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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중동 전쟁 장기화에 제조업 체감경기 급랭…시황·매출 동반 하락

자동차는 78, 조선은 83, 반도체는 89로 집계됐다. 조선과 반도체가 상대적으로 선방했으나, 전 업종이 기준선 아래에 머문 점은 부담으로 읽힌다.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중동 리스크가 제조업 현장에 미치는 충격이...

중동 전쟁 장기화에 제조업 체감경기 급랭…시황·매출 동반 하락

중동 전쟁 장기화에 제조업 체감경기 급랭…시황·매출 동반 하락

산업연구원 1분기 BSI 조사…시황 79·매출 79로 나란히 하락 전환

소재·중소업체 부진 두드러져…정유·철강·가전 등 업종 전반 냉각

기업 절반 이상 “대외 불확실성 최대 변수”…장기화 땐 원재료비 부담 우려

김아름

기자

2026-04-19 11:02:01

지난달 3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의 컨테이너 모습./ 제공=뉴스1

중동 전쟁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국내 제조업 체감 경기를 빠르게 얼어붙게 했다. 1분기 들어 시황과 매출이 나란히 하락 전환했고, 내수와 수출, 경상이익, 자금 사정까지 줄줄이 악화한 것이다. 산업 현장에서는 경기 둔화에 더해 유가 상승과 원재료 가격 부담이 겹치며 체감 압박이 커지는 분위기다.

19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6년 1분기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제조업 시황 BSI는 79로 전분기 84에서 5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매출 BSI도 86에서 79로 7포인트 떨어졌다. 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전분기보다 경기가 악화했다는 의미다. 시황과 매출이 동시에 70선까지 내려앉은 것은 제조업 전반의 체감경기가 그만큼 가팔라졌다는 뜻이다.

세부 지표도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 내수 BSI는 88에서 79로, 수출 BSI는 90에서 83으로 각각 하락했다. 경상이익과 자금사정도 나란히 81에 그쳤다. 설비투자(98)와 고용(97)은 전분기 수준을 대체로 유지했지만, 시장에서는 투자와 고용이 버티고 있을 뿐 실제 영업 여건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1분기 제조업 현황은 시황(79) BSI가 전분기 대비 하락 전환하고, 매출(79) BSI 역시 전분기(86)와 달리 하락했다"고 밝혔다.

유형별로는 소재부문과 중소업체의 부진이 특히 두드러졌다. 1분기 매출 현황 BSI는 ICT부문 86, 기계부문 77, 소재부문 73, 신산업 76으로 전 유형이 100을 밑돌았다. 이 가운데 소재부문은 전분기보다 10포인트, 신산업은 14포인트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로도 대형업체는 85, 중소업체는 73에 머물렀다. 산업연구원은 "1분기 매출 현황 BSI는 모든 유형에서 100을 여전히 하회하고 있으며, 전분기 대비로는 소재부문과 신산업, 중소업체에서 비교적 현저한 하락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업종별 체감 온도차도 뚜렷했다. 가전은 67로 가장 낮았으며, 철강 67, 섬유 65, 정유 73, 바이오·헬스 73, 일반기계 75, 디스플레이 76, 화학 78 등도 부진했다. 무선통신기기는 전분기 102에서 80으로 22포인트 급락했고, 바이오·헬스도 92에서 73으로 19포인트 떨어졌다. 자동차는 78, 조선은 83, 반도체는 89로 집계됐다. 조선과 반도체가 상대적으로 선방했으나, 전 업종이 기준선 아래에 머문 점은 부담으로 읽힌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중동 리스크가 제조업 현장에 미치는 충격이 빠르게 커졌다는 점이다. 국내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현재 경영 활동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조사한 결과,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을 꼽은 응답은 53%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 23%에서 두 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내수 부진·재고 누증은 42%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38%를 차지했다. 산업연구원은 "대외 여건 불확실성 응답의 증가(24%→53%)는 중동 전쟁 여파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재부문에서는 해당 응답 비중이 23%에서 57%로 뛰었다.

중동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경우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원·재료비 부담이 꼽혔다. 전체 제조업의 73.2%가 이를 우려한다고 답했다. 수주량 감소는 33.1%, 해상 운임료 상승은 31.6%였다. 업종별로는 정유가 86.8%로 가장 높았고, 화학 82.8%, 섬유 80.3%, 철강 77.9%, 자동차 74.9% 순이었다.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에 민감한 업종일수록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난 셈이다. 산업연구원은 "중동 전쟁의 장기화에 따른 어려움으로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비 부담 가중'을 가장 많이 우려했다"고 밝혔다.

2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시황 전망 BSI는 90으로 전분기보다 1포인트 낮아졌고, 매출 전망 BSI는 93으로 제자리 걸음이다. 내수 전망은 92, 수출 전망도 92로 여전히 기준선을 밑돌았다. 업종별로는 반도체(103)와 조선(102)만 100을 웃돌았다. 반면 정유는 78, 디스플레이는 86, 화학은 91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산업연구원은 "중동 리스크와 유가 불안, 내수 부진이 겹친 상황에서 제조업 체감경기는 당분간 뚜렷한 반등 모멘텀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아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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