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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투혼’ 카보베르데, 챔피언에 지고도 감동 안겼다
입력:
2026-07-04 11:51
수정:
2026-07-04 11:54
카보베르데 골키퍼 보지냐. 로이터연합뉴스
‘여름 동화’로 불렸던 카보베르데의 2026 북중미월드컵 여정이 막을 내렸다. 카보베르데는 토너먼트 첫 관문인 32강전을 넘어서지 못했지만 세계 최고의 선수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난타전을 벌였다. 경기 종료 휘슬이 불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동점을 노리는 투혼으로 전 세계 축구팬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카보베르데는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북중미월드컵 32강전에서 1대 1로 비긴 뒤 연장 승부 끝에 2대 3으로 졌다. 3무를 거둬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돌풍을 일으켰던 카보베르데는 사상 첫 월드컵 도전을 32강에서 마무리했다.
카보베르데 골키퍼 보지냐. AFP연합뉴스
‘푸른 상어’라는 별명을 지닌 카보베르데는 경기 내내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29분 메시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기어코 동점골을 만들었다. 1-1 동점 이후엔 카보베르데의 41세 골키퍼 보지냐의 선방 쇼가 빛났다. 보지냐는 메시와 일대일로 마주한 상황에서 빠르게 뛰어나가 슈팅을 막아내는가 하면 메시의 절묘한 프리킥에 손을 뻗어 쳐내기도 했다.
이후 양 팀은 연장 전반에 1골씩을 주고받았다. 연장 후반 6분 메시의 코너킥에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머리를 갖다 대 결승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카보베르데는 포기하지 않았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수차례 슈팅을 퍼부으며 아르헨티나의 골문을 위협했다. 보지냐는 연장 후반에도 메시의 슈팅을 번번이 막아내며 추가 실점을 억제했다.
아르헨티나는 카보베르데를 상대로 슈팅 22개, 유효슈팅 10개를 퍼부었다. 이번 대회 깜짝 스타로 떠오른 보지냐는 3골이나 내주긴 했으나, 경기 내내 골문을 지키며 총 8개의 선방을 기록했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왼쪽)와 카보베르데 골키퍼 보지냐. 신화연합뉴스
부비스타 감독은 “우리는 카보베르데가 어떤 나라인지 품위 있게 보여줬다. 세계 챔피언을 상대로 두 번의 동점을 만들고, 경기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다”며 “월드컵에서 품격을 보여준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을 보여줬다”고 대회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적장도 카보베르데의 투혼에 박수를 보냈다.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감독은 “카보베르데는 훌륭한 팀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모두가 지친 상태로 경기를 마쳤다”며 “카보베르데는 모든 것을 쏟아냈다”고 전했다. 역사상 최고의 축구선수로 불리는 메시는 “우리가 그들을 제대로 압박하지 못했다. 조금 흐트러졌다”면서 “그들은 항상 한 명이 더 많은 상황을 만들었다. 계속 공을 소유했고, 우리를 뛰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카보베르데 골키퍼 보지냐. EPA연합뉴스
아프리카 섬나라 카보베르데는 인구 52만명의 소국으로 분류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4위로 48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 최약체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조별리그 H조에서 스페인과 우루과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모두 무승부를 거두며 2위로 32강에 오르는 기적을 써냈다. 월드컵을 계기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카보베르데를 전 세계에 알리는 성과도 냈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카보베르데가 보여준 투지는 정말 대단했다. 스포츠 역사상 가장 큰 이변을 일으킬 뻔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영국 BBC는 “카보베르데가 월드컵 역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비록 경기에서 졌지만 충분히 존경받을 자격이 있다”고 전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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