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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집중분석] '터보퀀트 쇼크'에 흔들린 삼전·하이닉스 '낙관론'의 근거

3월 한 달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각각 22.9%, 24.0%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 대장주로 지목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빠지면서, 코스피 지수도 19% 넘게 하락했다. 주지하다시피 삼성전자와...

[집중분석] '터보퀀트 쇼크'에 흔들린 삼전·하이닉스 '낙관론'의 근거

챗GPT를 활용해 생성한 이미지.

[더퍼블릭=김영일 기자] 3월 한 달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각각 22.9%, 24.0%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 대장주로 지목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빠지면서, 코스피 지수도 19% 넘게 하락했다.

주지하다시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가 컸는데,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동전쟁 종식 기대감이 커졌고, 이에 따라 주가는 각각 13.40%, 10.66% 상승 마감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감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강공책을 선언했다. 그는 한국시간으로 지난 2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국은 향후 2~3주 동안 이란에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며 “이란을 석기시대로 돌려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란의 모든 중요 목표물을 타격하겠다. 이란의 필수 인프라, 발전소 등을 타격할 것”이라며 “석유 시설이 손쉬운 목표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타격하지 않았는데, 만약에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할 경우 이란은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겨냥해 강경한 발언을 내놓음에 따라, 전날(1일) 주가 급등을 연출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폭락하고 말았다. 3일에는 이란이 오만과 호르무즈 해협 통행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상승 마감했다.

중동전쟁 이슈만으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파랗게 질리거나 불기둥을 연출하는 등 변동성이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자리한 상태인데, 여기에 구글의 ‘터보퀀트(TurboQuant)’ 쇼크까지 더해지면서 주가 변동성 확대를 부추겼다.

다만, 중동전쟁이야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불확실성이 큰 요인이라지만,

터보퀀트 이슈로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는 건 과도한 우려라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에 <더퍼블릭>이 터보퀀트발(發) 주가 급락에도 증권가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놓는 근거에 대해 짚어봤다.

‘터보퀀트 쇼크’ 메모리 수요 둔화 우려…증권가, ‘리바운드 효과’로 수요 확대 전망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하면서 고공행진을 하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급락세를 연출했다. 전쟁이 터졌으니, 주가 급락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럼에도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아마존,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고 있고, AI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수적인 메모리 반도체 공급은 제한적인 상황임에 따라, 3월 중순경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20만전자’, ‘100만닉스’로 회귀했다.

다만, 중동전쟁 장기화 우려에 따른 공급망 차질 가능성에, 구글의 터보퀀트 쇼크까지 더해지면서 3월 하순경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재차 곤두박질쳤다.

앞서 구글 리서치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블로그를 통해 터보퀀트 기술을 공개했다.

일반적으로 구글의 제미나이나 오픈AI의 챗GPT 등 대규모 언어모델(LLM)은 여러 데이터를 분석하고 처리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메모리(기억장치)를 사용한다.

그런데 터보퀀트 기술은 분석의 정확도는 유지하면서 필요한 메모리 사용량을 기존보다 6분의 1 수준으로 줄여준다.

메모리 사용량을 대폭 줄여주다 보니,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에 악재로 인식했다.

터보퀀트 기술로 인해 빅테크 기업들의 메모리 수요가 둔화될 것이란 우려

였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를 전문으로 분석하고 있는 증권가 연구원들의 판단은 달랐다. 메모리 수요가 둔화될 것이란 우려에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현시점이, 되레 ‘매수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지난달 30~31일자 보고서를 통해 “구글 터보퀀트와 같은 AI 효율화 기술은 AI 추론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연산량 증가와 메모리 탑재량 확대를 유도하며 전체 AI 수요 증가를 가속화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원 본부장은 “이는

1860년대 증기기관 효율 개선 이후 석탄 수요가 오히려 증가했던 사례, 1990년대 인터넷 도입 이후 디지털 문서 및 이메일의 프린팅 확산으로 종이 사용량 급증 사례와 유사하게 효율 개선이 오히려 수요를 확대시키는 ‘리바운드 효과(rebound effect)’로 해석

된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AI 산업 역시 동일한 경로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면서 “따라서 중동 긴장 고조 및 구글 터보퀀트 이슈로 인한 단기 주가 조정은 유의미한 매수 기회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과거 사례에 비춰, 터보퀀트와 같은 메모리 사용량 효율화 기술이 되레 메모리 수요를 증가시키는 리바운드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분석이다.

