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살며 대도시 출퇴근…전남광주 ‘60분 생활권’ 주목
국회미래연구원, 일본 신칸센 통근지원 사례 분석 통해 제안
철도 증편·환승체계에 주거·교육·돌봄까지 묶어야 정착 효과
2026년 09월 30일(수) 20:30
전남광주시청.<전남광주시 제공>
지방소멸 대응의 초점을 ‘지역에 일자리를 만드는 것’에서 ‘지역에 살면서 더 넓은 일자리로 출퇴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넓혀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전남광주시 등 전국 자치단체가 기업과 공공기관 유치에만 의존하지 않고 철도 등 광역교통망을 통해 여러 도시의 노동시장을 하나로 묶자는 것이다.
국회미래연구원이 30일 발간한 ‘국가미래전략 인사이트 138호-거주는 지방, 일자리는 대도시’에 따르면 산업단지 조성과 기업 유치, 공공기관 이전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모든 지방도시가 대도시와 경쟁할 수준의 임금과 경력 기회를 만들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연구원은 광역교통망을 이용해 지역에 거주하면서 대도시 노동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면 새 일자리를 만들지 않고도 주민이 선택할 수 있는 일자리의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도쿄에서 70여분 떨어진 사쿠시는 전남광주가 눈여겨볼 만한 사례다. 신칸센 통근비는 월 최대 2만엔, 24개월에 불과하지만 이주 전 체재비부터 전입 때 이주지원금, 자녀 지원, 전입 이후 통근비까지 하나의 정주 정책으로 묶었다. 1997년 신칸센역 개통 뒤에는 역 주변 60㏊를 정비하고 도로와 아파트, 상업시설, 호텔, 학교 등 생활 인프라를 장기간 확충했다.
그 결과를 신칸센 한 노선의 효과가 아니라 교통과 주거·교육·생활기반을 결합한 결과로 봐야 한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일본 사례의 핵심을 전남광주 내부의 노동시장 통합에 시사점이 있다. 광주송정~나주는 KTX로 약 10분, 광주송정~목포는 30분대에 이동할 수 있다. 광주송정~목포 KTX의 경우 약 36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전남광주시 광양~광주송정도 열차 주행시간만 보면 57분~1시간1분 수준이지만 현재 하루 2편 정도에 불과해 ‘통근 철도’로 쓰기에는 운행 횟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결국 전남광주의 과제는 ‘더 빠른 철도를 새로 놓는 것’만이 아니라 기존 선로의 운행 횟수를 늘리고 역과 주거지·산업단지를 잇는 환승망을 촘촘하게 만드는 데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실제 전남광주시는 최근 광주권과 서부권·동부권·중남권의 주요 일자리와 교육·의료시설을 60분 안팎으로 연결하는 ‘10·30·60 생활권’을 제시하면서 신설 노선에 앞서 기존 철도 활용과 운행 확대, 환승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일본식 모델을 전남광주에 적용한다면 통근비 지원 대상 역시 전 시민보다는 전략적으로 좁힐 필요가 있다.
예컨대 광주에 직장을 둔 나주·화순·담양 전입 청년, 광양만권 산업단지와 광주 사이를 오가는 맞벌이 가구,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 근무자 가운데 광주·목포 등에 거주하려는 가구처럼 ‘직장을 바꾸지 않고 거주지를 선택할 수 있는 계층’이 대상이 될 수 있다.
연구원도 첫 취업·이직, 결혼·출산, 자녀 취학, 주택 구입 등 거주 선택이 달라지는 시점의 청년과 자녀양육 가구에 일정 기간 지원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이는 전남광주의 ‘60분 생활권’도 단순한 교통망 사업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광주에 살면서 나주혁신도시에서 일하고, 목포에 거주하면서 광주의 대학·병원·기업에 다니거나, 광주에 거주하면서 광양만권 산업현장으로 출근할 수 있어야 행정통합이 실제 노동시장 통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역까지 가는 시간을 줄이는 광역버스·BRT·DRT와 철도 증편, 통합요금·환승제를 먼저 갖춘 뒤 청년과 신규 전입가구를 대상으로 2~3년간 교통비와 주거비를 묶어 지원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
국회미래연구원이 강조한 것도 KTX역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집에서 직장까지 걸리는 총 이동시간과 주거비 이점, 교육·의료·돌봄 환경을 함께 따져야 한다는 점이다.
전남광주 통합의 교통정책이 ‘광주에서 전남 각지를 얼마나 빨리 갈 것인가’를 넘어 ‘어디에 살든 통합시 안의 일자리를 선택할 수 있는가’로 옮겨가야 하는 이유다.
/정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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