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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진로수업 10강]- ⑥ 한 가지 직업으로 평생 살 수 없는 시대

이로운넷은 인공지능 시대,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오늘날 우리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박근필 커리어 스토리텔러의 '수의사 작가의 진로 수업 10강'을 연재합니다. 20년 차 임상수의사이자 'N잡러'인...

[진로수업 10강]- ⑥ 한 가지 직업으로 평생 살 수 없는 시대

'커서 뭐가 되고 싶니?'라는 질문에 갇힌 진로 교육을 넘어,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묻는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이로운넷은 인공지능 시대,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오늘날 우리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박근필 커리어 스토리텔러의 '수의사 작가의 진로 수업 10강'을 연재합니다.

20년 차 임상수의사이자 'N잡러'인 필자는 직업적 편견을 걷어내고 '나답게 사회에 기여하는 삶'의 방향을 제시합니다. 매주 화요일, 단순한 직업 선택을 넘어 미래 세대의 핵심 역량과 삶의 가치를 함께 고민해 보는 이 여정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편집자]

"한 가지 직업으로 평생 살 수 없는 시대"

나는 수의사다. 동시에 작가이자 강연가이며 커리어 스토리텔러다.

누군가는 묻는다. "본업이 뭐예요?" 솔직히 대답이 어렵다. 어느 하나를 본업, 나머지를 부업이라고 부르기 힘들다. 내가 하는 일이 모두 합쳐져야 비로소 '나'가 된다.

마흔이 넘어 시작한 글쓰기가 책이 되었다, 책이 강연이 되고 강연이 또 다른 기회가 됐다. 수의사라는 하나의 우물만 파고 있었다면 이런 삶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한 우물만 파라'는 말, 아직도 믿으시나요?

부모 세대에게 이 말은 거의 인생 공식이자 진리였다. 한 분야에서만 전문성을 쌓으면 평생이 보장된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것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스포츠와 과학을 다뤄온 탐사 보도 기자이자 《범위》의 저자 데이비드 엡스타인은 스페셜리스트에 머무르지 말고 제너럴리스트의 시야도 함께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한쪽만으로는 이 복잡한 세상을 건너기 어렵다는 뜻이다. 내가 늘 강조하는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 '스페셜한 제너럴리스트'가 되어야 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미래 인재에게 '다양한 기술과 지식을 융합하고,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분야의 깊이만으로는 부족하고, 여러 분야를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본의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연구자, 기업가인 오치아이 요이치가 그런 인물이다. 도쿄대에서 응용 컴퓨터 과학 분야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미디어 아트와 인간-컴퓨터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물리·파동공학, 생물학, 디자인 등을 넘나들며 기술과 예술, 과학을 융합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적 의미의 폴리매스라 불릴 만큼 여러 분야를 가로지르는 인물이다.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직장은 소속이지만 직업은 정체성이다. 직장이 사라져도 정체성은 남는다.

나는 동물병원이라는 직장에 다닌다. 동시에 '읽고 쓰고 말하는 삶으로 사람들의 성장을 돕는다'는 정체성을 가진 직업인이기도 하다. 이 정체성은 동물병원 바깥에서도 유효하다. 글을 쓸 때도 강연을 할 때도 언제 어디서나 같은 방향을 향한다.

직장이 나를 책임져 줄 거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100세 시대, AI 시대에 하나의 직장이 40년 혹은 그 이상을 보장해 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결국 자기 이름으로 설 수 있는 사람이 살아남는다, 언제든 ‘홀로서기’가 가능해야 한다는 말이다.

두 번째 날개는 지금 준비해야 한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왜 일하는가》에서 이렇게 썼다. "그럴 때는 한 가지 사실을 떠올려보라. 일하는 것은 우리의 내면을 단단하게 하고, 마음을 갈고닦으며, 삶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한 행위라는 것을."

이 말에 깊이 공감한다. 일이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다. 일을 통해 우리는 성장하고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가며, 자아 실현을 이룬다.

그런데 삶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 하나의 일에만 목 매일 필요는 없다. 나처럼 말이다. 나는 수의사로 일하며 생명의 무게를 배웠고, 작가로 글을 쓰며 내 안의 목소리를 찾았으며, 강연가로 사람들 앞에 서며 나눔의 기쁨을 알았다. 각각의 일이 나를 다른 방식으로 키웠다. 하나의 날개로도 날 수 있다. 하지만 두 번째 날개가 생기면 더 높이, 더 멀리 날 수 있다.

부모로서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진로 교육은 이것이다. 하나의 직업에 모든 것을 걸지 않아도 된다는 것. 두 번째 날개는 지금부터 키워도 늦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마흔이 넘어 처음 글을 쓴 나도 해냈다. 아이들에게는 시간이라는 엄청난 자산이 있다.

한 가지 직업으로 평생 사는 시대는 지났다. 하지만 이건 위기가 아니라 기회다. 하나의 나로 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니까.

<이번 주 하나의 질문>

당장 작게라도 시작할 수 있는 두 번째 날갯짓의 준비가 있다면 무엇인가?

박근필 수의사

필자 박근필: 박근필성장연구소 소장이자 커리어 스토리텔러로, 수의사로서의 경험과 작가로서의 통찰을 바탕으로 타인의 성장을 돕는 그로쓰 퍼실리테이터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마흔 더 늦기 전에 생각의 틀을 리셋하라》등이 있다.

박근필 객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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