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 들면 못 타” 민원 잇따르자
‘정류장서 서행’ 등 자발적 서약서
30일 천안 시내버스 기사들이 난폭운전 근절 서약식을 시행했다. / 뉴시스
충남 천안의 시내버스 기사 700여 명이 30일 천안시에 ‘난폭 운전 근절 서약서’를 제출했다. 서약서엔 ‘정류장을 통과할 때 (기다리는) 승객 유·무와 관계없이 시속 30㎞ 이하로 주행하겠다’ ‘승객이 있으면 시속 20㎞ 이하로 서행하고 탑승 의사를 확인하겠다’ ‘급출발·급정거 등 난폭 운전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기사들은 자발적으로 서약서를 썼다고 한다. “손을 들지 않으면 버스가 서지 않는다” “급출발·급정거로 승객들이 위험하다”는 시민 민원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71만명인 천안에선 민간 버스 회사 3곳이 시내버스 399대를 운행한다. 천안시에 접수된 불친절·난폭 운전 민원은 2022년 554건에서 2023년 1061건으로 1년새 2배가 됐다. 2024년에도 903건이었다. 시민들은 “천안에선 도로까지 뛰어나가 버스를 잡아타는 일이 일상이다” “버스가 정류장을 지나쳐 다른 곳에서 내렸다” “기사가 레이싱을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대전에서 이사 왔다는 이모(41)씨는 “지역에 따라 서비스가 이렇게 다른지 몰랐다”며 “하차 벨을 늦게 누르면 욕하는 기사도 봤다”고 했다.
천안시는 2023년 정류장에 ‘버스 스톱 벨’을 설치했다. 버튼을 누르면 정류장 꼭대기에 설치한 스톱 사인에 불이 들어온다. 그래도 민원이 줄지 않자 작년엔 버스 기사석에 급출발·급정거 등을 잡아낼 수 있는 AI(인공지능) 카메라를 설치했다. ‘친절 수당(50만원)’도 신설했다. 덕분에 지난해 민원이 581건으로 줄긴 했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버스 타는 게 두렵다”고 했다.
이에 대해 기사들은 “일부 기사가 전체를 욕먹이고 있다”고 했다. 기사들이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천안시는 2020년 전후 시가지가 팽창했지만 버스 대수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기사들은 “하루 14시간 운전한 뒤 하루 쉬고 또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 “차 안에서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할 때도 있다”고 했다. 버스 회사들은 매년 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 적자는 약 180억원이었다.
천안시는 시가 예산을 들여 버스 회사의 적자를 보전해주는 준공영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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