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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창간특집] 기술로 찾은 백신주권...녹십자·BMI '한국형 모더나' 도전

캐나다 아퀴타스(Acuitas)사와 협업 등을 통해 확보한 LNP 기술과 자체 mRNA 합성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UTR 특허, AI 기반 코돈 최적화, 전달 효율을 높인 LNP 기술이 대표적이다. 가장 강력한 무기는 역시 세계적...

[창간특집] 기술로 찾은 백신주권...녹십자·BMI '한국형 모더나' 도전

[편집자주] mRNA 플랫폼이 단순한 백신 기술을 넘어 국가 전략 자산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2028년까지 '국산 mRNA 백신 품목허가'를 목표로 5052억 원 규모의 대규모 지원을 가동했으며, GC녹십자와 아이진 등 국내 기업들은 이미 임상 단계에 진입하며 백신 자립화를 앞당기고 있다. 이에 팜뉴스는 창간 기획 시리즈를 통해 엔데믹 시대 mRNA의 유효성과 글로벌 기술 현황, 그리고 대한민국의 자립 여정을 집중 조명한다. 이번 기획은 다가올 감염병 시대를 주도할 K-제약·바이오 산업의 진화와 담대한 도전을 기록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1탄: 독감에서 항암까지, mRNA의 진화...화이자·모더나의 '백신혁명'

2탄: 기술로 찾은 백신주권...녹십자·BMI '한국형 모더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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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민건 기자] 한국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백신 접종은 늦었지만, 가장 빠르면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접종률을 달성한 나라다. 이른바 'K-방역'의 저력이었다.

하지만 이면에는 뼈아픈 자성이 남아있다. mRNA 백신 플랫폼 부재는 단순한 기술 격차를 넘어 위기 대응의 속도와 선택권이 외부 공급망에 좌우된다는 현실을 드러냈다. 방역에선 승리했지만 백신 주권은 해외 제약사들의 손에 있었던 것이다.

팬데믹은 우리에게 뚜렷한 질문 하나를 남겼다. 다음 감염병 위기에서도 다시 백신을 사오는 나라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백신을 만드는 나라로 나아갈 것인가.

질병관리청이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총 5052억원 규모의 팬데믹 대비 mRNA 백신 개발 지원사업을 가동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이 사업은 후보 물질 발굴이라는 단발성 과제가 아니다. 비임상부터 임상 3상, 나아가 품목허가까지 전주기를 지원해 국산 mRNA 플랫폼을 확보한다는 국가적 프로젝트다.

이번 창간기획 2편은 mRNA 플랫폼과 생산, 임상 역량을 묶어 '한국형 mRNA 생태계'를 실제 산업화 단계로 이끌 것인지를 집중 조명한다.

한국형 모더나 옥석 가리기 4개에서 2개로…이제는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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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의 mRNA 백신 개발 지원사업은 처음부터 다수의 기업을 넓게 지원하기보다, 완주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단계적으로 압축하는 '서바이벌' 구조로 설계됐다.

실제 2025년 4월 비임상 단계에서 GC녹십자, 레모넥스, 유바이오로직스, 한국비엠아이 등 4곳이 이름을 올렸지만, 이후 임상 1상 지원 단계에 들어서며 GC녹십자 그리고 한국비엠아이 주관 아이진 컨소시엄 두 곳으로 압축됐다.

R&D 단계에서 실제 임상 문턱을 넘기 위한 실행력 검증 국면으로 넘어간 것이다. 현재 전면에 선 GC녹십자와 아이진 컨소시엄은 확연히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

GC녹십자는 플랫폼과 생산, 개발 역량을 한데 모아 내부 인프라에서 수직 계열화한 통합형 플랫폼 모델이다. 반면, 아이진 컨소시엄은 임상 주관과 임상시험용 의약품 생산(한국비엠아이), 시제품 생산·CMC·독성·효능 평가(아이진), 항원 설계(알엔에이진), RNA 플랫폼(마이크로유니), LNP 전달체(메디치바이오) 등 각 분야 전문 기업들이 결합해 유연한 대응을 가능케 한 연합형 모델이다.

