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 3월 그린북
1~2월 소비·수출지표 양호 흐름 속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만 위험 우려
중동 사태에 대외 불확실성 확대 탓
추경 필요성 부각…재정 대응 신호
“예단 어려워…24시간 모니터링”
ChatGPT 생성 이미지
정부가 매달 발표하는 경제 진단 보고서에서 8개월 만에 ‘경기 하방 위험’이 다시 공식 언급됐다.소비 회복과 수출 호조 덕에 경기 반등 흐름은 이어지고 있지만,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대외 불확실성이 빠르게 커졌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21일 재정경제부는 전날 발표한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서 “내수 개선과 반도체 중심 수출 회복으로 경기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중동 상황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물가 부담과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경제 평가가 담기는 그린북에서 ‘경기 하방 위험’이 언급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만이다. 해당 표현은 2024년 12월호에서 처음 등장한 뒤 2025년 상반기에는 ‘경기 하방 압력’ 수준으로 완화돼 이어졌다.
이후 2025년 7월호를 기점으로 하방 관련 표현이 삭제됐고 8월 이후에는 내수 진작과 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가 맞물리며 ‘경기 회복 흐름’ 판단이 유지됐다.
이번 3월호에서는 중동발 유가 상승과 통상 리스크 확대로 ‘경기 하방 위험’이 다시 등장했다. 정부는 특히 단순 ‘하방 압력’이 아닌 ‘하방 위험 증대’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경고 수위를 높였다.
최근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심화 속에 경제지표는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1월 전 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3% 감소했지만 설비투자(6.8%)와 소매판매(2.3%)는 증가했다. 생산은 부진했지만 소비와 투자가 버티며 경기 흐름을 지탱하는 모습이다.
다만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인 수출은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월 수출은 반도체·컴퓨터·선박 등을 중심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7% 증가했고 무역수지는 153억 8000만달러(약 23조 원) 흑자를 기록했다. 고용도 취업자가 23만 4000명 늘며 증가 폭이 확대됐다. 다만 실업률 상승 등 고용의 질 측면에서는 불안 요인이 남아 있다.
문제는 대외 변수다. 정부는 중동 상황과 주요국 통상 조치로 에너지 가격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유가 상승은 물가를 자극해 소비 여력을 줄이고 기업 비용을 늘려 경기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이러한 흐름이 장기화될 경우 실질소득 감소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진단을 내놓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란 사태 이후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며 “고유가가 지속되면 소비와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유가 상승이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유가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면 경제성장 속도에 대한 기대도 낮춰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경기 진작을 위한 대응에도 착수했다. 중동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 24시간 점검 체계를 가동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경정예산을 신속히 편성한다는 방침이다.
조 과장은 “유가 상승이 얼마나 지속될지, 얼마나 더 확대될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며 “성장률이나 물가에 미칠 영향을 단정적으로 제시하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