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요약
생활 속 복합문화공간 이도마루
독자에서 창작자로의 독서 확장
문화예술과 휴식이 공존하는 공간
나성어린이집 원아들이 지난 8일 이도마루 도서관을 찾아 도서관 시설을 둘러보고 책을 읽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세종시교육청 평생교육원 제공
[대전일보사-세종시교육청 공동캠페인] 세종 '이도마루 도서관'
하루 평균 800여 명 찾아 체험·공연·전시 등 만끽
전통 도서관 넘어 문화예술 담은 소통의 장 조성
책을 읽던 어린이는 동화책을 만들고, 청소년은 읽은 책을 영상으로 풀어낸다. 가족은 공연을 즐기고, 시민들은 야외 중정에서 책과 쉼을 만난다. 읽고, 만들고, 누리는 일상이 된 도서관. 세종시교육청 평생교육원 '이도마루'다.
개원 8개월을 맞은 이도마루 도서관이 책을 빌리고 읽는 전통적인 도서관을 넘어 독서와 문화예술, 휴식이 어우러지는 생활 속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개원 이후 누적 대출 권수는 9만2000여 권, 하루 평균 800여 명이 찾는다. 책을 빌리러 온 시민이 공연과 전시를 만나고, 가족은 야외 중정에서 책과 휴식을 즐긴다. 도서관이 책을 읽는 곳에서 머물고, 경험하고, 표현하는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
어린이들이 지난 12일 독서의 달 행사에서 그림책 '문어 목욕탕'을 주제로 다양한 독서 체험을 하고 있다. 세종시교육청 평생교육원 제공
◇ 세대별로 다르게, 함께 머무는 도서관
이도마루 도서관의 특징은 공간에서부터 드러난다.
어린이자료실은 보호자와 아이가 나란히 앉아 그림책을 읽을 수 있도록 꾸몄다. 청소년실은 자율적인 탐색과 모임이 가능하도록 독립된 공간으로 구성했다. 일반자료실에서는 전문 분야 서적부터 최신 아트북까지 폭넓은 자료를 만날 수 있다.
세대마다 책을 고르는 방식과 도서관을 찾는 이유가 다르다는 점을 공간에 담았다. 아이는 그림책을 펼치고, 청소년은 관심 분야를 탐색하며, 성인은 전문서와 아트북을 찾아 읽는다.
자료 구성도 이용자의 관심을 따라 움직인다. 신간과 희망도서를 빠르게 확충하고 사회적 이슈와 계절에 맞춘 맞춤형 북큐레이션도 운영한다. 같은 책장을 둘러봐도 새로운 책과 주제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따로 또 같이' 머무는 공간이다. 이용 목적은 달라도 한 공간에서 전 세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시민들이 독서의 달 행사에서 그림책을 주제로 마련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며 독서와 문화 체험을 즐기고 있다. 세종시교육청 평생교육원 제공
◇ 도서관과 처음 만나는 아이들
도서관의 문턱을 낮추는 일도 꾸준하다.
이도마루는 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견학과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어린이들이 도서관을 친숙한 공간으로 받아들이도록 돕고 있다.
아이들은 도서관을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대출·반납 시스템을 직접 경험하고 그림책과 연계된 독후 활동에도 참여한다. 낯선 공간에 머뭇거리던 아이들이 어느새 스스로 책을 고르고 자리를 찾아 책장을 넘긴다.
'조용히 해야 하는 곳'이라는 도서관의 이미지보다 재미있는 책과 새로운 경험을 만나는 공간이라는 기억을 남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어린 시절 도서관과의 작은 만남이 독서 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첫 경험 자체가 하나의 교육이 되는 셈이다.
이도마루 도서관 어린이자료실에서 어린이들이 책을 읽으며 독서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세종시교육청 평생교육원 제공
◇ 책장을 넘기면 창작이 시작된다
이도마루의 독서는 읽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지난 겨울방학에는 그림책 작가 신유미·정호선을 초청해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이야기의 힘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책 속에서 만나던 작가에게 직접 질문하고 이야기를 들으며 독서의 경험을 넓혔다.
여름방학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동화책 만들기가 눈길을 끌었다.
어린이들은 머릿속 이야기를 글과 이미지로 구체화해 자신만의 동화책으로 완성했다. 책을 읽는 독자에서 이야기를 만드는 창작자로 역할이 바뀌는 순간이다.