결국 이번 사업은 누가 먼저 성공하느냐의 속도 경쟁인 동시에 어떤 모델이 한국형 mRNA 산업화에 더 적합한지 입증하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GC녹십자, 설계부터 생산까지 '한 지붕에서' 수직 계열화

GC녹십자의 강점은 특정 백신 후보 하나보다 국내 대형제약사의 자본력과 인프라를 통해 mRNA 기술 플랫폼과 제조 역량을 수직 계열화했다는 데 있다.

자체 mRNA-LNP 플랫폼을 기반으로 후보물질 도출부터 제조·생산까지 전 과정을 단독 수행할 수 있는 구조가 핵심이다.

캐나다 아퀴타스(Acuitas)사와 협업 등을 통해 확보한 LNP 기술과 자체 mRNA 합성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UTR 특허, AI 기반 코돈 최적화, 전달 효율을 높인 LNP 기술이 대표적이다.

가장 강력한 무기는 역시 세계적 수준의 대량 생산 시설이다. 화순과 오창 등에 구축한 백신 생산 전용 공장은 임상 시료 생산은 물론, 향후 상용화 시 대량 생산까지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독감, 수두 백신 등을 공급하며 쌓은 제조 노하우와 검증된 생산력을 mRNA라는 신기술 플랫폼에도 적용한 셈이다.

이번 정부 과제에서 GC녹십자가 컨소시엄이 아닌 단독 주관 형태로 선정된 배경 역시, 자체 인프라와 제조 역량이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전 행보도 가장 빠르다. GC녹십자는 질병청 비임상 지원사업 선정 이후 코로나19 mRNA 백신 후보물질 개발을 이어왔고, 2025년 12월 임상 1상 IND 승인을 받았다. 올해 1월에는 첫 피험자 투여까지 마쳤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백신 임상을 경험하며 정부(질병청, 식약처)와의 소통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능력을 다져온 결과로 평가된다.

아울러 GC녹십자는 mRNA 기술을 백신 하나에 한정하지 않고 있다. 독자적 LNP 플랫폼을 활용해 항암 백신, 희귀질환 치료제, 유전자 편집 영역까지 확장하겠다는 청사진이다.

모더나가 mRNA 기술의 범용성을 차세대 패러다임으로 제시했듯, GC녹십자 역시 기술과 생산을 하나로 묶는 수직 계열화를 통해 mRNA 기술의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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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분야 스페셜리스트의 결합, 한국비엠아이가 키 잡은 'mRNA 연합군'

반면 한국비엠아이 주관 아이진 컨소시엄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부분은 주관기관이 한국비엠아이라는 사실이다. 연구 중심의 바이오텍을 넘어 임상과 생산, 허가, 상업화까지 끌고 갈 실행 축이 분명히 설정된 컨소시엄이라는 의미다.

현재 공개된 컨소시엄 구성은 매우 정교하다. 한국비엠아이는 컨소시엄을 총괄하며 임상 주관, 임상시험용 의약품 및 상업용 대량 생산을 맡는다. 아이진은 시제품 생산과 CMC, 독성·효능 평가를 담당하며, 알엔에이진(항원 설계), 마이크로유니(차세대 캡리스 saRNA 플랫폼), 메디치바이오(차세대 LNP 전달체)가 가세했다.

한마디로 설계, 전달, CMC, 임상, 생산 영역의 스페셜리스트들이 모였다. 단일 기업이 전 공정을 수행하는 모델은 아니지만, 각 분야 최고의 기술을 유연하게 결합한 것이다. 현재 국내 바이오 생태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연합형 플랫폼' 모델로 평가받는다.

