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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집중분석] 고유가도 못 꺾은 '삼전닉스' 랠리…美 빅테크 자본지출이 ...

다만, 글로벌 AI(인공지능)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1분기 실적발표에서 강한 AI 수요... 이에 이 미 빅테크 기업들의 자본지출과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 호실적 간 상관관계에...

[집중분석] 고유가도 못 꺾은 '삼전닉스' 랠리…美 빅테크 자본지출이 ...

제미나이로 만든 이미지.

[더퍼블릭=김영일 기자] 지난 6일 코스피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정규 시장에서 14.41%(3만 3500원) 급등해 26만 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의 이날 상승률(14.41%)은 2001년 12월 5일(15%) 이후 약 24년 5개월 만에 최대였다.

전 거래일(지난 4일)에 주가가 12.52%(16만 1000원) 폭등했던 SK하이닉스는 이날에도 10.64%(15만 4000원) 급등해 160만 1000원에 장을 마쳤다.

반도체 대장주들의 주가 급등세에 코스피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447.57포인트(6.45%) 오른 7384.56포인트를 기록, 단숨에 7300선을 돌파했다.

이를 두고 증권가 일각에서는 ‘닷컴버블’ 이후 가장 강력한 상승세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면서 올해 코스피 지수가 8000선에 안착, 내년에는 9800포인트까지 오를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코스피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각각 50만원, 300만원까지 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증권가 일각의 이러한 낙관론이 다소 과도하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글로벌 AI(인공지능)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1분기 실적발표에서 강한 AI 수요 확대가 확인됐고, AI 수요 확대에 따른 ‘자본지출(CAPEX)’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

따라서 당분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실적이 예상되고, 이로 인한 코스피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이에

<더퍼블릭>이 미 빅테크 기업들의 자본지출과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 호실적 간 상관관계에 대해 짚어봤다.

고유가 충격을 상쇄하는 반도체 랠리…반도체 수출 흑자, 원유 수입 적자폭 상회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하면서 서부텍사스유, 두바이유, 브렌트유 등 국제 원유 가격이 폭등, 휴전 기간인 현재까지 100달러 안팎을 넘나들고 있다.

국제 원유 가격 폭등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기름값도 폭등시켰는데, 증권가에선 최근 AI발(發) 반도체 랠리가 고유가를 이기고 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지난 6일자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랠리 효과가 고유가 충격을 상쇄하고 있다. 이전 고유가 국면에서 어김없이 글로벌 증권시장, 특히 한국 증시는 취약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 경우에는 예외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연구원은 “과거 고유가 국면과 달리 코스피 지수가 강한 랠리를 보일 수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원유 적자 폭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반도체 무역수지 흑자 급증 현상 때문”이라며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고유가 여파로 국내 무역수지 적자 폭이 확대됐다. 특히, 원유 무역수지 적자 폭이 반도체 무역수지 흑자 규모를 크게 상회하면서 국내 무역수지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그러나 지난해 5월 이후 반도체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무역수지 - 원유 무역수지’ 차이가 플러스 반전한 것은 물론 흑자 규모 자체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면서 “미국‧이란 전쟁이 불거진 3월에도 ‘반도체 무역수지 – 원유 무역수지’ 차이는 약 183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반도체 슈퍼 랠리 여파로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무역수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기름값이 올라서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되는 건 맞지만,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반도체 업황이 크게 좋아지면서 반도체 수출 흑자가 급증했고, 그 규모가 원유 수입 적자를 뛰어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100달러 내외에서 유가가 등락하는 고유가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도체 업황 사이클을 고려하면 ‘반도체 무역수지 - 원유 무역수지’ 차이는 플러스, 즉 흑자 규모가 더욱 확대될 여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동시에 국내 교역조건의 대용(Proxy) 지표인 ‘반도체 가격 상승률 – 유가 상승률’ 차이 역시 플러스 추세를 상당 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고유가 상황에서도 하반기 국내 경제와 주식시장의 강한 상승 모멘텀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즉, 반도체 수출 흑자 확대가 고유가 부담을 상쇄하는 구조가 이어질 경우, 하반기에도 코스피의 상승 모멘텀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게 박 연구원의 진단이다.

iM증권.

