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중동발 '에너지 쇼크' 현실화···산업계, '5부제' 등 비상 경영 체제 ...

또한 평일, 휴무일, 점심시간 등 시간대별로 PC, 냉난방, 조명 전력을 세밀하게 제어한다. 특히 AI 기능을 접목한 CCTV를 활용해 사람이 없는 공간의 조명을 자동 소등하고, 회의실 전력을 차단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중동발 '에너지 쇼크' 현실화···산업계, '5부제' 등 비상 경영 체제 ...

나프타·헬륨 공급망 붕괴에 반도체·석화·항공 등 제조업 전방위 타격

중동 전쟁 한 달, 국제 유가 배럴당 120~130달러 가시권

정부, 민간 차량 5부제 의무화 검토···현대차그룹 등 전사적 에너지 절감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전면전 양상으로 장기화되면서 국내 산업계에 3차 오일쇼크에 준하는 비상경보가 울리고 있다. 원유 가격 급등과 나프타, 헬륨 등 핵심 원자재 공급망 차질이 겹치며 국내 핵심 수출 동력인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산업 전반이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급망 마비에 멈춰 선 공장···석유화학·반도체 직격탄

29일 산업계에 따르면 유가 급등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핵심 원자재의 공급 중단이다. 특히 석유화학 산업의 기초 소재인 나프타 가격은 최근 배럴당 129.72달러(27일 기준)로 급등하며 불과 한 달 만에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원료 부족 사태가 심화되면서 LG화학은 지난 23일 전남 여수 2공장의 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을 중단했다. 연간 에틸렌 80만 톤을 생산하는 핵심 설비가 멈춤에 따라 이를 원료로 사용하는 플라스틱, 합성고무 등 다운스트림 산업 전반에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나프타는 일상용품의 70% 이상을 만드는 기초 원료인 만큼, 최근 발생한 종량제 봉투 사재기 논란 역시 이러한 수급 불안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업계 또한 헬륨 공급 불안이라는 난제에 봉착했다. 반도체 공정 중 장비 내부의 잔여 가스를 제거하는 데 필수적인 헬륨은 한국의 경우 2025년 기준 수요의 64.7%를 카타르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란이 카타르의 LNG 생산 시설을 공격하면서 헬륨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고, 가격은 전쟁 이후 50%가량 상승했다.

항공업계는 고유가와 고환율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싱가포르 항공유(MOPS) 가격은 전쟁 전 갤런당 92.67달러에서 3월 둘째주 평균 179.50달러로 두 배 가까이 폭등했다. 항공사 전체 비용의 30%를 차지하는 유류비가 급증함에 따라 티웨이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주요 항공사들은 비상 경영에 돌입했다. 진에어, 에어부산 등 저가항공사(LCC) 5개사는 이미 일부 노선 운항 축소 및 비운항을 확정했으며, 대형 항공사들 또한 수익성 방어를 위한 노선 조정을 검토 중이다.

자동차 산업 역시 물류비 상승과 부품 공급 차질이라는 위협 앞에 놓여 있다. 에틸렌 부족으로 인한 플라스틱·고무 부품 가격 상승이 제조 원가를 압박하고 있으며, 완성차 수출 시 선박 물류비 증가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이 차량 5부제를 전 그룹사로 확대 시행한다. / 사진=현대차

◇정부, 위기 대응 단계 '경계' 격상 검토, "차량 5부제 의무화" 시사

한편 정부는 국제 유가의 가파른 상승세에 대응해 위기관리 단계를 격상하고 강도 높은 에너지 절감 대책을 마련 중이다. 이날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KBS ‘일요 진단’에 출연해 현재 배럴당 100~110달러 선을 오가는 유가가 120~130달러 수준으로 급등할 경우, 위기 대응 단계를 ‘3단계(경계)’로 격상하겠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3단계 진입 시 원유 시장 가격 상승으로 인한 소비 절감이 불가피하다”며 “현재 자율 참여 방식으로 운영 중인 ‘민간 차량 5부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가계 및 산업계의 비용 부담을 억제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상황 악화 시 유류세를 추가 인하하는 방안과 함께, 제조업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 수급 안정을 위해 대체국으로부터의 물량 확보 및 산업 내 우선순위 조정 등 다각도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또한 소상공인과 물류·택배업자 등 민생 지원을 포함한 약 25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 방향도 함께 언급됐다.

한편 일부 산업계 현장에서는 이미 실질적인 에너지 절감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국가적인 에너지 위기 극복에 동참하기 위해 전 그룹사 차원의 에너지 절약 대책을 발표했다. 먼저 차량 5부제 전 그룹사로 확대 실시하며, 임직원 출퇴근 셔틀버스 운영을 강화해 자차 이용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평일, 휴무일, 점심시간 등 시간대별로 PC, 냉난방, 조명 전력을 세밀하게 제어한다. 특히 AI 기능을 접목한 CCTV를 활용해 사람이 없는 공간의 조명을 자동 소등하고, 회의실 전력을 차단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