특히 생산 거점을 보유한 한국비엠아이가 주관함으로써 연구 단계 기술이 실제 상업화 생산으로 이어지는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기술적 차별화도 분명하다. 체내에서 스스로 증폭하는 자가증폭 mRNA(sa-mRNA)와 캡리스(Capless) 구조를 활용해 적은 용량으로도 높은 면역반응을 유도하며 용량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독자 LNP 기술로 FTO(자유실시권)를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특허 분쟁 리스크에서도 벗어났다. 여기에 기존 mRNA 백신의 약점인 초저온 콜드체인을 극복하고 냉장(2~8℃) 보관·유통 가능성을 경쟁력으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구현된다면 팬데믹 상황에서의 물류 부담과 공급 속도 측면에서 강점이다. 특히 중·저개발국가를 포함한 글로벌 공급 전략에서 우위를 기대할 수 있다.

비임상 결과 역시 고무적이다. 후보 물질인 BMI2012는 기존 백신 대비 우수한 면역원성을 확인했을 뿐 아니라, 비임상 시험에서도 강력한 방어 효과를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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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제주 투트랙… '생산 가능한 플랫폼'이 진짜 실력

무엇보다 한국비엠아이·아이진 컨소시엄이 주목받는 진짜 이유는 기술만이 아니다. 생산과 상업화 역량이 뒷받침되고 있다.

한국비엠아이는 오송과 제주를 잇는 투트랙 생산 구조를 갖추고 있다. 오송은 mRNA 원액(DS) 생산부터 기술 고도화를, 제주는 완제(DP) 공정을 맡고 있다. 특히 오송캠퍼스는 연간 5000만 도즈에서 최대 1억 도즈까지 대응 가능한 상업용 스케일을 갖춰 임상 시료 공급은 물론 향후 대규모 상용화 시 즉각적인 스케일업(Scale-up)이 가능하다.

단순히 '좋은 후보 물질을 가지고 있다'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 임상용 의약품 생산과 향후 스케일업까지 염두에 둔 컨소시엄이라는 의미다.

특히 대형 CDMO들이 전임상~초기 임상 구간의 다품종·소량 생산을 기피하는 것과 달리, 한국비엠아이는 50~200리터급 배양 설비, 유연한 프로젝트 공정 전환 구조를 바탕으로 미충족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원액과 완제까지 이어지는 오송-제주의 이원화 체계, 여기에 축적된 20년간의 허가·품질관리 노하우를 결합해 기술개발 이후 흔히 발생하는 CMC·생산 병목을 줄일 수 있는 GMP 체계를 갖췄다. 실제 상업화를 위한 마지막 퍼즐을 이미 완성한 셈이다.

임상 진입은 출발선…최종 승부는 '산업화 완성도'

임상 1상 진입과 첫 피험자 투여는 어디까지나 거대한 여정의 출발선일 뿐이다. 국산 mRNA 백신 상용화는 임상 데이터뿐 아니라 규제 유연성, 생산공정 검증, 자재와 원료 공급망 안정성, 대량생산을 위한 품목허가 전략까지 치밀하게 요구되는 국가적 과제다.

이번 질병청 사업이 중요한 이유도 특정 후보물질 하나를 개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차기 팬데믹 상황에서 100~200일 이내 실제 생산과 공급이라는 국가적 대응 체계를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차세대 국내 mRNA 백신 경쟁은 '누가 더 유명한가'의 문제가 아니다. 후보물질의 실제 상업화 가능성, LNP를 비롯한 전달 기술 확보 여부, CMC와 생산 역량을 임상 단계와 품목허가까지 얼마나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에 따라 진짜 승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모더나와 화이자의 경쟁 역시 단순히 후보물질 개발이 빨랐기 때문만은 아니다. 설계, 생산, 규제 대응, 공급망, 품질 시스템이 한 몸처럼 움직였기에 가능했다.

분명한 것은 5052억원 규모 국가 프로젝트가 4곳에서 2곳으로 압축됐고, GC녹십자와 한국비엠아이 주관 아이진 컨소시엄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국산 mRNA 플랫폼 실현 가능성을 증명하는 본격적인 단계에 들어섰다는 사실이다.

후보군 윤곽이 점점 또렷해지는 가운데 GC녹십자와 한국비엠아이·아이진 컨소시엄 경쟁 속에서 '한국형 모더나'의 탄생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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