청소년들은 한발 더 나아갔다. 사전 독서를 바탕으로 책을 소개하는 '북트레일러'를 직접 기획하고 제작했다. 읽은 내용을 자신의 언어와 영상으로 다시 풀어내며 책에 대한 이해와 표현의 폭을 넓혔다.
9월 '독서의 달'에는 가족 단위 체험과 사유를 결합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그림책 『문어 목욕탕』을 모티브로 한 입체 체험존과 레트로 포토존, 괴테 명작 북큐레이션과 문장 필사 코너 등이 시민들을 맞았다.
책을 읽고, 작가를 만나고, 직접 만들고, 생각을 표현하는 과정이 하나의 독서 경험으로 이어진다.
읽는 사람에서 만드는 사람으로. 이도마루가 지향하는 독서의 확장이다.
8월 12일 이도마루 '모락모락' 공연에서 컨트리 블루스 밴드 '웬즈데이 오프'가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세종시교육청 평생교육원 제공
◇ 책 빌리러 왔다가 공연도 보고
도서관은 문화예술을 만나는 공간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표 공연 브랜드 '모락모락(募樂募樂)'은 '즐거움이 모이고 피어오른다'는 의미처럼 인형극, 난타, 아카펠라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다. 지금까지 13회 공연에 4300여 명이 관람했다.
전문 작가와 연계한 기획전과 그림책 원화전도 이어지고 있다. 책을 빌리러 온 시민이 전시를 보고, 공연을 관람한 가족이 자료실을 둘러보는 식이다.
책과 문화예술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도서관을 이용하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오는 11월에는 청소년들이 직접 전시를 기획한다. 전시 주제 선정부터 안내 리플릿 제작, 입체 포토존 구상까지 학생들이 주도한다. 12월에는 '산타 브라스 밴드 퍼레이드' 등 연말 특화 공연도 예정돼 있다.
문화 프로그램이 단순한 부대행사를 넘어 시민이 다시 도서관을 찾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도마루 도서관 야외 중정에서 열린 '야외도서관 그림책 캠핑'에서 가족들이 잔디밭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세종시교육청 평생교육원 제공
◇ 잔디밭도 도서관이 된다
이도마루의 공간 실험은 건물 밖에서도 이어진다.
봄과 가을이면 야외 중정이 '야외도서관 그림책 캠핑' 공간으로 변한다. 캠핑카와 미니 텐트, 이동식 서가가 잔디밭에 들어서면 평범했던 중정이 색다른 독서 공간으로 바뀐다.
가족들은 원하는 곳에 앉아 자유롭게 책을 읽는다. 아이들은 텐트 주변을 오가며 책을 고르고, 부모들은 잔디밭에 앉아 책장을 넘긴다. 야외 공연이 시작되면 자연스럽게 무대 주변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도서관 안에서 책을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시민이 머무는 곳 자체를 독서 공간으로 바꾼 것이다.
책에 휴식과 놀이, 가족의 시간을 더하면서 도서관의 경계도 넓어졌다. 공연을 보러 왔다가 책을 만나고, 아이와 놀러 왔다가 그림책을 펼치고, 야외에서 쉬다가 서가 앞에 앉아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어린이들이 이도마루 도서관 그림책 캠핑에서 독서를 즐기고 있다. 세종시교육청 평생교육원 제공
도서관이 일상에 들어오면서 독서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이도마루가 만드는 변화는 단순히 이용객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식과 정보를 얻는 본래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책과 사람, 문화예술이 만나는 접점을 넓히는 데 있다.
책을 빌리고 돌아가는 공간에서 책을 매개로 사람을 만나고 문화를 경험하며 새로운 생각을 발견하는 공간으로. 개원 8개월 만에 9만2000여 권의 책이 시민의 손으로 건너갔다. 하루 800여 명의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숫자 너머에는 책을 고르고, 읽고, 만들고, 누리는 시민들의 일상이 쌓이고 있다.
평생교육원 관계자는 "책을 읽고 정보를 찾는 본연의 기능을 넘어 새로운 아이디어와 사람, 문화가 자유롭게 어우러지는 소통의 광장으로 만들어가고 있다"며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배움의 즐거움과 휴식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이도마루만의 독서·문화 생태계를 꾸준히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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