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 고조 속 국제유가 104 달러 급등,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
-미·이란 첫 대면 종전 협상 결렬 여파로 투자심리 위축, 장 초반 변동성 확대 국면
파키스탄서 열린 美·이란 첫 종전협상 결렬/연합뉴스
[뉴스로드] 미국과 이란의 첫 대면 종전 협상이 결렬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13일 코스피가 하락 출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동시에 커지는 모습이다.
직전 거래일인 10일 코스피는 주말에 예정된 미·이란 대면 협상에 대한 기대감에 1.40% 상승, 5,858.87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1조64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견인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2280억원, 2030억원 규모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삼성전자(0.98%), SK하이닉스(2.91%) 등 주요 반도체주도 직전 하락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같은 날 뉴욕증시는 미·이란 첫 종전 협상을 앞둔 경계감 속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각각 0.56%, 0.11% 하락했으나, 나스닥 종합지수는 0.35% 올랐다. 기술주는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며 엔비디아(2.57%), 브로드컴(4.69%) 등이 상승,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31% 급등했다.
그러나 주말 사이 미·이란 종전 협상이 21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담 끝에 결렬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협상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와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의 즉각 정상화는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통행료 공동 징수’안까지 일축했다.
협상 결렬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모든 선박에 대해 봉쇄 절차를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 교통에 대한 미국 측 봉쇄 조치가 발동될 예정이다. 앞선 휴전 합의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유지해온 이란에 맞서, 이란산 원유 수출을 차단하는 ‘역(逆) 봉쇄’로 최대 압박을 가하겠다는 의도다.
이란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해상 봉쇄에 나설 경우 강력한 군사적 보복을 하겠다고 경고해 온 만큼 중동 긴장은 한층 고조되는 분위기다.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5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8.59% 급등, 배럴당 104.87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유가 급등은 이미 미국 물가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이란 전쟁 여파로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9% 올라, 2022년 6월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나타냈다. 다만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2.6% 상승에 그쳐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당장 금융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국내 증시에는 부정적 재료가 선반영될 전망이다.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심리를 가늠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는 0.40% 하락했다. 미·이란 협상 결렬 소식과 유가 급등이 겹치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되는 양상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말 중 미국과 이란의 1차 협상이 결렬된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이번 협상 결렬 소식으로 월요일 장 초반부터 주식시장은 관련 불안심리가 우위에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재부각이 단기적으로 코스피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진단이다.
다만 일부에선 이날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재개 등에 대한 미국과 이란 간 첨예한 대립을 확인했지만, 이는 종전을 위한 협상 과정으로 판단한다. 종전 협정이라는 목표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협상 과정에서 노이즈(소음)로 인한 증시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비중 확대 기회”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향후 미·이란 협상 재개 여부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수위, 이에 따른 유가 흐름이 코스피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종전 협정 가능성이 유지되는 한 과도한 공포에 휩쓸리기보다는 기업 실적과 밸류에이션을 기준으로 한 선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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