보다 쉽게 예를 들자면, 자동차의 연비(효율)가 엄청나게 좋아져서 기름값으로 지출하는 비용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가정해 보자. 사람들은 기름값이 아껴진 만큼 운전을 덜 하는 것이 아니라, ‘기름값이 싸니까 주말마다 여행을 가야지’라며 오히려 운전을 훨씬 더 많이 하게 돼, 전체 석유 소비량이 늘어날 수 있다.

또한 메모리 효율화 기술로 AI 구동 비용(메모리 비용)이 싸지면,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빅테크 기업들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들도 AI 산업에 대한 접근이 수월해져 시장 자체가 더 커지게 된다.

이러한 논리를 앞세운 김 본부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32만원, 170만원 유지하면서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터보퀀트와 메모리 시장 변화(챗GPT).

메모리 효율화 기술 공개, 이번이 처음 아닌데…딥시크 때도 AI 추론 본질 못 봐

메모리 사용량을 효율화하는 터보퀀트 기술 공개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을뿐더러, 특히 이에 따른 주가 하락도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7일 ‘착각의 반복, 시간이 지나면 다시 알게 될 것들’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터보퀀트와 같은 KV캐시(AI가 긴 문장을 읽고 답할 때 앞에서 본 내용을 잠깐 저장해 두는 메모장) 효율화 기술은 계속 연구‧진보해 왔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의 KV 캐시 양자화(NVFP4, KV 메모리 사용량 50% 절감), KV 캐시 변환 코딩(KVTC, 최대 20배 메모리 수요 절감) 등이 대표적이라는 게 황 연구원의 설명이다.

황 연구원은 “지금 시장이 터보퀀트에 주목하는 이유는 3월 25일 구글 리서치 블로그에서 다시 크게 꺼내 들었기 때문인데, 이 기술들이 처음 제안된 시점은 최근이 아니다”라며 “터보퀀트는 지난해 4월 처음 제안됐고, KVTC는 비교적 최신인 지난해 11월, NVFP4 KV 캐시는 지난해 6월로, 시장 반응이 합리적이었다면 이런 기술 진보에 대한 주가 반응은 최근이 아니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합리적이지 않다고 보는 또 다른 이유는 숫자 때문”이라며 “설령 어떤 기술이 KV 캐시 저장용량 및 처리 속도를 6배~20배 개선한다고 해도, AI 에이전트로 연산량(토큰 처리량)이 증가하는 속도가 훨씬 더 빠를 것”이라고 했다.

이어 “AI 에이전트는 AI 챗봇 대비 약 만 배 더 많은 토큰을 소비한다”며 “KV 캐시 기술이 AI 하드웨어 수요를 줄이는 게 아니라, 기술이 없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토큰의 경우 AI가 읽고 처리해야 하는 서류, KV 캐시는 그 서류들을 올려놓고 바로바로 꺼내보는 책상 위 공간(메모리)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책상 위 공간을 정리하는 기술(KV 캐시 효율화)이 발전했다고 해서, 책상을 사지 않으면 안 된다. 서류가 만 배나 폭증했기 때문이다. 즉, 책상을 정리하는 기술마저 없으면 아예 책상에 서류를 올리지도 못할 정도로 업무가 마비된다는 것.

이에 따라 터보퀀트 등 메모리 효율화 기술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줄이는 수단이 아니라, 폭증하는 AI 연산을 버티기 위한 필수 기술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황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이미 KV 캐시를 수십 배 줄일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GTC 2026 기술자 미팅에서 여전히 메모리 기업을 고객사보다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는 지난해 1~4월과 매우 유사한 상황”이라며

“(중국 AI 모델)딥시크 기술이 AI 연산량 자체를 줄여 AI 하드웨어 과잉 공급이 온다고 우려하던 상황에, 무역 분쟁 같은 매크로(거시경제) 변동성이, 기존 대비 100배 연산량을 늘리게 한 추론 AI의 본질을 보지 못하게 했다”

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전쟁이 AI 에이전트의 본질을 보지 못하게 하면서, 사스포칼립스(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대재앙) 우려 등 악재에만 시장이 반응하게 만드는 중”

이라고 덧붙였다.

