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복지 행복이음, 진해구 첫 시행
복지·금융·법률기관 지원 일원화
경남도, 대한법률구조공단 창원지부, 경남신용보증재단이 지난달 23일 도청에서 ‘경남 금융복지 행복이음 협력사업’ 협약을 맺었다. /경남도
7년 넘게 신용불량자로 살아온 ㄱ 씨는 파산 신청조차 쉽지 않았다. 지병으로 일을 하지 못하는 데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하면서 채무를 감당할 수 없게 됐지만 어디서 어떤 도움을 받아야 할지 몰랐고, 채권사별 부채증명서 발급부터 법률 절차까지 혼자 해결하기에 벅찼다.
그는 몇 달 전 경남금융복지상담센터와 법률구조공단 도움으로 파산면책 결정을 받았다. ㄱ 씨는 “혼자였다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일이다”며 “7년 넘게 따라다니던 채무 고통에서 벗어나 새 출발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ㄱ 씨처럼 빚 문제로 생계 위협을 받는 금융취약계층이 늘면서 경남에서 채무 상담부터 법률 구제, 사후 관리까지 한 번에 지원하는 통합 금융복지 체계가 본격 가동된다. 경남형 금융복지 통합지원 모형인 ‘경남 금융복지 행복이음’ 사업이다.
경남도·경남금융복지상담센터(경남신용보증재단)·대한법률구조공단 창원지부·신용회복위원회 창원지부는 업무협약을 하고 빚으로 고통받는 도민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경남금융복지상담센터 누리집에는 센터 도움을 받아 채무 고통에서 벗어난 도민들 후기가 게시되어 있다. /경남금융복지상담센터 누리집 갈무리
우선 창원시 진해구에서 먼저 시행한다. 진해구 지역 행정복지센터가 복지 상담 과정에서 채무 위기가구를 인지하면 신용회복위원회에 알리고, 금융복지상담센터는 상담과 서류 지원, 사례관리를 맡는다. 이어 대한법률구조공단은 개인회생·파산 등 법률 지원을 한다. 여러 기관이 절차를 일원화한 셈이다. 또 경남도는 누리집에 금융복지 지원 제도를 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통합 홍보게시판을 구축하고 사회보장정보망을 활용해 복지와 금융 연계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경남금융복지상담센터는 빚 문제는 단순한 개인 금융 문제가 아니라 생계와 주거, 취업까지 위협하는 복합적인 복지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최근 고물가·고금리 탓에 취약계층 채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경남금융복지상담센터에 채무 문제를 호소하는 도민은 꾸준하다. 지난해 총 상담 건수는 3321건이었고, 이 가운데 파산면책과 개인회생 등 채무조정 상담이 2850건으로 전체 85.6%를 차지했다. 상담자 74.2%는 기초생활수급자와 한부모가정 등 사회취약계층이었다. 연령별로는 60대가 36.3%로 가장 많았고, 부채 규모는 3000만 원 초과에서 1억 원 이하가 54%를 차지했다. 또 지난해 센터 지원으로 485명이 파산면책 등 법률적 채무조정을 받았고 면책 규모는 903억 원에 달했다.
박형진 경남금융복지상담센터장은 “금융취약계층은 개인회생이나 파산·면책 제도를 이용하고 싶어도 복잡한 절차, 서류 준비 부담, 법률 접근성 부족 등으로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고, 각 기관을 찾아다녀야 했다”며 “앞으로는 복지 담당 공무원이 상담 과정에서 장기 연체나 통장 압류, 추심, 생계 곤란 등 채무위기 신호를 확인하면 금융상담과 채무조정, 법률구제, 복지서비스 연계까지 한 번에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종근 진해구청장은 “진해구가 경남 금융복지 행복이음 사업 첫 번째 추진지역이 된 만큼 행정복지센터를 중심으로 도움이 필요한 구민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며 “4개 기관과 협력해 채무위기 구민이 경제적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촘촘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경남 금융복지 행복이음 사업은 도내 18개 시·군으로 확대 시행될 예정이다.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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