AI발(發) 반도체 랠리가 고유가 충격을 상쇄하는 이유…메모리 수요 급증 및 공급 부족

고유가 충격을 상쇄하는 AI발(發) 반도체 랠리 배경에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과 공급 부족이 동시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메모리 기업들은 수익성이 높은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 확대에 집중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범용 D램 생산라인이 줄어들면서, 공급 부족에 따른 D램 가격 상승이 연출되는 모양새였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HBM은 물론 D램 및 낸드플래시 등 일반 메모리에 대한 수요까지 급증하면서 가격 폭등세가 나타나고 있다. D램‧낸드 수요가 급증하는 이유는 AI 모델이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까지 하는 ‘에이전트 AI 시대’로 전환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에는 학습된 지식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단계인 ‘추론’이 중요시되는 에이전트 AI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에이전트 AI를 가동하는 AI 데이터센터에는 HBM과 서버용 D램(DDR4 및 DDR5 등)이 핵심 메모리로 탑재되는데, 최근엔 낸드플래시 기반 SSD(데이터 저장장치)의 중요성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추론 중심의 에이전트 AI는 긴 문맥을 유지하며 여러 단계의 작업을 이어가기 때문에 ‘KV 캐시(AI가 긴 문장을 읽고 답할 때 이전 대화 맥락을 저장해 두는 메모장)’ 규모가 급격히 커진다.

지금까지는 KV 캐시를 값비싼 HBM에 올려 빠르게 처리해 왔으나, 에이전트 AI로 전환되면서 저장해야 할 데이터가 폭증해 용량과 비용 측면에서 HBM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에이전트 AI의 추론 구조는 ▶가장 자주 쓰는 데이터는 HBM에 올려 빠르게 처리하고 ▶중간 단계 데이터는 서버용 D램에서 처리하며 ▶상대적으로 덜 급한 데이터는 낸드플래시 기반의 대용량 SSD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다시 불러와 처리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정리하자면, 낸드 기반 SSD는 방대한 KV 캐시를 저장하는 ‘창고’ 역할을 맡고, HBM과 서버용 D램은 AI가 실제 추론을 수행할 때 필요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작업대’ 역할을 한다는 것.

이 때문에

에이전트 AI 확산은 HBM과 서버용 D램 수요뿐만 아니라 낸드 수요까지 동시에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HBM과 서버용 D램에 이어 낸드 수요까지 확대되고는 있지만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경기도 평택‧용인, 충북 청주 등에서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으나 2028년은 돼야 일부 가동이 가능하다.

이는 에이전트 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대규모 생산라인 증설 효과가 본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얘기다.

AI발(發) 반도체 랠리가 고유가 충격을 상쇄하는 이유다.

제미나이 시각화 자료.

美 빅테크의 천문학적 규모의 자본지출과 연결되는 ‘삼전닉스’의 호실적

AI발(發) 반도체 랠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실적에 기반하고, ‘삼전닉스’의 호실적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자본지출(CAPEX)과 연결된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 6일 ‘확인된 AI 수요, 코스피 반도체 중심 강세장 지속 전망’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국내 반도체는 AI 추론 수요 확대에 따른 (미 빅테크의)자본지출 투자에 가장 직접적인 수혜 업종”이라며 “AI 시대가 학습에서 추론으로 넘어가더라도 메모리 수요는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늘어난 추론 수요를 처리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에는 더 많은 메모리를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김재승 연구원은 “GPU(그래픽처리장치)가 AI 학습의 시작이었다면, 메모리는 AI 추론의 성과를 결정하는 핵심 병목”이라며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의 자본지출 증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 확대로 이어진다”

고 부연했다.

아마존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올해 자본지출 전망치는 실적발표 이전 6800억 달러에서 실적발표 후 최대 7200억 달러로 상향 조정됐다.

