품 포장·이동, 출하 업무 등을 담당해 오다가, 지난 2018년 12월 롯데케미칼이 기존 도급계약을 종료하고 여러 협력업체로 나눠 새로 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소속 회사만 바뀐 채 동일한 업무를 수행해 왔다.

근로자들은 롯데케미칼이 2년 이상 자신들을 파견근로자로 사용했다며 파견법에 따라 직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롯데케미칼은 이들을 상대로 업무상 지휘·감독을 한 사실이 없으며 도급계약만 맺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1·2심 재판부 모두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인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제2민사부는 2024년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원청이 사내 전산망과 이메일, 문자, 무전 등을 통해 작업량, 작업순서, 포장방법, 출하일정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했으며, 협력업체 현장대리인이 원청 지시를 독자적으로 판단하기보단 그대로 전달하는 역할에 그쳤다고 봤다.

또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원청 직원들과 함께 일하며 사실상 원청 사업에 편입됐고, 작업 설비와 소모품도 원청이 제공한 것으로 판단했다. 1심에 이어 2심 역시 이러한 기조를 유지하면서, 사측은 사실상 하청근로자를 직고용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절차상 상고가 남아있지만 대법원(3심) 판단은 법리만 판단하는 법률심이다.

하청노조의 원청 교섭 촉구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화섬노조(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소속 6개 지회는 지난달부터 기자회견 등을 통해 LG화학, 롯데케미칼, DL케미칼, 비를라카본코리아 등에게 지방노동위원회의 판결대로 즉각 사내하청노조와의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6월29일 각 원청이 교섭요구사실을 공고하지 않았다며 이를 시정하는 내용의 신청서를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했고, 지난달 20일 전남지노위가 이를 인용했다. 판정문을 받은 원청들은 전남지노위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한 상태다.

산업계 전반에선 재판과 중노위 등을 통해 하청근로자 직고용 또는 교섭의무에 대한 판단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다만 중국발 공급 과잉 등 구조적 불황이 길어지고 있는 석화업계는 최근 구조조정 및 사업재편을 통해 체질을 바꿔가는 실정이다.

국내 석화 사업재편 1호 프로젝트인 통합법인 ‘H&L어드밴스드(롯데케미칼-HD현대케미칼)’가 지난 1일자로 출범해 구조조정 효과가 현실화했으며, 여수에서도 여천NCC와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이 제출한 ‘여수 1호’ 사업재편안이 지난 7월 산업통상부의 승인을 받았다. 울산에서는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 에쓰오일 등 3사가 재편을 논의 중이나, 가동을 앞둔 ‘샤힌 프로젝트’로 인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들 석화기업들은 사업재편 속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스페셜티) 전환을 위한 투자도 단행해야 해 여타 지출을 최소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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