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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진단] LG화학의 선택…범용 화학 버리고 '첨단 소재'로 가나

기존 '전지소재' 중심이던 신성장 축을 '전지·전자소재'로 확장하고, 반도체·디스플레이·전장용 소재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미 CCL, DAF, 방열 접착제 등 주요 제품군을 확보한 데 이어 스트리퍼, PID 같은 신규...

[진단] LG화학의 선택…범용 화학 버리고 '첨단 소재'로 가나

중국발 공급과잉에 범용 화학 축소, 자산 매각 동시다발 진행

비핵심 자산 잇단 정리로 4조 확보, 배터리·전자소재로 축 이동

배터리·전자소재 키우지만…업황 전반 부진에 생존 시험대

LG화학 대산 공장 전경. [LG화학]

[이혜수 기자 @이코노미톡뉴스]글로벌 석유화학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김동춘 대표를 선두로 LG화학이 ‘버티기’ 대신 ‘바꾸기’ 전략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익성이 떨어진 범용 사업은 과감히 덜어내고, 배터리와 전자소재 등 고부가 영역에 무게를 싣는 등 체질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위기 속 선회…LG화학, 범용 화학서 첨단소재로 무게 이동

LG화학은 2020년 12월 배터리 사업을 분사해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키며 회사의 정체성을 ‘종합화학’에서 ‘소재 중심 기업’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다만 이후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가 겹치며, 석유화학 사업의 수익성은 빠르게 무너졌다. 여수 NCC 가동률 조정 검토와 일부 제품 감산은 ‘일시적 대응’이 아니라 전통적 석유화학 업종이 마주한 구조적 한계를 인정하는 신호에 가까웠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회사의 비핵심 자산 정리는 ‘일괄 정리’에 가까운 속도로 신속히 전개됐다. 중국 에스테틱 자회사(LG건생과기) 지분 매각, 팜한농 태국법인 청산, 워터솔루션(RO 멤브레인) 사업 매각, 티엘케미칼 지분 정리 등이 거의 동시에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확보된 자산 규모는 약 4조 원 수준까지 급증했다.

최근에는 충남 대산공장의 BPA(비스페놀A) 사업 일부 매각 가능성이 거론되며, LG화학의 비핵심 자산 정리는 끝나지 않았다는 의견이 나온다. LG화학은 이와 관련해 국도화학 등을 잠재적 인수 후보로 두고 4월 현장 실사를 진행한 바 있다. LG화학 BPA 사업부의 가치는 약 1조5000억~2조 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으며, 가능성을 열어두고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LG화학, 배터리·전자소재 양축으로 미래사업 재편

지난해 김동춘 대표 체제 출범 이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전자소재’의 부상이다. 기존 ‘전지소재’ 중심이던 신성장 축을 ‘전지·전자소재’로 확장하고, 반도체·디스플레이·전장용 소재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미 CCL, DAF, 방열 접착제 등 주요 제품군을 확보한 데 이어 스트리퍼, PID 같은 신규 소재도 사업화 단계에 들어섰다. LG화학은 지난 3월 전자소재 매출을 2030년까지 두 배 수준인 2조 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배터리 소재 역시 여전히 핵심축이다. EV캐즘이 장기화하며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도, LG화학은 양극재 중심의 생산능력 확대와 북미 투자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동시에 재활용 플라스틱, 바이오 기반 소재 등 친환경 포트폴리오도 병행 확대되며 ‘첨단소재 기업’으로의 전환을 뒷받침하고 있다.

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의 사용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고부가 소재 중심의 사업 재편 자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LG화학은 차입금 상환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는 한편, 지난해 첨단소재 부문에 1조 원 이상을 투자하며 배터리 소재 중심의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LG화학 전자소재 연구원들이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LG화학]

LG화학, 구조 전환 속도에도 실적 부담은 변수

다만 석유화학 부문이 여전히 회사의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업황 회복이 지연될수록 실적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회사의 별도 기준 실적은 적자 전환하며 구조 전환의 시급성을 드러냈다. 전지소재 역시 전방 산업 둔화 영향으로 비중이 축소되는 등, 기대만큼의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LG화학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존 사업 구조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라며 “전지·전자소재와 친환경 소재, 바이오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4대 성장축 중심의 체질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업황과 시장, 내부 실행력이 맞물려야만 재편이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LG화학의 체질 전환이 속도와 성과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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