메리츠증권.

‘장기공급계약(LTA)’ 여부 주목…“전쟁 불확실성 해소되면 반등 기대하기에 충분”

중동전쟁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다면 반도체 업종의 가파른 반등을 기대하기 충분하다는 게 증권가의 진단이다.

고영민‧김영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일자 보고서에서 “만약 터보퀀트와 같은 기술로 인해 이익과 주가의 변곡점이 형성되려면 올 하반기 중 ‘(메모리)평균 판매가격이 둔화된다’는 가정이 성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2가지 조건이 부합할 때 가능하다. ▶메모리 업체들이 고객이 요구한 수준에 맞춰 공급을 이미 늘려놓았는데 ▶예상했던 것 대비 갑작스레 소프트웨어 효율화로 예상했던 것보다 수요가 줄어들 경우”라고 설명했다.

다올투자증권은 “현재 시점은 물리적으로 메모리 생산공장 부족으로 공급이 늘지 못했고, 소프트웨어 효율화가 즉각적으로 발생하면서 예상 대비 수요가 줄어든 부분도 없다”며 “오히려 4월 실적발표 시즌을 거치면서 올해 평균 판매가격 궤적에 대한 단단함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면서, ‘장기공급계약(LTA)’을 지목했다.

4월 예정된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의 실적발표에서 3년 이상의 메모리 장기공급계약이 확인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장기공급계약 방식은 가격 상‧하한선을 정해둔 형태로 고객사로부터 선수금까지 받는 구조가 유력하다는 게 다올투자증권의 관측이다.

다올투자증권은

“결과적으로 올해 하반기 메모리 평균 판매가격 둔화는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점이 점진적으로 확인될 수밖에 없으며, 특히 이번 사이클의 주가 종료 지점은 상반기에는 만들어질 수 없다”

면서 “단기적으로 전쟁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다면, 업종의 가파른 반등을 기대하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중동전쟁+터보퀀트 쇼크에도 반도체 수출 역대 최대…2분기에도 수출 슈퍼 사이클 전망

중동전쟁 장기화 우려에, 터보퀀트 쇼크까지 더해지면서 3월 한 달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곤두박질쳤지만, 반도체 수출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3월 반도체 수출 규모는 328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51% 증가하는 등 사상 최초로 3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 기록을 한 달 만에 경신한 것인데, 종전 최고 기록은 2월 251억 달러였다. 전체 수출 규모 중 반도체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38%까지 늘었다.

중동전쟁 발발로 인해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및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 증가 등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2분기에도 반도체 수출 슈퍼 사이클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지난 2일 “2분기에도 반도체 수출 슈퍼 사이클이 이어질 듯하다”며 “관심은 이란발 사태 등으로 2분기 반도체 수출 슈퍼 사이클의 훼손 여부인데, 2분기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한국무역협회에서 발표하는 ‘수출 산업 경기 전망 지수’에 따르면 2분기 반도체 수출 전망 지수는 191.4로, 1분기 187.6보다 상승했다”면서 “2분기에도 반도체 수출 슈퍼 사이클이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고 진단했다.

아울러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D램 계약 가격은 1분기 대비 58~63%, 낸드플래시 가격은 70~7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1분기 전망치가 각각 93~98%(D램), 85~90%(낸드)였던 점을 고려하면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반적인 가격 상승세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부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분기 호실적 전망하는 증권가

이처럼 터보퀀트 기술이 메모리 사용량을 줄여 메모리 수요를 둔화시킬 것이란 우려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효율화가 되레 메모리 수요를 증가시킬 것이란 분석 ▶장기공급계약 ▶반도체 수출 슈퍼 사이클 지속 ▶메모리 가격 상승세 유지 등의 전망은 역설적으로 메모리 공급 병목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가 반응은 과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특히 증권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은 물론 2분기 실적도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동원 본부장은 지난 2일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에 대해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배 증가한 51조원으로 예상돼 실적 서프라이즈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따라서 2026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05% 증가한 220조원으로 추정된다”고 예상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의 경우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145만원에서 160만원으로 상향하면서, 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도 38조원에서 57조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또한 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 역시 157조 8000억원에서 231조 7000억원으로 상향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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