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의 OpenAI, 앤스로픽, 구글 등 3사가 중국 기업들의 이른바 'AI 복제판' 제작 시도에 맞서 유례없는 공동 전선을 구축했다.
최첨단 미국산 AI 모델의 데이터를 추출해 성능을 가로채는 중국계 기업들의 공세가 도를 넘었다는 판단에서다.
7일 TBS뉴스 등에 따르면 이들 3사는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함께 설립한 비영리 단체 '프런티어 모델 포럼(FMF)'을 통해 기술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이들의 핵심 목표는 이용 약관을 위반해 모델을 복제하는 '적대적 증류(Adversarial Distillation)' 수법을 탐지하고 차단하는 것이다.
'증류(Distillation)'란 이미 개발된 고성능 '스승' 모델을 활용해 새로운 '제자' 모델을 학습시키는 기술이다.
원래는 효율적인 소형 모델을 만들기 위한 기술이지만 중국이나 러시아 등 적대국 기업들이 미국산 모델의 능력을 무단으로 복제해 자국 모델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악용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미국 당국은 이러한 무단 복제 행위로 인해 실리콘밸리 AI 기업들이 매년 수십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보고 있다고 추산한다.
특히 OpenAI는 최근 미 의회에 제출한 메모에서 중국의 '딥시크(DeepSeek)'를 정조준하며 "미국 최첨단 연구기관이 개발한 능력에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앞서 올해 1월 딥시크가 발표한 'R1' 모델 역시 미국산 모델의 데이터를 부정한 방법으로 추출해 개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국 기업들이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단순한 경제적 손실 때문만은 아니다. 무단 복제 과정에서 미국 기업들이 심어놓은 '안전 가이드라인'이 제거될 수 있다는 점이 치명적이다.
AI 개발사의 한 관계자는 "중국 등이 무단 추출을 통해 안전장치가 해제된 AI 모델을 개발할 경우, 치명적인 병원체 생성이나 사이버 공격 등 국가 안보에 직결되는 심각한 위협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수천억 달러를 투자해 인프라를 구축한 미국 기업들과 달리, 복제 기술을 쓴 중국 기업들은 '저가 공세'를 펼치며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3사의 연합은 정치권의 움직임과도 맞물려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AI 행동계획'의 일환으로 기업 간 정보 공유 및 분석 센터 창설을 추진해 왔다. 기업들은 사이버 보안 업계가 해킹 수법을 공유하듯 AI 모델에 대한 공격 패턴을 공유해 방어 체계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글 = 이태문 도쿄특파원 kdf@kdfnews.com
이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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