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열린 ‘국민의 목소리, 대한민국을 바꾼다’ 민원 혁신 사례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서울 아파트값이 86주 연속 오르며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갈아치운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투기 수요 억제와 공급 확충이라는 국정 철학을 흔들림 없이 관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5일 소셜미디어에 “부동산 투기 공화국 탈출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당장 힘들더라도 대한민국이 부동산 폭탄 돌리기 끝에 잃어버린 30년을 맞게 할 수는 없다”며 부동산 버블 붕괴 이후 장기 침체에 빠졌던 과거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자료를 분석한 결과 8·3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8월 이후 계약된 서울 아파트 중 1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약 79%(계약 해제, 공공기관 매수 건 제외)를 차지했다. 15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지난해 10·15대책 전 10개월(2024년 12월∼2025년 9월) 동안 평균 73.3%를 보이다 올해 7월까지 10개월간(2025년 10월∼올해 7월)은 76.8%로 증가했다. 사진은 서울 은평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매물 모습.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번지는 주택 시장 불안의 배경을 시기별로 나누어 짚었다. 우선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서울 중심으로 인허가가 급감해 시차를 두고 주택 공급물량이 대폭 줄어든 게 단기적 집값 불안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전임 정부 시절 축소된 인허가 물량이 착공과 입주 절벽으로 이어지며 현재의 가격 상승 압력으로 전이됐다는 분석이다. 이어 “중장기 원인은 수도권 집중, 주택투기 권장하는 과도한 대출과 불공정한 세제 등”을 꼽았다.
해법으로는 공공 주도의 주거 안정망 구축을 우선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초과 세수를 활용해 청년과 중산층용 공공 장기 임대 주택도 조기에 대량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민간 공급 실적 역시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얼마 전부터 인허가 및 착공이 대폭 늘고 있다”며 “신규 택지개발, 기존 부지와 건축물의 주거용 변경이 속도를 내고 있어 공급도 곧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넷째 주(9월28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평균 0.09% 올랐다. 이로써 서울 매매가격은 작년 2월 첫째 주부터 86주째 올라 종전 최장 상승 기간인 2020년 6월 둘째 주∼2022년 1월 셋째 주(85주) 기록을 넘어섰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매물 안내문. 연합뉴스
아울러 단기 대책에 그치지 않고 자산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구조적 개혁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행정기관과 공기업의 지방 이전, 지방 중심의 3대 메가·7대 시드 프로젝트 등 균형발전 정책으로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세계 최고 수준인 가계대출 조정과 조세 정의에 부합하는 세제개혁도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시경제적 시각에서의 자금 흐름 변화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부동산 자산 비중이 높고 가계대출이 많은데 생산적 금융으로의 자금이동 흐름과 국제적 기준금리 추이도 잘 살펴보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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