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젊어지고 여성의원 늘었지만 출산·육아 제도는 제자리
강한솔 광산구의원 10월 출산…전남광주 지방의회 임기중 첫 사례
의정비·업무 공백 등 세부기준 미비…“기본권 차원 제도 보장해야”
2026년 09월 07일(월) 21:00
강한솔 광산구의원이 지난해 제299회 광산구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대안교육기관’ 지원을 위한 광산구의 역할을 촉구하는 5분 자유발언에 나서고 있다. <전남광주시 광산구의회 제공>
지방의회 구성원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여성 의원들의 진출이 늘면서 4년 임기 중 출산을 경험하는 여성 지방의원들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과거 남성 중심의 지방의회에서는 드물었던 임기 중 출산이 현실화하면서, 출산·육아와 의정활동을 병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남광주시에서도 오는 10월 강한솔 광산구의원이 첫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다. 전남광주 지역 지방의회에서는 임기 중 출산하는 첫 사례로 알려졌다.
지난 6·3지방선거에서 재선한 강 의원은 당시 신생아 침대와 분유 제조기와 같은 육아용품 대여센터, 생활밀착형 돌봄 체계 공간 마련 등을 공약으로 내걸 만큼 육아정책에 관심을 보여왔다. 하지만 출산을 앞두고 자신의 의정활동과 출산·육아를 어떻게 병행할지를 두고는 고민이 적지 않다.
고용보험에 가입된 일반 근로자는 임신·출산 시 근로기준법에 따른 출산전후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육아휴직 역시 법적으로 보장되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고용보험을 통해 육아휴직급여를 받을 수 있다. 고용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프리랜서에게도 별도의 출산급여 제도가 마련돼 있다.
반면 지방의원은 일반 근로자처럼 고용보험을 통한 출산전후휴가급여나 육아휴직급여 조건에 적용되지 않는다. 지방공무원법상 정무직 지방공무원이지만 일반 지방공무원에게 적용되는 복무규정의 휴가 체계도 그대로 적용받지 않아, 지방의회 회의규칙이나 기본조례 등에 별도의 출산휴가·청가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지방의회가 젊어지고 여성 의원 비율이 높아지는 데 비해 출산·육아를 둘러싼 제도와 현장의 여건은 변화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제8회 지방선거 당시 광주·전남 기초의원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포함해 모두 316명 가운데 여성이 88명(27.8%)이었지만, 제9회 지방선거에서는 320명 가운데 116명(36.3%)으로 늘었다.
광주는 기초의원 73명 가운데 여성 의원이 40명(54.8%)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여성 비율을 기록했다.
전국에서도 임기 중 출산을 경험하는 여성 지방의원들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의원들의 출산휴가 제도를 마련하거나 활용하는 지방의회도 나왔다. 서울 광진구의회 허은 전 의원을 비롯해 경남 양산시의회 이묘배 전 의원, 충남도의회 이지윤 의원 등이 출산휴가를 사용했으며, 올해 7월에는 창원시의회 이원주 의원이 의회 개원 이래 처음으로 현직 의원 출산휴가를 사용했다.
광주에서도 관련 제도가 생겨나고 있다. 5개 자치구의회 가운데 현재 의원의 출산휴가를 회의규칙이나 기본조례에 명시한 곳은 북구와 동구다. 북구의회는 기본조례에, 동구의회는 회의규칙에 여성 의원의 출산휴가 규정을 두고 있다. 전남에서도 나주시·곡성군·강진군의회 등에서 관련 규정이 확인된다.
관련 규정은 임신 중인 여성 의원이 청가서를 제출할 경우 출산 전후 90일의 출산휴가를 허가하되 출산 후 휴가기간이 45일 이상이 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다태임신의 경우에는 120일, 출산 후 60일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출산휴가 기간 의원에게 지급되는 의정비나 업무 공백을 어떻게 처리할지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세부 기준이 필요한 상황이다.
강 의원은 “관련 규정이 미비하고 의원의 업무를 다른 사람이 대신하기 어려워 장기간 휴가를 사용하는 데 현실적인 고민이 있다”며 “출산·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도 마련에 그치지 않고 급여와 업무 공백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세레나 광주여성회 대표는 “과거에는 남성 중심의 정치구조와 상대적으로 높은 여성 정치인의 연령대 때문에 관련 논의 자체가 없었지만, 최근 기초의회에 여성들의 진출이 늘면서 출산휴가를 고민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은 고무적”이라면서 “의원이라고 하더라도 기본권 차원에서 출산휴가가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도선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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