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세·물류변화에 조달 다변화
전년比 미국 195%·캐나다 515%↑
해상 환적지 오만서는 613% 급증
국내 중동산 비중 1986년래 최저
▲ 중동 전쟁이 7개월여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대 정유시설을 갖추고 있는 울산의 원유 수입선 다변화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월10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울산항에 입항한 ‘유니버설 위너’호. 경상일보 자료사진
중동 전쟁이 7개월여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대 정유시설을 갖추고 있는 울산의 원유 수입선 변화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중동산 원유 비중은 감소하고, 미주산 비중이 크게 늘고 있는데 전국적으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5일 울산세관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항에 반입된 원유는 811만5000t으로 전년 동월(1098만5000t) 대비 26.1% 감소했다. 연간 누계(1~9월)로도 전년 대비 11.4% 감소한 6741만t을 기록했다.
지난 2월 발생한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로 중동산 원유 수입이 감소한 영향인데, 그 빈자리를 미국과 캐나다산 원유가 빠르게 메우고 있다.
적재국별로는 지난달 기준 사우디아라비아가 198만9000t으로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반입량은 전년 대비 1.4%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9월 가장 많은 양이 반입된 아랍에미리트(UAE)산 원유는 올해 114만2000t에 그치며 52.4% 급감했다.
반면, 미국에서 적재된 원유는 지난해 9월 39만4000t에서 올해 116만4000t으로 195.4% 크게 증가했다. 캐나다 역시 4만1000t에서 25만2000t으로 514.6% 급증하는 등 울산의 원유 조달 지도가 기존 중동 중심에서 미국·캐나다 등 미주지역으로도 확대되는 모양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며 오만발 원유 비중도 크게 늘었다.
오만에서 적재된 화물은 지난해 9월 7만9000t에서 올해 56만3000t으로 612.7% 증가했다. 최근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중동산 원유를 오만 인근 해상에서 선박 간 환적(STS·Ship- To-Ship)한 뒤 울산으로 운송하는 방식이 활용되고 있어, 이러한 방식이 이번 오만 적재물량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연간 누계로 살펴보면, 수입선 다변화가 더욱 뚜렷했다.
올해 1~9월 누적 기준으로 사우디가 1892만2000t으로 전체의 28.1%를 차지했지만, 전체 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4% 감소했다. 지난해 두 번째로 큰 반입량을 기록한 UAE는 전년 대비 26.3% 감소한 746만4000t에 머물렀다.
반대로 미국은 842만8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했으며, 오만은 351만1000t으로 438.5% 증가했다. 캐나다도 194만1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0%, 중국은 228만t으로 65.3% 증가했다.
우리나라 전체로 넓혀봐도 상황은 비슷했다. 특히, 올해 사우디산 원유는 5년 만에 처음으로 원유 도입 비중이 30%를 하회했다.
한국석유공사와 대한석유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우리나라 국가별 원유 도입 비중에서 사우디는 29.9%를 차지했다. 연간 기준 사우디산 원유 도입 비중이 30%를 밑돈 것은 지난 2021년 미국의 대이란 제재와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29.3%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대륙별로도 지난 8월까지 중동산 원유 도입 비중은 61.8%로 1986년(60.5%)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미국·캐나다 등 미주산 원유 도입 비중은 27.7%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울산세관 관계자는 "미국·캐나다 등 북미산 원유 도입 확대와 오만 인근 해상 STS를 활용한 원유운송 등 공급원과 물류 경로의 다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울산항의 지난달 원유 반입이 전월 대비 회복세를 띠긴 했지만, 전년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인 만큼 국제정세와 에너지 물류 변화가 울산항 반입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민형기자 2min@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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