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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진천이 그리는 체육특별시 '몸'과 '삶'의 격을 높이는 도시

도시의 격(格)을 결정하는 것은 공간에 담긴 철학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다. 진천이 그리는 ‘체육특별시’ 역시 체육시설을 늘리고 스포츠 대회를 유치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진천의 역사와 오늘, 미래를 ‘스포츠’라는 하나의 서사로 연결하는 거대한 도시 철학이기 때문이다.

진천이 그리는 체육특별시 '몸'과 '삶'의 격을 높이는 도시

행복을 여는 창

김현기 서원대 겸임교수·여가문화연구소장

도시의 격(格)을 결정하는 것은 공간에 담긴 철학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다. 진천이 그리는 ‘체육특별시’ 역시 체육시설을 늘리고 스포츠 대회를 유치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진천의 역사와 오늘, 미래를 ‘스포츠’라는 하나의 서사로 연결하는 거대한 도시 철학이기 때문이다.

진천은 신라 삼국통일의 주역인 김유신 장군이 태어난 고장이다. 화랑이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수련했듯, 그 정신은 오늘날 스포츠가 추구하는 도전과 절제, 협력과 존중의 가치로 이어진다. 화랑의 고장 진천이 체육특별시를 꿈꾸는 데에는 그만한 역사적 뿌리가 있는 것이다.

‘생거진천(生居鎭川)’도 이제 새로운 격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땅과 자연이 좋아 살기 좋은 곳을 넘어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고, 청년이 활력을 얻으며, 중장년이 건강을 지키고, 어르신이 활기차게 살아가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살기 좋은 진천’에서 ‘건강하게 잘 사는 격이 다른 진천’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은 대한민국 엘리트체육의 핵심 거점이다. 최고의 선수와 지도자가 모이고 스포츠과학과 의학, 영양과 심리 등 전문적인 지원이 이루어진다. 이 국가적 자산을 지역의 미래와 연결해야 한다.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스포츠과학 연구기관을 유치하고, 스포츠 테마타운과 엑스포를 추진하며, 스포츠산업과 교육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선수촌의 전문성과 상징성이 군민의 건강, 일자리, 관광으로 이어질 때 진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체육특별시의 성패는 결국 군민의 일상에서 결정된다. 걷기와 자전거, 학교체육과 생활체육, 장애인체육과 노인체육을 촘촘히 연결해 누구나 가까운 곳에서 스포츠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국가대표가 꿈을 키우고 군민 모두가 건강하게 살아가는 진천이 될 때, 체육특별시는 완성된다.

스위스 로잔이 국제 스포츠기구와 교육, 산업, 관광, 시민체육을 연결해 세계적인 스포츠도시로 성장했듯 진천도 작지만 강한 스포츠 특화도시로 발전할 잠재력이 충분하다. 그러나 로잔을 그대로 따라갈 필요는 없다. 진천에는 화랑의 역사, 생거진천의 삶, 국가대표선수촌이라는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자산이 있기 때문이다.

화랑의 정신이 서린 땅에서 국가대표가 꿈을 키우고, 그 역동적 에너지가 군민의 건강과 지역의 미래로 선순환하는 도시.

체육은 단지 몸을 단련하는 일이 아니다. 자신의 한계를 마주하고 넘어서는 성장이다. 실패를 받아들이고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우는 회복 탄력성이다. 함께 뛰고 경쟁하며 상대를 존중하고, 규칙을 지키며 공동체의 질서를 배우는 민주적 과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스포츠는 인간의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넘어 삶의 태도와 공동체의 품격을 만드는 문화다.

진천이 꿈꾸는 체육특별시의 궁극적인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 더 많은 시설과 더 큰 대회를 가진 도시가 아니라, 스포츠를 통해 자신을 단련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삶의 활력을 만들어가는 도시. 몸의 힘이 삶의 힘으로 이어지고, 개인의 성장이 공동체의 성숙으로 이어지는 도시다.

몸을 단련하며 삶을 배우고, 함께 뛰며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도시. 그것이 체육특별시가 지향하는 진정한 모습이며, 진천이 만들어갈 ‘격이 다른 생거진천’의 비전이다.

김현기 서원대 겸임교수·여가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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