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 2022년 재현 가능성은 낮아 공통 진단
국내주식 조정 시 비중확대·업종 차별화 가능성
31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중동 전쟁이 길어질 조짐을 보이면서 국제 유가가 치솟고 글로벌 자산시장이 하락하는 가운데 증권사들의 4월 국내 증시 전망도 '온도 차'를 드러내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국내주식 조정에 따른 펀더멘탈 괴리를 강조한 반면, NH투자증권은 전월 대비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두 증권사는 거시적 시장 진단에서는 거의 일치한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 '메리츠센스 2026 4월호' 보고서는 "2022년은 전쟁 충격보다 팬데믹 이후 과잉유동성에 따른 자산가격 거품과 노동 공급부족으로 인한 임금상승의 수요 견인 물가 압력이 더해져 예상보다 강한 긴축이 위험선호를 망가뜨렸다"며 "현재 시장은 전쟁의 유가 공급충격을 제외하면 중앙은행들의 강력한 긴축을 유도할 수요견인 압력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근거로는 ▲장기화된 위험 선호와 부동산 시장 거품에 따른 자산시장 견인 수요 압력이 높지 않다는 점 ▲AI 시대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임금 상승 압력이 높지 않다는 점이 꼽혔다.
NH투자증권 'NH 하우스뷰 2026년 4월호' 보고서도 "2022년과 같은 극단적인 물가 상승과 긴축 사이클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며 "현재는 수요 측 요인으로 근원 물가가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했다. 금융시장 측면에서도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여력도 과거(0.25%→5.5%)에 비해 제한적(현재 3.75% 수준)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또 "전쟁은 유가 급등 → 인플레 → 금리 상승 → 위험자산 기피라는 전형적인 공식을 따라 시장을 흔들고 있다"며 "3월 한 달 원유와 달러를 제외한 거의 모든 자산이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채 10년물 국채 금리가 4.3%를 하회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유가가 100달러 이상을 4월 이후에도 유지한다면 위험자산 전반에 재점검이 필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메리츠증권은 전쟁 리스크가 펀더멘털과의 괴리를 키운 것으로 판단했다. 코스피는 52주 최고가 대비 13.8% 하락하며 아시아 주요 증시 대비 약세를 보였지만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전 분기 대비 66% 및 전년 대비 85.5% 증가한 133조 원으로 실적 모멘텀이 가장 강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익 추정치 상향과 주가 조정에 따라 주가수익비율(PER)이 8.18배에 도달해 저평가가 심화됐다며, PER 8배(5300포인트)를 하회하는 조정 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3월 27일 종가 기준 추천 종목으로는 미국(엔비디아, 알파벳, 블룸에너지, 나비타스 세미컨덕터), 중국(강봉리튬, 스웬전기, TIGER차이나반도체FACTSET), 한국(SK하이닉스, KB금융, LS)을 제시했다.
같은 날 NH투자증권은 한국 주식을 포함한 대부분의 이머징 국가 주식에 대해 투자의견을 전달보다 하향 조정했다. "전쟁과정에서 중동지역의 에너지 인프라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로 에너지 운송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마저 높아졌다"며 "이를 감안할때, 종전이 이뤄지더라도 국제유가는 전쟁 이전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국 주식에 대해서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후 안도 랠리 성격의 반등에 무게를 두지만 업종 간 양극화가 심화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추천 상품으로는 한화시스템, 이오테크닉스, HANARO Fn K-반도체, KoAct 바이오헬스케어 액티브 등을 꼽았다.
한국 회사채 발행시장은 기업 간 차별화가 있지만 대부분 모집 예정액을 초과 조달해 안정적 흐름을 전망했다. 귀금속(금, 은)은 유가 급등과 금리·달러 상승에 따른 단기 차익실현으로 단기 급락했지만 방어 역할이 부각될 것으로 보고 GLD, TIGER KRX금현물 등 금 ETF를 추천했다.
NH투자증권은 원화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하면서도 "유가가 지속적으로 100달러를 상회할 가능성은 낮고, 정부의 환율 안정 의지를 감안할 때 원/달러 환율 1500원 돌파 후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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