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피어오르는 이란 테헤란. [사진=EPA/연합뉴스]
중동 전쟁 여파로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실물경기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고 주요 민생품목 물가를 관리하는 등 복합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중동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어려움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메시지를 전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은 중동 정세 불확실성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은행도 다음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권효성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9일 유가가 108달러를 넘어서고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진입하게 된다면 "한은이 인플레이션 기대를 억제하기 위해 3분기부터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해당 발언은 금융투자협회 '호르무즈 위기 긴급 세미나'에서 언급됐다.
현재 국제유가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고 브렌트유는 110달러를 넘었다. 환율도 20일 주간거래 종가 기준 1500원대에 재진입한 상황이다.
이수형 금통위원도 지난 17일 간담회에서 지난달 발표된 6개월 후 기준금리 전망에는 중동 사태가 고려되지 않은 것이며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고물가·고금리 흐름은 우리 경제 회복세를 막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유가 급등과 환율 상승으로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 금리 마저 인상되면 이자부담이 확대될 수 밖에 없다. 이는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 동반 위축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족이나 빚투(빚내서 투자)족,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부터 어려움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경제의 핵심 축인 수출 역시 중동 전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수요 증가로 호조를 이어가던 반도체 산업은 항공 물류 차질 가능성에 직면하며 부담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주요 운송 경로에 변수가 생기면서 운임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고, 전력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상 에너지 가격 급등 역시 추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역시 경기 둔화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서 중동 정세를 주요 변수로 지목하며, 8개월 만에 경기 하방 위험을 재차 강조했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기존 2.3%에서 2.2%로 0.1%포인트(p) 낮췄다.
NH금융연구소는 '조기 종전' 시나리오에서도 경제 충격은 1개월 이상 이어지며 성장률이 연간 0.1∼0.2%p 하락한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전쟁이 3개월 지속되면 성장률은 0.3%p 낮아지고 1년간 지속될 경우 올해 연간 성장률이 0%대까지 내려갈 것이란 추정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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