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외국인 ATM 전락” 비판에
공단 “정부 주문대로 통과 안 해”
기금위 회의록 제출 두고도 격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14일 진행한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공단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국내주식 비중 조정(리밸런싱)을 미루고 목표 투자 비중을 높인 것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야당은 국민의 노후자금이 정부의 증시 부양에 동원된 것 아니냐고 추궁했고, 국민연금공단은 이를 부인했다.
국민연금의 투자 비중 등 주요 운용정책을 결정하는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지난 1월 증시 활황으로 국내주식 비중이 목표치를 크게 넘어서자 초과분을 파는 리밸런싱을 6개월간 한시 유예했고 지난 5월에는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높였다.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연금은 정권의 증시 부양 펀드가 아니다”라며 “대통령 말 한마디에 투자 지침 변경으로 화답하는 국민연금 이사장의 모습에 권력으로부터 독립됐다고 보는 분은 한 분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리밸런싱 유예라는 헛발질로 외국인에게 국내주식을 비싸게 팔고 나갈 기회를 줬다. 외국에서는 국민연금이 외국인 ATM기(현금자동입출금기)라는 별칭까지 얻었다”고 덧붙였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사진)은 “정부의 주문 사항이 그대로 통과되는 것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며 “지난 1월과 5월 증시 상황으로 돌아가면 당시 (기금위에) 윤석열 정부 때 추천한 전문가도 있었고, 리밸런싱 유예에 이견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한국 증시 상황을 낙관적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1월 기금위에서 리밸런싱을 유예하지 않고 원래 규칙대로 했다고 하면 매일 8000억원 이상의, 그러니까 전체 코스피 거래대금의 10% 이상을 던져야 했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줬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연금 기금위 회의록 제출을 놓고도 야당이 공개를 요구한 반면 여당은 금융시장 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회의록을 4년 뒤 공개하도록 법에 예외 규정을 뒀다고 맞섰다.
지난 6월 말 1865조6000억원까지 불어났던 국민연금 기금 규모는 코스피 지수가 하락하며 지난 7월 말 1684조2000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 평가액은 124조6000억원 감소했고, 올해 누적 수익률은 27.22%에서 14.84%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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