회사별로 보면,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은 올해 자본지출 규모를 1800~190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고, 메타도 연간 자본지출 규모를 기존 1150억~1350억 달러에서 1250~1450억 달러로 상향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연간 자본지출 규모를 1900억 달러로 제시했다. 아마존도 연간 2000억 달러 수준의 자본지출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 7200억 달러는, 지난 7일 원‧달러 환율(1,449.90원) 기준으로 1044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올해 대한민국 전체 예산은 728조원이다.

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메타 등 빅테크 4개사가 우리나라 1년 예산을 훌쩍 뛰어넘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자금을 AI 인프라 구축 등에 쏟아붓겠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2027년 자본지출 전망치는 기존 7536억 달러에서 8640억 달러로 1000억 달러 이상 상향됐다.

김 연구원은 “일부 글로벌 IB(투자은행)들은 (빅테크의 1분기)실적 발표 이후 2027년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지출 규모를 1조 달러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2027년 자본지출 성장률 전망치 상향은 AI 관련 이익의 지속성에 대한 자신감을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빅테크 기업들의 천문학적 규모의 자본지출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으로 연결된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역대 최대인 57조 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반도체 부문에서만 53조 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는 시장 가격 상승 효과와 함께 제한된 공급 가능 수량 내에서 AI용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면서 “업계 최초로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와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 모듈 쏘캠2(SOCAMM2, 차세대 AI 서버용 메모리 모듈)를 동시 양산하고 판매를 시작한 가운데, PCIe Gen6 SSD(6세대 PCIe 기반의 SSD)를 적기에 개발해 메모리 시장을 선도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 지속으로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져 추가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 역시 1분기 영업이익 37조 6103억원을 기록하는 등 창사 이래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 강세가 이어진 가운데, HBM·고용량 서버용 D램 모듈·eSSD(기업용 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며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실적 호조에 힘입어 1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전 분기 말 대비 19조 4000억원 늘어난 54조 300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증권.

美 거시 경제 지표까지 끌어올린 빅테크의 위엄…“자본지출 확대와 실적 개선 동시에 나타나”

빅테크의 자본지출은 단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만 개선시킨 게 아니다. 이들의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는 미국 본토의 거시 경제 지표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7일자 ‘미국 1Q GDP: AI 중심으로 재편된 성장 구조 확인’이란 제목의 하나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미국 GDP(국내총생산)는 연율 기준 2.0% 성장을 기록하며 전 분기(0.5%) 대비 반등했다고 한다.

미국 1분기 GDP 성장은 AI 인프라 투자가 주도했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비주거 부문 고정 투자는 전년 대비 +10.4%나 증가해 GDP 성장에 약 1.38%포인트 기여했다”면서 “데이터센터·서버·네트워크 장비 중심의 컴퓨터 및 주변기기 투자는 명목 기준 3861억 달러로 전년 대비 73%, 2022년 말 이후 149%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1분기 GDP 성장 구성을 보면, 현재 미국 시장의 기회가 어디에 집중돼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며

“AI·데이터센터·반도체·전력 인프라 등은 실제 자본지출 확대와 실적 개선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으며, 시장 역시 이러한 산업에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어,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는 구조적 성장 산업에 대한 선택적 집중 자체를 부정하기 어렵다”

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의 평가대로 빅테크 기업들은 자본지출만 확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적 개선도 이뤄냈다. 세계 3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인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1분기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아마존 웹서비스(AWS)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8% 증가한 375억 8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022년 2분기 이후 15분기 만에 최대 성장률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부문의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30% 증가한 346억 8100만달러를 기록했다.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저(Azure) 매출은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구글의 클라우드 사업 매출 규모는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보다 적지만 성장률은 더욱 가팔랐다. 구글 클라우드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200억 2800만 달러를 기록,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성장률을 뛰어넘었다.

구글 클라우드의 수주 잔고는 4600억 달러를 넘어서는 등 전 분기 대비 약 두 배 증가했다는 게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의 설명이다.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는 1분기 실적발표에서 “제미나이(구글 AI 모델)부터 데이터센터 투자, 자체 TPU(텐서처리장치) 설계‧생산과 다양한 AI 제품화까지 구글의 풀스택(통합적 개발 역량) 접근법이 전방위적인 AI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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